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조선로고
2006년 4월호

한국을 먹여 살릴 과학자들 ② KAIST(한국과학기술원)

『과학에 2등은 없다.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꿈』

● 高圭永 자연과학부 생명과학과 교수, 건강한 혈관 생성 치료 단백질 개발
● 金在燮 자연과학부 생명과학과 교수, 치매치료 新藥물질 개발
● 金鍾煥 공학부 전자전산학과 교수, 알아서 행동하는 유전자 로봇 개발
● 金泰國 자연과학부 생명과학과 교수, 생체內 분자결합 측정 기술 개발
● 吳俊鎬 공학부 기계공학과 교수, 인간형 로봇「휴보」개발
● 劉龍 자연과학부 화학과 교수, 나노 多空性 탄소 물질 개발
● 李相燁 생명화학공학과 및 바이오시스템학과 교수, 新개념 단백체 분석기술 개발
● 李效澈 자연과학부 화학과 교수, 액체內에서 분자 구조변화 실시간 측정
● 李琿 공학부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얼음 속 수소 저장 메커니즘 해명
● 洪淳亨 공학부 신소재공학과 교수, 나노복합재료 합성 공정 세계 최초 개발
● 黃奎永 공학부 전산학전공 교수, 대량 데이터 관리 기술 개발
「과학 대한민국」의 요람
  대전시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연구 중심대학이다. KAIST에서 배출된 많은 人材(인재)들은 오늘날 「과학 대한민국」을 이끄는 핵심 그룹을 이루고 있다. 노벨 물리학 수상자로 2004년 7월 취임한 KAIST 러플린 총장은 『KAIST의 역할은 한국 경제를 성장시킬 창조적이고 힘있는 젊은 학생을 교육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KAIST 홍보팀의 도움을 받아 과학자들을 선정했다.
 
 

  高圭永 자연과학부 생명과학과 교수
  1957년 전북 전주 출생. 전주高ㆍ전북大 의학과 졸업. 美 인디애나 의대 심장연구소 선임연구원, 전북大 의과대 교수, 포항工大(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 혈관내피세포 성장 창의적진흥연구단장 역임. 現 혈관시각화 국가지정연구실 단장. 「제3회 화이자 의학상」 본상 수상 (2002), 「우수 한국인 의과학자 20人」(2002).
 
  건강한 혈관 생성 치료 단백질 개발
 
 
 
 혈관 관련 치료에 큰 轉機 마련
 
   생명과학과 高圭永(고규영ㆍ49) 교수는 2004년 건강한 혈관을 생성하는 단백질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콤프안지원(COMP-Ang1)」이라 이름 붙은 이 단백질은 혈관을 구성하는 세포 자체를 생성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물질이다.
 
  당뇨병성 족부궤양, 심장허혈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 혈관 관련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혈관 생성을 한다는 단백질 COMP-Ang1의 개발을 「新藥(신약) 개발」로 이해해도 되는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혈관 생성 「치료 단백질」을 만들었으니 新藥을 개발한 것이죠. 예전에는 화합물 위주로 의약품을 만들었는데, 요즘은 「치료용 단백질」과 「치료용 항체」 형태로 많이 만듭니다. 화합물에 비해 부작용이 거의 없고, 있다 하더라도 예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COMP-Ang1은 언제 시판할 수 있습니까.
 
  『현재 동물실험까지 끝났습니다. 미국 등 6개국에 특허가 출원되었습니다. 동물 세포를 이용한 대량생산·독성검사·임상시험이 남아 있습니다. 저와 같은 科(과)의 金在燮(김재섭) 교수가 창업한 「제넥셀」이라는 벤처회사에서 투자하면서 임상실험에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5년 이내에 관련 적응증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COMP-Ang1은 혈관 생성이 필요한 모든 혈관系 질환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인지요.
 
  『주요 질환들이 거의 혈관 이상과 관련되어 있다고 보면 됩니다. 1차적으로는 당뇨병성 족부궤양에 COMP-Ang1의 적용을 시도하고자 합니다. 최근에 당뇨병 환자가 많아지는 추세인데, 당뇨병 환자의 10%에서 족부궤양이 발생합니다. 이때는 건강한 혈관을 만들어 줘야 치료가 잘 됩니다』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에 효과
 
  高교수는 『당뇨병이 있는 생쥐의 꼬리에 궤양을 만들어서 일반적 치료를 하면 2개월 지나도 상처가 아물지 않았는데, COMP-Ang1 원액을 궤양 부위에 바르거나 주사한 결과 건강한 혈관과 임파관의 생성이 촉진되면서 치유가 잘 되었다』고 했다. 그는 『이같은 임상적 효과는 매우 고무적인 결과』라며 『이를 우선 허혈성 심장질환 환자에게 적용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님의 혈관생성 단백질 연구의 파급효과는 어느 정도인지요.
 
  『저의 연구는 臨床(임상) 의생물학의 거의 모든 분야에 관련되어 있습니다. 현재 성체 줄기세포가 난치병을 치료하는 데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줄기세포 이식은 주로 심장병, 척추 이상을 비롯한 신경 이상이 있는 환자에게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런 환자들은 대부분 관련 질환을 오래 앓는 과정에서 해당 부분에 섬유화가 많이 진행된 상태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병든 부위에 줄기세포를 이식해도 세포가 건강하게 살 수 없습니다.
 
