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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이 겨레 살리는 통일」을 읽고 - 김광동

이런 교육이 용납된다면 反체제 교육의 合法化

김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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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光 東
1962년 충북 충주 출생. 고려大 정치외교학과·同대학원 졸업. 한국발전연구원 연구위원. 국회의원 보좌관. 美 스탠퍼드大 후버연구소 객원연구원, 고려大·숙명여대 강사 역임.
  체제교육을 하지 않는 나라는 없다
 
 
  共同體(공동체)는 共有하는 가치가 있을 때 존립이 가능하다. 共有하는 가치에 따라 각종 조직과 집단은 離合集散(이합집산)하게 마련이며 共同體가 共有했던 가치가 무의미하게 될 때는 그 공동체는 더 이상 존재이유를 상실하고 해체의 길을 가게 된다.
 
  이 때문에 모든 나라는 자신들의 체제를 만들고 그 체제가 유지되어야 할 당위성과 실천방안을 有形, 無形으로 가르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共同體의 구성원으로서 共同體의 운영과 발전을 위해 갖추어야 할 자유민주적 시민으로서의 행동양식과 덕목을 가르치게 마련이다. 그것이 바로 「체제교육」이며, 그런 체제교육을 하지 않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 분단 독일이 성공적으로 통일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나, 美國에서 백인·흑인·동양인 그리고 南美 출신자들이 한 지붕 아래서 살 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체제교육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共同體는 共有해야 할 價値의 대강을 사회적 합의의 산물인 憲法(헌법)과 法律(법률)을 통해 명시한다. 이에 반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共同體 보호를 위해 違憲(위헌) 또는 違法으로 규정짓고 규제를 가하거나, 심한 경우 共同體로부터 격리시킨다. 우리가 지키고 가꾸어야 할 체제의 방향은 헌법에 이미 명시되어 있다. 헌법 前文에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확고히 한다」고 한 것이나, 제4조에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 추진한다」고 한 것이 그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펴낸 통일교육 교재 「이 겨레 살리는 통일」은 대한민국 체제에 대한 「체제해체교육」, 더 나아가 북한체제에 대한 옹호교육이자 합리화 교육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북한을 「內在的 시각」으로 보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全敎組의 통일교육에는 우리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와 자유민주주의라는 체제에 대한 확신과 애정은 보이지 않는다. 반면에 북한체제를 이해하자는 주장과 反美 의식의 고취는 수없이 되풀이 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이 敎壇(교단)에서 용납된다면 그것은 反체제교육의 합법화일 수밖에 없다.
 
 
  북한 사회를 이해하자?
 
 
  「이 겨레 살리는 통일」은 「북한을 대할 때 세계적인 상식에 맞게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이해하자(75쪽)」고 강조하며 처음에는 그럴 듯하게 시작했다. 그러나 그들은 곧 「북한을 우리의 잣대로가 아니라 북한의 입장에 서서 바라보는 시각을 길러 주어야 한다(119쪽)」면서 자신들의 궁극적 목적을 명확히 했다. 이후 「북한사회 나름의 논리와 가치를 이해하고 수용하자 (20, 68, 119쪽)」는 주장을 계속 되풀이 한다.
 
  全敎組의 통일교육 교재는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1950년 노근리 사건, ▲창녕 사건 ▲보도연맹 사건 ▲美軍기지 廢水(폐수) 放流(방류) 사건 ▲베트남에서 있었던 민간인 학살사건 등을 가르친다.
 
  한국전쟁 3년 동안 북한 공산집단과 좌익 세력에 의한 학살 만행들은 없었는가?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로 존재할 수 있게 되기까지에는 미군 5만5000여 명이 戰死 또는 실종됐고, 47만 명이 부상당했다. 한국군도 15만8000여 명이 戰死하거나 실종됐으며, 45만 명이 부상당했다. 全敎組가 거론하는 몇 가지 사건이 그 많은 희생들을 무의미하게 만들 수는 없는 것이다. 全敎組의 통일교육의 목적은 민간인이 희생당하게 되었던 잘못을 규명하고, 역사적 교훈으로 삼자는 것이 아니라 한국전쟁에서 美國의 참전을 부당한 것으로 여기도록 만들고, 美國에 대한 적개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全敎組의 통일교육은 朴正熙·全斗煥 정권 등은 군사독재 정권으로 비판하면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군사국가이자 사회전체가 병영체제인 북한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국가목표를 「强盛大國(강성대국)」과 「先軍정치」에 두고 국방위원장 자격으로 북한을 통치하는 金正日이나 55년 간에 걸친 金日成·金正日 父子 세습체제에 대해서도 눈을 감는다.
 
  「이 겨레 살리는 통일」은 북한에 가서 『만경대정신 이어받아 통일을 이루자』는 발언 등으로 구속기소된 강정구씨나, 좌파적 수정주의 학자인 브루스 커밍스(B. Cumings) 혹은 李泳禧 교수 등 少數의 의견을 검증된 多數의견인 것처럼 반복 인용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시각을 합리화하기 위해 그들은 북한사회는 「內在的」 비판이나 방법론을 가지고 보아야 한다는 1980년대 중·후반 主思派들의 논리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內在的 시각」이란 논리는 무엇을 비판·비교하기 이전에 그 사회가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일단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것으로서 이는 통일교육을 맹목적 믿음의 영역으로 몰고 가는 것이다.
 
