頂上회담에는 代打가 없다
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 소추 결의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분야가 외교·안보분야다. 외교·안보분야에서는 頂上들 간의 관계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頂上회담에는 代打(대타)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원리대로 돌아가는 경제 시스템과는 달리, 외교·안보분야에서는 최고 결정권자의 결단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潘基文(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3월12일 盧武鉉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된 직후 열린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頂上회담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가 크다. 대통령 권한 정지로 외교분야에서의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한 것은 이런 사실을 잘 반영한다.
盧대통령 권한 정지 이후 첫 번째로 네덜란드 총리와의 頂上회담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우리 정부는 네덜란드에 盧대통령 권한 정지 사실을 알리고, 『방한할 경우 대통령 권한대행과 회담을 할 수 있다. 방한을 원하는가』고 물었다고 한다.
네덜란드의 선택은 『다음 기회에 방한하겠다』였다. 이로써, 원래 4월 초로 예정된 한국과 네덜란드의 頂上회담은 전격 취소됐다.
盧대통령이 추진해 온 올해 상반기의 頂上회담은 올 스톱 상태다.
盧대통령은 5월 말쯤 러시아를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頂上회담을 가질 예정이었다. 盧대통령은 한반도 주변 4강 중에서 미국·일본·중국을 모두 방문했으나, 러시아를 아직 방문하지 않았다. 러시아에서 섭섭하다는 뜻을 직간접으로 보내왔다.
頂上회담은 상호 일정을 조정하고, 준비하는 데만 최소한 3~4개월이 걸린다.
올해 안에 러시아 방문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盧대통령은 러시아를 방문한 후, 유럽 일부 국가를 순방할 계획이었으나, 이 계획도 함께 취소됐다.
한국 찾은 유일한 정상급은 딕 체니
盧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정상급 외빈이 방문한 것은 4월15일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방문하는 것이 유일하다. 서울의 외교가에서는 체니 부통령이 왜 盧武鉉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된 상태에서 방한하는지에 대한 갖가지 정치적인 해석이 나돌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체니 부통령의 방한이 盧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안 가결 이전부터 추진됐으며 총선거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체니 부통령은 지난 해 4월 방한하려 했으나, 이라크戰 발발로 1년 연기됐고, 중국과 일본을 순방하는 길에 자연스럽게 서울을 방문하게 됐다.
체니 부통령 측은 중국, 일본 등 東아시아 순방에서 서울만 제외할 경우, 韓美 양측에 모두 잘못 해석될 수 있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우려, 방한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高建 대통령 권한대행은 체니 부통령을 평상시 카운터 파트로 만나 오찬을 겸한 회담을 갖고, 용산기지 이전 등 韓美 간의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전례가 없던 탓에 체니 부통령을 맞을 때 어떻게 의전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 고심했다.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신임 주한대사들은 高建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신임장을 提呈(제정)했다. 3월25일 주한 아프가니스탄, 태국, 쿠웨이트, 방글라데시, 그리스 대사가 청와대에서 高권한대행에게 본국 정부의 신임장을 제정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이들 국가에게는 결례로 비춰졌을 가능성이 있다.
각국에 주재하는 외교 사절은 한 번이라도 더 주재국의 최고 지도자와 만날 기회를 갖기를 원한다. 각국 頂上이 국내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이 2인자와는 다르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헌법재판소의 盧武鉉 대통령 탄핵소추안 심의가 장기화될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하반기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주요 多者(다자)회의가 몰려 있기 때문이다. 아태경제협력체(APEC) 회의, 아시아·유럽頂上회담(ASEM), 아세안+韓·中·日 회의가 모두 하반기에 열린다.
외교부는 盧대통령이 조만간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이같은 多者정상회의를 준비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지침을 갖지 못해 힘들어 하는 분위기다.