  먼저 해당 부위에 건강한 혈관을 생성 시킨 후, 줄기세포를 이식해 산소와 영양공급이 잘 되도록 해주어야 줄기세포가 잘 살아 치료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죠. 건강한 혈관을 먼저 만드는 것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金在燮 자연과학부 생명과학과 교수
  1962년 출생. 원주高ㆍ서울大 미생물학과 졸업. 同 대학원 미생물학 박사. 現 美 유전학회 회원, 한국분자 및 세포생물학회 회원. 「제4회 젊은 과학자상-과기부」(2000), 「과학기술훈장 진보상」(2001), 「올해의 KAIST상」(2005).
 
  치매치료 新藥물질 개발
 
 
 
 뇌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유전자
 
   생명과학과 金在燮(김재섭ㆍ44) 교수는 2005년 8월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4종의 화학물질을 개발해 미국 등지에 국제특허를 출원했다.
 
  치매는 주로 체내 독성 단백질인 「에이베타(A-beta)」가 뇌세포를 점진적으로 파괴함으로써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金교수와 대덕밸리 바이오벤처기업인 「제넥셀」이 공동 개발한 이 新물질을 사람 세포와 실험 동물에 투여한 결과 에이베타의 양이 급격히 줄어든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金在燮 교수는 『그동안 개발된 치매 의약품은 기억력 상실 등 관련 증상을 완화시키는 종류뿐이었으나, 이 新물질이 상용화될 경우 치매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金교수는 2005년 1월에는 지나친 자극으로부터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유전자를 발견했다. 「파이렉시아(열병)」라는 이 유전자는 고온에 대해 스트레스성 반응을 보이고, 이로 인해 기능이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 연구 결과로 향후 뇌신경 보호물질 개발 연구와 마약 복용이나 독감·열병으로 인한 뇌기능이 영구히 손상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金교수는 2005년 10월 신체 기능을 조절하는 생체시계 유전자의 존재를 밝혀 냈다. 이 유전자를 통해 대뇌에 있는 수십 개의 신경세포가 동시에 같은 시간대를 인식하는 기본원리를 찾아 낸 것이다. 金교수는 『이 연구결과를 잘 활용하면 수면 장애와 생체리듬 장애로 인한 각종 생리질환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경 보호 메커니즘 밝혀 내야
 
  ─교수님께서 개발한 「치매치료 물질」과 「뇌신경 보호 유전자 발견」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치매치료 물질」을 투여하면 뇌신경이 죽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치매 환자의 경우 뇌세포 손상 증상이 완화되거나 회복될 수 있는 것이죠.
 
  「뇌신경 보호 유전자」는 기능을 강화시키면 신경세포가 죽는 것이 현저히 줄어들고, 그 기능을 없애면 신경세포가 빨리 죽습니다. 그러나 이를 약물로 개발하려면 이 유전자가 어떤 메커니즘으로 신경을 보호하는지 밝혀야 합니다. 지금 이를 밝히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新藥개발은 성공률이 낮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불투명한 결과를 두고 작은 벤처기업인 「제넥셀」이 엄청난 자금을 쏟아 부을 수는 없을 텐데요.
 
  『돈이 많이 드는 부분은 해외의 파트너를 찾습니다. 제넥셀이 新藥을 개발하고, 이를 최종 상품화하는 데 외국의 다국적 제약회사가 돈을 대게끔 하는 것이죠. 다국적 제약사들은 新藥개발이 상당히 진전된 경우에만 투자합니다. 그들은 실험실 연구결과물 수준에서는 대개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현재 개발하신 치매치료 新물질은 언제쯤 新藥으로 나오게 됩니까.
 
  『치매는 임상실험을 빨리 진행하지 못한다는 특징이 있죠. 新藥이 나오는 데 3~5년은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新藥개발 과정에 정부가 도와줄 부분은 없는지요.
 
  『新藥개발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정부는 나라의 산업 전체를 키워 관련 산업의 시장을 형성하는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바이오 산업 분야에서는 벤처기업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벤처기업은 굉장히 빠르게 움직이고, 새로운 기술이전에 기존의 제약회사보다 좀더 적극적입니다』
 
 
 
 「블록버스터」 新藥개발이 목표
 
  ─벤처회사까지 만들어 가면서 신경질환 관련 연구를 하고 계신데.
 
  『저는 과학이 학문의 영역에서 끝나지 않고, 실제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방법을 찾고자 벤처회사를 만들었습니다. 학문의 결과가 산업화되면 全국민과 국가가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연구결과가 경제적 성과로 나타나서 국내 제약 산업과 바이오 산업에 기여할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것이 없겠죠』
 
  金在燮 교수는 『글리벡이나 비아그라처럼 세계적으로 한국의 이름을 단 블록버스터 新藥을 적어도 하나 정도는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黃禹錫(황우석) 교수 사태를 바라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좀 냉정히 보면 생명공학이나 의학, 新藥개발 전체와 연관해서 볼 때 줄기세포로 치료할 수 있는 분야가 그렇게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국민들이 단백질 新藥, 화학물질 新藥 등 바이오 의학 전반에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합니다』
 
 

  金鍾煥 공학부 전자전산학과 교수
  1957년 서울 출생. 서울高ㆍ서울大 전자공학과 졸업. 同 대학원 박사. KAIST 로봇공학 학제전공 책임교수, 호주 그리피스大 겸임교수, 필리핀 드라살레大 명예교수. 가상진화 및 학습 국제학회 창립, 미국 전자전기공학회 진화연산 논문지 창립 副편집인, 세계로봇축구연맹 회장, 국제로봇올림피아드위원회 회장. 미국 바론즈 Who’s Who 선정 「차세대 리더 500인」(1999), 「자랑스런 신한국인상」(1997).
 
