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 부시의 NMD(국가 미사일 방어망) 강행과 金大中의 고민

NMD 구축은 해외 주둔 미군의 감축과 연동될 수 있다

  • : 장성민  
글자 크기 조정
  • 스크랩
  • 본문 음성 듣기
  • 글자 크기 조정
URL이 성공적으로 복사되었습니다.
다시 강경해진 미국
 
  부시 행정부의 對外정책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클린턴 대통령이 차기 행정부로 공을 넘긴 NMD(National Missile Defense, 국가 미사일 방어체제)의 再추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부시가 선거운동 기간 중 NMD의 강력한 추진을 누차 천명하였고, 부시의 외교안보 사령탑으로 임명된 파월 국무장관, 럼스펠드 국방장관, 라이스 안보보좌관 등이 모두 힘에 입각한 외교정책 및 NMD 구축의 필요성을 역설해 온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부시 행정부의 對北(대북) 및 한반도정책에 대한 각계 각층의 다양한 분석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 부시 집권 이후 핫이슈로 등장할 NMD에 대해서는 치밀하고 충분한 검토가 없어서 본말이 전도된 듯한 느낌을 준다. 미국의 지역정책(Regional Policy)은 어디까지나 세계전략(Global Policy)의 하위 범주로서, 세계전략의 틀 內에서 결정되는 종속변수이다. 더욱이 클린턴의 訪北(방북)포기로 인해 美北(미북)관계는 적어도 6개월 이상의 공백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對北정책에 대하여 왈가왈부해 보았자 탁상공론에 불과할 것이다.
 
  그보다는 부시 행정부 세계전략의 한 축을 구성하고 한반도 정책에도 파급효과를 미치게 될 NMD에 대한 검토가 시급하지 않은가 한다. 부시 행정부 안보정책의 양대 축은 현재로서는 해외주둔 미군의 전면적 재편과 미사일방어체제의 구축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NMD의 추진 배경과 부시의 딜레마, 그리고 NMD 추진이 동북아 및 한반도 정세에 끼칠 영향을 살펴보고, 우리의 대응방안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검토해 보고자 한다.
 
 
  럼스펠드 보고서
 
  NMD는 미국의 적대적 세력이 미국 본토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할 때, 이를 공중에서 요격한다는 개념의 방어망이다. NMD는 TMD(Theater Missile Defense, 전역 미사일 방위체제)와 더불어 BMD(Ballistic Missile Defense, 탄도 미사일 방어체제)가 양대축을 구성하는데, TMD는 해외 주둔 미군과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하여 동맹국에 구축되는 미사일 요격체제를 지칭하는 것이다. 이러한 NMD 구상은 1980년대에 레이건 前 대통령이 추진하였으나 냉전의 종식과 더불어 사장된 전략 방위 구상(SDI: 일명 스타워즈)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최초의 NMD 계획안은 1996년 大選을 앞두고 미사일방어 문제가 선거 이슈로 부각될 것을 염두에 두고 백악관에 의해 작성되었다. 그러나, 클린턴 자신은 ABM (Anti-Ballistic Missile, 탄도탄 요격미사일) 협정의 개정까지 요구되는 NMD 문제에 미온적인 편이었다. NMD 추진에 탄력이 붙게 된 것은 소위 「럼스펠드 보고서」(Rumsfeld Report: A Wake-up Call for All Americans)로 인해서였다.
 
  1998년 공화당이 주도하는 美의회 럼스펠드 위원회가 작성한 보고서는 북한, 이란 등 소위 불량국가가 5년 이내에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 능력을 갖출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였다. 그리고 때마침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이 발사되자 클린턴 행정부는 1999년 1월 NMD 추진 일정을 제시하기에 이른 것이다.
 
  당시 제시된 NMD 추진 일정은 다음과 같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것으로 예측되는 2005년까지 요격미사일 20기를 알래스카에 우선 배치하고, 이란이 개발할 것으로 추정되는 2010년까지 알래스카와 노스 다코다에 각각 100기를 배치한다는 것이었다. 비용은 최소 60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NMD의 완성단계인 2015년에는 한국과 일본에도 50기를 배치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는 점이다.
 
  이 일정은 클린턴 대통령이 2000년 9월 1일 NMD 추진 여부에 대한 결정을 차기행정부에 넘길 것이라고 발표함에 따라 전면적으로 보류된 상태이다. 클린턴이 NMD 추진계획을 보류하게 된 데에는 기술적 문제, 국내와 세계의 반대여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다. 특히, 3차 실험의 실패가 부정적 분위기 확산에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부시는 NMD 추진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던 만큼 현재로서는 再추진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NMD에 대한 반대도 만만치 않다.
 
 
  세계와 미국의 절반이 반대
 
  미국의 NMD 구상에 대해서는 찬성론 보다 반대론이 우세한 형국이다. 러시아와 중국은 물론 미국과 특수관계에 있는 영국을 포함하여 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반대하고 있다. 미국의 구상에 찬성하고 있는 나라는 일본과 호주 정도이다.
 
  미국 국내에서조차도 반대 여론이 거세다. 2000년 6월 국방부 미사일전문가위원회와 국방정책전문가 그룹은 기술적 미비를 들어 NMD 계획의 연기를 주장한 바 있다. 또한, 의회 회계감사원(GAO)은 비용 상승의 위험이 있음을 경고했으며, 미국 거주 노벨상 수상자 50명도 NMD의 무리한 추진이 러시아와 중국의 미사일 개발을 재촉할 뿐이라고 지적하였다.
 
  이들이 NMD에 반대하는 이유는 실질적 위협의 과장, 기술적 미비, 비용의 과다, 전반적 안보에 끼칠 영향 등 4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북한을 비롯한 소위 불량국가들의 위협은 과장되어 있으며, 그들이 개발할지도 모르는 단 몇 개의 미사일 때문에 미국이 거대한 NMD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것이 넌센스라는 것이다. 냉전종식 이후 나온 미국의 전략보고서들을 보면 분명히 「현재의 위협」이 아니라 「미래의 위협」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미래의 불확실한 위협을 근거로 첨단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 얼마나 합리적일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둘째, 현수준의 기술로 NMD의 실전배치가 가능할 것인지, 또한 실험용 장비들이 실전에서도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공격미사일과 교란물체를 정확히 식별할 수 있느냐가 핵심적 문제이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MIT 工大의 포스톨 교수는 모의 실험에서 실제탄두와 모의탄두를 식별하기 쉽도록 인위적으로 차별화하고 유인장치의 수를 대폭 줄여 요격 미사일이 실제탄두를 쉽게 맞힐 수 있도록 조작하였다고 폭로한 바 있다.
 
  셋째, 최소 600억 달러로 추산되는 비용 자체가 과대할 뿐만 아니라, 기술적 보완을 위한 비용 상승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즉 기술적 문제점으로 인한 지연 가능성이 농후한 데다가, 1개월 지연될 때마다 비용이 1억2400만 달러씩 증가한다는 것이다.
 
  넷째, 미국의 NMD 구축은 NMD가 겨냥하고 있는 국가들로 하여금 보다 정교한 공격 무기개발을 초래하여 결국에는 미국에게 위협의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비판한다.
 
  부시에게 있어서 NMD는 「뜨거운 감자」다. 부시 진영은 지금 NMD를 두고 심각한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선거 때마다 공화당은 안보이슈로 민주당과 차별화하는 전통이 있었던 만큼 다분히 선거용이 아니겠냐는 추측이 많았다. NMD 구축을 위한 국내, 국제적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간단치만은 않은 문제이기 때문이다.
 
  • 스크랩
URL이 성공적으로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