한편에서는 盧대통령이 대통령의 권한을 회복한다고 해도, 당분간 대통령으로서의 외교 행보에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각국의 頂上들이 국회로부터 탄핵 소추를 당했던 盧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쌓기보다는 한국의 국내정세를 관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盧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확정할 경우, 새로운 지도자가 정해질 때까지 한국 외교는 조타수를 잃은 채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원리대로 돌아가는 경제 시스템과는 달리, 외교·안보분야에서는 최고 결정권자의 결단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潘基文(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3월12일 盧武鉉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된 직후 열린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頂上회담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가 크다. 대통령 권한 정지로 외교분야에서의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한 것은 이런 사실을 잘 반영한다.
盧대통령 권한 정지 이후 첫 번째로 네덜란드 총리와의 頂上회담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우리 정부는 네덜란드에 盧대통령 권한 정지 사실을 알리고, 『방한할 경우 대통령 권한대행과 회담을 할 수 있다. 방한을 원하는가』고 물었다고 한다.
네덜란드의 선택은 『다음 기회에 방한하겠다』였다. 이로써, 원래 4월 초로 예정된 한국과 네덜란드의 頂上회담은 전격 취소됐다.
盧대통령이 추진해 온 올해 상반기의 頂上회담은 올 스톱 상태다.
盧대통령은 5월 말쯤 러시아를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頂上회담을 가질 예정이었다. 盧대통령은 한반도 주변 4강 중에서 미국·일본·중국을 모두 방문했으나, 러시아를 아직 방문하지 않았다. 러시아에서 섭섭하다는 뜻을 직간접으로 보내왔다.
頂上회담은 상호 일정을 조정하고, 준비하는 데만 최소한 3~4개월이 걸린다.
올해 안에 러시아 방문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盧대통령은 러시아를 방문한 후, 유럽 일부 국가를 순방할 계획이었으나, 이 계획도 함께 취소됐다.
한국 찾은 유일한 정상급은 딕 체니盧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정상급 외빈이 방문한 것은 4월15일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방문하는 것이 유일하다. 서울의 외교가에서는 체니 부통령이 왜 盧武鉉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된 상태에서 방한하는지에 대한 갖가지 정치적인 해석이 나돌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체니 부통령의 방한이 盧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안 가결 이전부터 추진됐으며 총선거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체니 부통령은 지난 해 4월 방한하려 했으나, 이라크戰 발발로 1년 연기됐고, 중국과 일본을 순방하는 길에 자연스럽게 서울을 방문하게 됐다.
체니 부통령 측은 중국, 일본 등 東아시아 순방에서 서울만 제외할 경우, 韓美 양측에 모두 잘못 해석될 수 있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우려, 방한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高建 대통령 권한대행은 체니 부통령을 평상시 카운터 파트로 만나 오찬을 겸한 회담을 갖고, 용산기지 이전 등 韓美 간의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전례가 없던 탓에 체니 부통령을 맞을 때 어떻게 의전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 고심했다.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신임 주한대사들은 高建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신임장을 提呈(제정)했다. 3월25일 주한 아프가니스탄, 태국, 쿠웨이트, 방글라데시, 그리스 대사가 청와대에서 高권한대행에게 본국 정부의 신임장을 제정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이들 국가에게는 결례로 비춰졌을 가능성이 있다.
각국에 주재하는 외교 사절은 한 번이라도 더 주재국의 최고 지도자와 만날 기회를 갖기를 원한다. 각국 頂上이 국내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이 2인자와는 다르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헌법재판소의 盧武鉉 대통령 탄핵소추안 심의가 장기화될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하반기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주요 多者(다자)회의가 몰려 있기 때문이다. 아태경제협력체(APEC) 회의, 아시아·유럽頂上회담(ASEM), 아세안+韓·中·日 회의가 모두 하반기에 열린다.
외교부는 盧대통령이 조만간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이같은 多者정상회의를 준비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지침을 갖지 못해 힘들어 하는 분위기다.
한편에서는 盧대통령이 대통령의 권한을 회복한다고 해도, 당분간 대통령으로서의 외교 행보에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각국의 頂上들이 국회로부터 탄핵 소추를 당했던 盧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쌓기보다는 한국의 국내정세를 관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盧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확정할 경우, 새로운 지도자가 정해질 때까지 한국 외교는 조타수를 잃은 채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