  알아서 행동하는 유전자 로봇 개발
 
 
 
 소프트웨어 로봇, 유전자 로봇
 
   전자전산학과 金鍾煥(김종환ㆍ49) 교수는 「로봇축구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는 1996년 KAIST에서 「제1회 세계로봇축구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1997년에는 「세계로봇축구연맹(FIRA)」을 창설했다.
 
  ─KAIST의 梁玄承(양현승) 교수나 吳俊鎬(오준호) 교수 등이 로봇을 연구하고 있는데, 金교수께서 연구하고 있는 「유비쿼터스 로봇(유비봇)」과 앞서 두 교수님들이 연구하는 로봇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梁교수는 인공지능 쪽, 吳교수는 인간형 로봇 연구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제가 연구하는 「유비봇」은 IT 기술이 바탕이 된 로봇입니다. 마치 알라딘 요술램프의 「지니」처럼 우리가 원할 때 언제든지 나타나 도와주는 로봇이지요.
 
  이 유비봇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로봇(소봇)」이 매우 중요하지요. 이 소봇을 네트워크를 통해 이동형 로봇에 보내어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로봇은 사람의 명령을 받아 움직이고, 심부름도 하는 등 실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제가 생각하는 미래의 로봇은 소프트웨어 로봇을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로봇에 보낼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해당 소프트웨어를 받은 로봇은 이전과는 다른 특성을 갖게 됩니다. 소프트웨어 로봇이 기계형태로 표현된 실체의 로봇, 즉 「이동로봇」의 뇌 역할을 하는 것이죠. 이것을 「유비쿼터스 로봇」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유비봇 세상에서는 「엠봇(환경인식 로봇)」이 주변의 환경정보를 인식해 소봇에게 알려 주고, 동시에 소봇의 명령에 따라 이동로봇이 적절한 행동을 취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결국 유비봇은 「소봇」, 「엠봇」, 「이동로봇」으로 구성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로봇에게 인공 염색체 부여
 
  ─그렇게 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무엇입니까.
 
  『사람과 상호교감하는 로봇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사람과 다양하게 교감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로봇이 있다면 실제 살아 있는 강아지를 키우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유전자 로봇과 인공지능 로봇의 다른 특징은 무엇인지요.
 
  『인공지능(AI) 로봇은 후천적으로 학습을 통하여 「상황이 이러하면(if), 그때는 이렇게 행동하라(then)」는 규칙을 배워 가며 행동합니다.
 
  유전자 로봇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성격을 최적화하거나, 바꿀 수 있습니다. 새로운 유전자 코드를 하드웨어 로봇에 보내면 새 정보 체계에 따라 로봇의 개성이 주어져 새로운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즉, 유전자 로봇은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정보 체계에 따라서 행동하고, 후천적으로 학습을 통해 지능을 키워 가는 것이죠』
 
  ─일반인들이 가장 가까운 시기에 접할 로봇은 어떤 로봇일까요.
 
  『소프트웨어 로봇은 조만간 실용화 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 대기업, 특히 통신회사에서 이 소프트웨어 로봇을 개발 중에 있지요. 우리가 로봇시장에서 일본에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은 IT를 앞세운 소봇과 같은 사이버 로봇이라고 생각합니다. 20년 내에 유비쿼터스 로봇이 상용화되어 로봇이 휴대폰에 들어가 사람과 대화하는 등 언제 어디서나 활용되리라 생각합니다』
 
  [유비쿼터스 로봇과 유전자 로봇]
  「유비쿼터스 로봇」은 사용자가 유비쿼터스 환경(사용자가 컴퓨터나 네트워크를 의식하지 않는 상태에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에서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어떤 네트워크를 통해서나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로봇을 말한다.
  「유전자 로봇」은 생각하고, 느끼고, 추론하는 욕구와 의지를 표현하도록 컴퓨터로 처리된 정보(로봇 염색체)를 로봇에게 주어, 서로 다른 염색체를 부여받은 로봇이 자신의 유전자 정보에 따라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질 수 있다.
 
 

  金泰國 자연과학부 생명과학과 교수
  1964년 부산 출생. 서울大 분자생물학과 졸업. 서울大 분자유전학 석사. 美 록펠러大 생화학 박사. 콜드 스프링 하버 연구소, 하워드휴즈 의학연구소, 하버드大 연구원, 하버드大ㆍ서울大 교수 역임. 하버드大 유전체연구소 창립멤버, 美 머크 등 제약회사 新藥개발 자문, 美 보건원 질병유전체 연구 자문, 차세대성장동력사업단 PM(프로젝트 매니저). 「美 데이먼 재단 팔로십」, 「록펠러 재단 팔로십」, 「암센터 팔로십」 수상.
 
  생체內 분자결합 측정 기술 개발
 
 
 
 新藥개발에 획기적인 轉機 마련
 
   생명과학과 金泰國(김태국ㆍ42) 교수는 2005년 7월 살아 있는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분자 메커니즘을 비디오로 보는 것처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 「사이언스」誌에 발표했다.
 