  프리덤 하우스(Freedom House)에서 매년 발표하는 정치적 自由(자유)와 人權(인권)指數(지수)에 의하면 한국은 7점 만점에 6점 수준인 반면 북한은 1.5∼2 수준으로 세계 최악의 수준이다. 헤리티지 재단(Heritage Foundation)의 조사에 의하면 북한은 몇 년째 경제자유 정도에 있어서 조사대상 국가 161개국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아 161위를 기록하고 있다. 노벨평화상을 받은 「국경 없는 의사회」가 활동제약으로 더 이상 활동할 수 없다고 철수한 유일한 국가가 북한이다. 「이 겨레 살리는 통일」에서는 북한의 이런 실상을 보여 주고자 하는 노력은 찾아볼 수 없다.
 
 
  민주시민 교육이 곧 통일 교육
 
 
  50여 년의 지난 역사가 명확히 보여 주듯이 어느 쪽이 잘못이었고, 어느 쪽이 역사의 守舊反動 편에 있었으며, 어느 쪽이 민족을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쪽이었는지는 이제 자명한 사실이다. 全敎組의 운동이 그들의 주장대로 「참교육」을 추구하고, 「진보적 가치를 지향(231쪽)」하는 것이라면 그들은 북한의 反역사성과 反動性을 설명하는 데 좀더 치중해야만 한다. 북한사회의 봉건성과 독재성, 그리고 전체주의성을 비판하고 바로잡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진보」세력이 해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다.
 
  독일연방정치교육센터는 분단국의 시민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잘 보여 준다.
 
  연방정치교육센터 소장 달하우스(Dahlhaus) 박사는 『체제와 제도뿐만 아니라 그 체제와 제도를 운영하고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시민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그 나라가 발전할 수 있는 기본요소』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라 연방정치교육센터는 자유민주주의가 왜 우월한 체제이고, 의회주의와 법치주의가 무엇인지, 이를 방해하는 요소인 폭력세력 혹은 極右·極左派가 왜 문제가 되는지를 시민들에게 가르쳤다. 나치즘에 의해 誤導되었던 自國의 역사를 비판적으로 평가하도록 하고, 先入觀(선입관)이나 배타적 태도를 극복하고 국제협력, 평화, 유럽 통합과 유럽적 가치의 전통을 존중하도록 교육했다. 독일에서는 통일교육에 앞서 민주시민의 자세와 共同體에 대한 사랑, 共同體의 유지 방법부터 교육했고, 그 자체가 곧 통일교육이 되었던 것이다
 
  『독일의 통일과정이란 곧 「유럽 속의 독일」을 만드는 것입니다』
 
  1994년 필자가 독일 통일과정에 대한 조사를 위해 독일에 갔을 때 프리즈니츠(Dr. Priesnitz) 內獨省 차관이 강조했던 말이다. 이 속에는 통일의 방향이 함축적으로 다 담겨 있다. 「유럽 속의 독일」을 만들겠다는 것은 단순히 西獨의 체제와 제도를 東獨지역에 이식시키겠다는 것이 아니라 수천년 동안 유럽 문화권이 만들어온 소중한 체제와 가치를 東獨 사람들도 共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東·西獨은 지난 45년 간의 대립과 갈등의 역사를 성공적으로 치유하고 이제 독일통일을 넘어서 유럽연합(EU)을 주도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반도의 통일도 인류가 만들고 지켜온 보편적 가치(자유·인권·민주주의·법치주의 등)와 역사적 경험을 이어받고 계승하는 것이어야 한다.
 
  북한은 지난 50여 년 동안 인류보편적 문명과 담을 쌓고 폐쇄체제를 유지하며 우상숭배적 전체주의 체제를 만들어 왔다. 북한은 남한의 기준에 의해서가 아니라, 인류보편 기준으로 볼 때 변화해야 할 것도 더 많고, 가야 할 길도 훨씬 멀다는 것은 이미 명백한 사실이다. 북한도 인류보편의 길에 접어들도록 설득하고, 비판하고, 지원해야 하는 것이 곧 통일과정인 것이다.
 
  더 이상 「문화적 상대주의」라는 명목으로 북한의 봉건성과 독재, 그리고 전체주의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全敎組의 통일교육이 「북한을 이해하자」는 구호를 내걸고 지구상에서 가장 反인류적·反민주적인 북한체제를 옹호하고 합리화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인류사와 민족사에 罪를 짓는 일이다. 통일이 된 후 북한주민들은 우리에게 준엄하게 물을 것이다. 자신들이 지구상 최악의 독재 체제下에서 신음하고 있을 때 과연 그 체제를 옹호하고 합리화하던 세력들은 누구였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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