  金교수가 개발한 新기술은 「매직」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자성기반 상호작용검출 기술」이란 영어단어의 앞부분을 딴 것이지만, 마치 「마술(magic)과 같다」는 의미를 살린 의미로 이러한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생명과학의 핵심 이슈는 「세포 안에서 조절되는 분자적인 메커니즘에 의해 어떻게 다양한 세포의 기능이 조절되느냐」 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세포 안에 들어가서 그 메커니즘을 직접 모니터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세포를 쪼개든지 죽여서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메커니즘을 세포 밖에서 임의로 분석하는 방법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분석방법은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金교수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현재 新藥 후보물질이 몸 안에서 분자와 어떻게 결합하는지 살필 때 세포 밖에서 이를 분석하는 방법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개발된 新藥 후보물질을 사람 세포 또는 몸 안에 투여하면 세포 밖에서 분석했던 것과는 달리 예상치 못했던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때문에 대부분의 新藥 후보물질들이 개발 도중에 탈락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근원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세포 안에서 분자적인 메커니즘을 모니터하고 분석하는 방법이 개발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매직 기술의 기본원리는 무엇인지요.
 
  『결합을 확인하고자 하는 분자물질의 한쪽에 자성체 나노입자를 붙여 세포 안에 넣은 뒤, 여기에 자석을 갖다 대면 결합하는 다른 분자물질이 같이 끌려온다는 지극히 평범한 원리를 세포 안에 적용한 것입니다. 「콜럼버스의 달걀」과 같은 발상의 전환이죠. 매직 기술은 나노기술·바이오기술·영상기술 등 첨단기술이 복합되어 탄생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이 기술이 왜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지요.
 
  『살아 있는 상태에서 마치 비디오를 보는 것처럼 실시간으로 세포 안의 메커니즘을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생명과학과 질병 치유의 숙제를 풀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질병과 생명 발생의 期低(기저)를 밝히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고, 新藥개발 등에서 산업적 효과가 큰 「원천기반 요소 기술」이라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항암제와 노화억제 물질 개발
 
  ─개발에 성공한 매직 기술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토대가 우리나라에 있을까요.
 
  『우리 한의학에는 수천 년간 사용하면서 약효능이 입증된 천연물이 많습니다. 이런 천연물들이 新藥으로 제대로 개발되지 못하는 이유는 약효능을 나타내는 질병세포 안의 분자적인 메커니즘을 규명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매직 기술을 이용해 한의학의 천연물이 질병 세포 내에서 치료효과를 내는 메커니즘을 밝혀 내면, 우리의 전통 한의학을 세계적으로 도약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직 기술을 이용해서 실지로 개발한 新藥 후보물질은 있는지요.
 
  『이미 항암제와 노화억제제의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늙은 세포를 젊게 만들고, 癌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죽이는 新藥 후보물질을 개발했는데, 약효능에 대해서 현재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미 켐브렉스 등 몇 개의 미국 제약사와 바이오텍 회사들이 이 新藥 후보물질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吳俊鎬 공학부 기계공학과 교수
  1954년 서울 출생. 대광高ㆍ연세大 기계공학과 졸업. 美 캘리포니아 버클리大 기계공학 박사. 한국원자력 연구소 연구원 역임. 現 한국과학기술원 휴머노이드 로봇연구센터 소장. 「올해의 카이스트인상」(2004) 수상.
 
  인간형 로봇 「휴보」 개발
 
 
 
 혼자 힘으로 인간형 로봇 개발
 
   기계공학과 吳俊鎬(오준호ㆍ52) 교수는 우리나라 「휴머노이드 로봇」(인간형 로봇)의 개척자다. 일본이 2000년 세계 최초로 인간형 로봇 「아시모」를 만들자, 吳교수는 2004년 두 발로 걷는 국내 첫 인간형 로봇 「휴보」를 만들었다. 2002년 연구에 들어간 지 3년 만에 이룬 업적이다.
 
  일본과 吳교수의 차이점이 있다면 일본은 「혼다」와 「소니」 같은 大기업이 십수년을 투자해 인간형 로봇을 제작한 반면, 吳교수는 연구실에서 거의 혼자 힘으로 이를 해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로봇이 왜 굳이 사람을 닮아야 하느냐」 하는 질문을 가장 많이 합니다. 저는 인간형 로봇 제작은 기술 도전의 상징이라고 봅니다. 사람을 닮은 로봇을 만드는 것이 기술적 측면에서 가장 어렵기 때문이죠』
 
  ─왜 「휴보」 개발에 매달리게 되었습니까.
 
  『일본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가졌는데 우리는 없다는 것이 상당히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일본에 비해 연구가 워낙 뒤처져 있었고, 대부분의 로봇 연구가 인공지능이나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에 치중하다 보니, 실제 사람들이 눈으로 볼 수 있는 완성도 높은 로봇이 나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걷게 하는 기술입니다. 로봇이 걷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발을 옮긴다는 기본적인 자세를 실행해야 하고, 발을 옮길 때마다 자세의 안정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걷는 모습도 사람처럼 부드러워야 합니다. 이런 것을 동시에 해결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것을 극복한 후에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연구에 매달렸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이 쉽게 산업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을까요.
 
  『로봇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파급효과가 상당합니다.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작은 문제가 해결되는데,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산업에 응용할 수 있는 기술이 축적되는 것입니다. 크지는 않지만 휴머노이드 로봇 자체에 대한 시장 수요가 있고요』
 
  ─설계도만 있으면 휴머노이드 로봇도 대량 생산이 가능한지요.
 
  『가능은 하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휴먼 로봇은 전문가만이 운전을 할 수 있습니다. 이 로봇을 상업화하기 위해서는 걷고, 작동하는 데 더 높은 안정성이 요구됩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빨리 극복하느냐에 따라 휴먼로봇의 세계 시장을 누가 장악하는지 결정될 것입니다. 우리가 두세 배는 열심히 해야 일본을 따라가든 앞서든 할 텐데 마음이 급합니다』
 
 
 
 산업용 로봇 개발에도 도전
 
  ─「휴보」가 나온 후 정부에서도 인간형 로봇에 관심이 커진 것으로 압니다.
 
  『문제는 財源(재원) 마련입니다. 정부의 관련 예산은 몇 년 전부터 짜여 있으니, 「휴머노이드 로봇」이란 항목으로 저에게 별도로 지원해 줄 수 있는 성격의 돈이 없는 형편입니다. 현재 정부에서 기존의 연구 프로젝트 두세 개 분야에서 돈을 조금씩 추렴해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吳교수는 『휴먼 로봇 기술 면에서는 우리도 미국이나 일본과 버금가는 단계입니다. 이제부터는 누가 좋은 아이디어를 내어 이를 실현하느냐 하는 경쟁상태이기 때문에 결국 노력과 시간이 문제입니다』라고 말했다.
 
  ─로봇의 미래를 점쳐 주시죠.
 
  『가까운 미래만 보면 휠체어 로봇이나, 인조 팔다리, 전투용 로봇, 의료용 로봇 등은 꼭 필요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시장이 형성되리라고 봅니다. 엔터테인먼트나 장난감 로봇도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의 연구 방향은.
 
  『하나는 휴머노이드 로봇 플랫폼 자체에 대한 계속적인 연구이고, 두 번째는 휴머노이드 로봇 응용연구, 나머지 하나는 좀더 실용적인 로봇의 개발입니다.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를 계속하면서 상업성 있는 로봇 연구를 병행할 생각입니다』
 
 

  劉龍 자연과학부 화학과 교수
  1955년 경기 화성 출생, 서울大 공업화학과 졸업. KAIST 화학석사. 美 스탠포드大 화학박사. 現 국제제올라이트학회·국제메조구조물질학회 자문위원, 기능성 나노물질 연구단 단장. 「일본전자현미경학회 최우수논문상」(2001), 「한국과학기술원 학술대상」(2001), 「이달의 과학기술자상-한국과학재단」(2001), 「올해의 카이스트 교수상」(2002),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2005).
 
  나노 多空性 탄소 물질 개발
 
 
 
 효율 좋은 연료전지에 응용 가능
 
   화학과 劉龍(유룡ㆍ51) 교수는 나노 多空性(다공성) 물질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그는 2000년 나노 벌집 모양의 다공성 실리카(규토) 물질을 결정형태로 합성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일본 도호쿠(東北) 대학 연구팀과 공동으로 결정 구조를 분석함으로써 과학전문지 「네이처」 표지논문을 장식했다.
 
  2001년에는 「CMK-5」라고 명명한 탄소 나노 파이프 합성에 관한 논문을 네이처誌에 발표해 2년 연속 네이처誌에 논문이 소개됐다. 그는 CMK 물질에 관한 새로운 연구분야를 개척한 공로로 2005년 4월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賞」을 받았다.
 
  劉龍 교수가 연구 개발한 탄소는 數(수)나노m 지름의 무수한 미세 구멍들을 일정한 방향으로 뚫어 놓은 것과 같은 규칙적 나노 다공 구조의 「탄소 新물질」이다.
 
  劉교수가 이 탄소를 합성하기 이전에도 참숯이나 활성탄처럼 數나노m(10억 분의 1m) 정도의 미세 다공성 탄소는 많이 있었다. 그러나 기존의 탄소들에는 크고 작은 구멍들이 불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었기 때문에 구조를 명확히 정의하기가 곤란했으며, 따라서 구조와 성질의 상관관계를 규명하기가 쉽지 않았다.
 
  劉교수는 설탕물과 같은 탄소 원료를 실리카의 미세 구멍 속에 균일하게 넣고 탄화 처리를 한 후에 실리카 거푸집을 화학 처리해 녹여 냄으로써 규칙적 나노 다공성 탄소를 합성하는 방법을 개척했다.
 
  劉교수는 이 탄소 新물질을 「KAIST에서 만든 메조구조의 탄소」란 의미의 영문 약자에다 연구실에서 만든 시료의 일련번호를 붙여서 「CMK-n」으로 명명했다.
 
  ─나노 다공성 탄소(CMK) 물질은 어디에 사용됩니까.
 
  『탄소 물질의 구멍이 아주 작으니까 그 속에 아주 소량의 백금 화합물 용액을 흡수시키고, 그 화합물을 환원 처리하면 아주 작은 백금 나노 입자로 됩니다. 백금은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서 전기를 만들어 내는 연료전지 화학반응의 촉매로 쓰이는데, 백금 입자의 크기가 아주 작아지니까 같은 무게의 백금을 써도 표면적이 커집니다. 이때 표면적의 증가에 따라서 촉매 활성이 커지니까 연료전지 전극으로서의 효율이 좋아집니다』
 
  ─나노 다공성 탄소 물질이 연료전지 외에 다른 분야에서 쓰일 수 있나요.
 
  『연료전지의 촉매뿐 아니라 다른 전극 재료나 촉매제로도 쓰일 수 있습니다. CMK 속에 다른 금속 나노 입자를 만들어 넣을 수도 있고, 이것을 다른 여러 화학반응의 속도를 빠르게 하는 촉매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촉매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나노 입자나 생체분자를 담는 그릇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의 나노 탄소 물질은 또 다른 차세대 나노 구조 물질을 개발하는 거푸집으로 쓸 수도 있으며, 高분자-탄소 복합물질의 합성 등에 응용될 수 있습니다』
 
 
 
 高효율 촉매물질 연구 중
 
  劉교수는 2001년 미국화학회 심포지엄에서 나노 촉매 제조와 응용성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심포지엄이 끝난 후 주최 측으로부터 「미래연구賞」이란 학술상을 받았다. 「CMK로 미래의 촉매화학 공정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CMK는 작은 나노 반응기로도 쓸 수 있습니다. 화학반응이 나노 사이즈의 작은 벽 속에서 일어날 때는 실험실의 비커 속에서 나타날 때와는 다르게 나타납니다. 화학 반응성이 빨라진다든지 원하는 화학물질을 선택적으로 많이 만든다든지 할 수 있는 것이죠.
 
  규칙적인 나노 탄소 구멍을 이용해서 해로운 휘발성 유기물질을 흡착, 제거하기도 합니다. 냉장고나 에어컨의 휘발성 유기물을 제거하는 데 현재 응용되고 있죠』
 
  ─나노 다공성 실리카 합성과 나노 탄소 물질 합성 외에는 어떤 연구를 하고 있습니까.
 
  『「제올라이트」를 이용한 高효율 촉매 물질을 연구 중입니다. 정유공장에서 증류방법으로 휘발유를 분리해 낼 때 큰 원유 분자를 화학적으로 분해해 만들면 더 많은 휘발유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크래킹」이라고 하는데, 이때 원유 분자를 분해하는 데 쓰이는 촉매제가 바로 제올라이트입니다. 우리 연구팀에서는 기존의 제올라이트에 비해 효율이 좋은 「계층다공구조」의 제올라이트 新촉매제를 연구 중에 있습니다』
 
 

  李相燁 생명화학공학과 및 바이오시스템학과 교수
  1964년 서울 출생. 용문高ㆍ서울大 화학공학과 졸업. 美 노스웨스턴大 화학공학 박사. 現 KAIST 생물공정연구센터 소장, 생물정보학 및 전산생물학誌ㆍ대사공학誌 편집위원. 「제1회 젊은 과학자상」(1998), 「제1회 엘머가든상」(2000), 「과학기술포장」(2001), 「올해의 카이스트인상」(2003),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상」(2003), 「아시아생물정보학회 최우수논문상」(2005), 「미국 미생물학술원 팔로 선임」(2005).
 
  新개념 단백체 분석기술 개발
 
 
 
 박테리아 활용법 연구
 
   생명화학공학과 및 바이오시스템학과 李相燁(이상엽ㆍ42) 교수는 박테리아 활용과 관련된 생명공학 분야에서 많은 업적을 이뤘다.
 
  李교수는 140여 건에 달하는 특허를 등록 또는 출원 중이다.
 
  ─연구 분야를 알기 쉽게 설명해 주시죠.
 
  『제가 전공하고 있는 연구분야는 代謝(대사)공학입니다. 대사공학은 생물체의 대사 회로와 조절 基作(기작)을 총체적으로 다루는 학문입니다. 저는 그중 박테리아의 대사활동을 인위적으로 조작해서 제품이나 시스템을 개발해 내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미생물을 이용해서 플라스틱을 개발했는데, 어떻게 미생물로 플라스틱을 만들 수 있는지요.
 
  『대장균의 대사회로를 바꾸어 대장균으로 하여금 우리가 원하는 플라스틱을 만들게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석유값이 천정부지로 솟을 텐데 재생 가능한 원료로부터 바이오 기술을 이용해 우리가 원하는 화학물질을 만드는 것을 연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代謝공학 기술은 플라스틱뿐 아니라 다양한 화학물질들을 만드는 데 응용이 될 수 있습니다』
 
  ─미생물에서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원리를 설명해 주시죠.
 
  『미생물은 대사활동을 합니다. 미생물이 먹이를 먹으면 뭔가를 배출하게 되는데, 거기서 나오는 代謝 산물 중에 하나가 정밀 화학물질이 될 수도 있고, 일반 화학물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포도당을 이용해 효모를 키우면 「에탄올」이 생성됩니다. 이것이 곧 미생물을 이용한 화학물질입니다. 미생물이 대사활동을 통해서 포도당이란 먹이를 에탄올이란 우리가 원하는 물질로 바꾼 것이죠. 마찬가지로 미생물을 이용해서 에탄올 대신에 다양한 다른 화학물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미생물의 대사회로를 바꾸는 일
 
  ─원하는 화학물질을 대량생산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닐 텐데요.
 
  『미생물도 자체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고 대사회로를 돌리고 있는데, 인간이 개입해서 이것을 우리가 원하는 화학물질을 생산하도록 바꿉니다. 쉬운 일이 아니지요. 이런 작업을 체계화하기 위해서 시스템 생물학이나 가상세포 기술을 동원하는 것입니다. 미생물은 조직적이고 전체 수준에서 이해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작업입니다』
 
  ─결국 대체에너지 개발 차원에서 연구를 하고 계신단 말씀이군요.
 
  『그렇습니다. 미생물의 먹이는 녹말·볏짚 부스러기 등인데, 이런 것으로 우리가 원하는 화학물질을 대량으로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李교수는 2004년 말 의약용과 산업용으로 널리 쓰이는 단백질을 효율적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 「슈퍼 대장균」을 개발했다.
 
  『1g에 10억원, 심지어 60억원 하는 高부가가치 의료용 단백질도 있고, 반면 값싸게 대량으로 만들어야 하는 산업용 단백질도 있습니다. 대장균을 조작해서 우리가 원하는 단백질의 특징을 가지게끔 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죠. 비싼 단백질의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기술입니다』
 
 

  李效澈 자연과학부 화학과 교수
  1972년 진주 출생. 경남과학高ㆍKAIST 학부 화학과 졸업. 美 캘리포니아工大 화학과 박사. 美 시카고大 박사 후 연구원. 美 대먼러년암연구재단 팔로십 수상. 시간분해 전자회절기술 개발. 시간분해 엑스선 회절기술 개발. 엑스선자유전자레이저 개발 자문위원.
 
  액체內에서의 분자 구조변화 실시간 측정
 
 
 
 분자 구조변화를 동영상 보듯 한다
 
   화학과 李效澈(이효철ㆍ34) 교수는 2005년 7월 『액체에서 일어나는 분자들의 복잡한 움직임을 100억 분의 1초 간격으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용액 중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분자들이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으나, 보통의 카메라나 현미경으로는 이 움직임을 제대로 측정할 수 없다. 李效澈 교수는 「엑스선 펄스」(지속 시간이 극히 짧은 전파)를 이용해 에탄올이란 액체에서 나노 크기의 특정 물질의 분자 구조가 바뀌는 과정을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李교수의 연구 결과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발표되었다. 교수임용 2년 만에 단독 책임저자로 사이언스誌에 논문을 게재한 것은 드문 일이라고 한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변화하듯이, 분자도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끝날 때까지 모양이 변합니다. 그러나 분자의 구조변화 진행이 워낙 빨라서 정확하게 측정하기 힘들었어요. 저는 분자 변화의 구조를 직접 보기 위해 아주 짧은 엑스선 펄스를 쪼여 그런 구조변화를 잡아 낸 것입니다』
 
  ─교수님이 주목을 받는 건가요, 측정방법이 주목을 받는 건가요.
 
  『분자의 구조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게 되면 반응의 메커니즘을 알 수 있습니다. 반응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용액상에서 분자의 구조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게 어렵고, 측정한 경우도 없었습니다.
 
  액체 상태의 분자는 규칙적인 구조가 없고 끊임없이 움직이니까 그 변화를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촬영에 성공한 것이죠』
 
  ─분자의 구조변화 측정에 쓰인 방법을 쉽게 설명해 주시죠.
 
  『「시간분해 엑스선 回折(회절)」이란 방법을 썼습니다. 엑스선이나 전자를 분자에 쏘면 회절 현상이 일어납니다. 단백질의 구조를 3차원으로 밝히는 데 많이 쓰이는 방법입니다. 이것이 일반적인 분석방법인데, 제가 사용한 시간분해 엑스선 회절 방법은 시간적으로 극히 짧은 「엑스선 펄스」를 사용한 것입니다. 엑스선이 펄스 형태이기 때문에 순간적인 분자구조를 잡아 낼 수 있습니다』
 
  李교수는 『엑스선 펄스가 마치 카메라의 셔터와 같은 작용을 한다』고 말했다. 액체 상태에서 분자가 변할 때마다 반복해서 엑스선 촬영을 해서, 분자 구조 움직임을 측정했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를 어디에 응용할 수 있습니까.
 
  『의약품 개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약물이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에 어떻게 결합해 작용하는지 시간에 따라 파악할 수 있다면, 약물의 효과를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젊은 과학자의 패기
 
  李效澈 교수는 『나노 물질과 단백질 물질의 상관관계를 시간분해 회절 방법을 사용해서 연구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나노 입자에 특정 물질을 입혀 특정한 단백질에 붙이면, 이 단백질이 몸속 어디에 많이 분포하는지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해서 암세포 관련 단백질을 찾아 빛을 쪼이면 단백질에 붙은 나노 입자가 빛을 흡수해 뜨거워질 것이고, 그러면 암세포나 단백질을 죽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 구체화된 것은 아니고 연구 중입니다』
 
 

  李琿 공학부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1951년 경남 마산 출생. 서울高ㆍ서울大 화학공학과 졸업. 美 노스웨스턴大 대학원 박사.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한국공학한림원 후보회원. 「이달의 과학기술자상-과기부」(2005), 「한국의 대표적 기초연구성과 30선 선정-과기부」.
 
  얼음 속 수소 저장 메커니즘 규명
 
 
 
 얼음 속에 수소를 가둔다
 
   생명화학공학과 李琿(이흔ㆍ55) 교수는 2005년 4월 얼음 입자 안에 수소를 저장하는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밝히는 논문을 발표했다. 네이처誌는 李교수의 논문을 「가장 주목해야 할 논문」으로 선정, 해설 및 전망기사를 함께 실었다.
 
  수소를 상용 에너지로 쓰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이 바로 「저장 기술」이다.
 
  李교수는 『0℃ 부근에서 생성된 얼음 입자內에 있는 나노 크기의 수많은 빈 공간에 수소분자가 저장될 수 있다는 사실을 찾아 냈다』며 『온도를 영상으로 올리거나, 압력을 낮춰 주면 자연스럽게 수소를 뽑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李교수는 또한 수심 1000~2000m 바닷속에 있는 천연가스인 「메탄하이드레이트」(메탄과 물이 높은 압력에 의해 얼어붙어 고체상태로 형성된 에너지 자원) 개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화석연료는 50년이면 지구상에서 거의 없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에서 풍력이나 조력·태양력 등으로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는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2%밖에 안 됩니다. 유일한 代案(대안)이 수소 에너지와 심해저에 묻혀 있는 가스 「하이드레이트」입니다. 저는 미래 에너지의 양대 축이 될 수소 에너지와 가스 하이드레이트 개발, 두 가지 일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수소 저장, 세계적인 난제
 
  ─수소 저장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수소 저장 문제는 세계적인 난제입니다. LNG처럼 액화수소를 만들려면 영하 253℃의 초저온이 필요하거나, 350 기압 이상의 초고압으로 압축해야 합니다. 초저온으로 저장하려면 상당한 크기의 냉각시설이 필요하고, 초고압 상태로 저장하려 해도 많은 주변 장치가 필요하죠. 또한 금속수소화물에 수소를 저장하는 경우에 무겁고 그 안에 담을 수 있는 수소의 양도 얼마 안 됩니다.
 
  카본 나노튜브를 이용한 수소 저장 방식은 비용이 많이 들고, 아직 기술 개발이 안 된 상태고요. 뭔가 획기적인 돌파구가 없으면 안 되는 상황인데, 제가 얼음 속에 저장하는 방법을 찾아 낸 것입니다. 全세계 과학자들이 지난 30년간 수소 저장 방법을 찾아 왔지만, 물을 수소 저장 재료로 쓰겠다는 생각은 못 한 거죠』
 
  ─얼음 속에 수소가 저장되는 원리는 무엇입니까.
 
  『0℃ 부근에서 언 얼음을 미세한 가루로 만들면, 그 얼음 가루 속에 나노 크기의 수많은 공간이 만들어지고, 이 공간 환경을 수소 분자들이 아주 친근하게 느껴 저장될 수 있다는 원리입니다.
 
  문제는 얼음 가루 속에 수소를 저장하려면 2000기압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테트라하이드로퓨란」이란 유기분자를 첨가해 수소의 저장 압력을 50~100기압 정도로 낮출 수 있습니다. 이 연구결과가 네이처誌에 발표된 것입니다』
 
  ─어떻게 얼음 속에 수소를 저장할 방법을 생각하셨습니까.
 
  『저는 10여 년간 심해저의 메탄하이드레이트를 에너지源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었습니다. 이것도 바다 밑에 존재하는 얼음 수화물 속에 메탄 분자가 갇혀 있는 것입니다. 「왜 하이드레이트에 메탄만 갇혀 있나, 동일한 자연현상으로 수소도 얼음 속에 저장할 수 있지 않겠나」라는 생각에 미친 것입니다』
 
  ─얼음 분자 속에 가둔 수소를 再사용하려면 그냥 녹이면 되는 것입니까.
 
  『그렇죠, 원래 수소는 저장하는 것도 어렵지만 사용하기 위해 빼내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얼음 속에 갇힌 수소는 온도를 常溫(상온)으로 조금만 올리면 최종적으로 수소와 물로 분리됩니다. 수소의 저장과 방출이 쉬운 방법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상용화가 되어야 할 텐데요.
 
  『수소 상용화는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난제로 남아 있습니다.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자는 것입니다. 상용화에 10년이 걸릴지, 1년이 걸릴지 아무도 예측을 못 해요. 이런 식으로밖에 대답할 수 없습니다』
 
 
 
 심해 메탄가스 개발법 연구 중
 
  ─메탄하이드레이트를 에너지로 활용하는 연구는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저는 수소 가스 저장이나 지구 온난화 문제나, 메탄하이드레이트 회수 문제를 모두 자연의 진리에서 찾았습니다. 대기권에는 이산화탄소가 많고 이것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 되고 있습니다. 바다 밑에는 엄청난 양의 메탄하이드레이트가 존재합니다. 저는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바다 밑의 가스 하이드레이트 속으로 집어넣고, 대신 메탄을 뽑아 쓰는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李琿 교수는 『이산화탄소를 메탄하이드레이트 속에 주입할 경우, 이산화탄소는 하이드레이트 속에 갇혀 있는 메탄 분자를 쫓아 내고 자기가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메탄을 하이드레이트 밖으로 빼내서 에너지로 이용하고, 대신 이산화탄소를 집어넣어 지구 온난화 문제와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메탄하이드레이트가 있는 곳이 워낙 깊은 곳이라 개발이 쉽지 않습니다. 미국·일본ㆍ캐나다ㆍ러시아 등과 국제 공조를 하려고 합니다』
 
 

  洪淳亨 공학부 신소재공학과 교수
  1953년 서울 출생. 경기高ㆍ서울大 금속공학과 졸업. 美 노스웨스턴大 재료공학 박사.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초빙교수 역임. 現 한국복합재료학회 부회장, 한국분말야금학회 부회장, 대한금속재료학회 이사, KAIST 신소재공학과 학과장. 「국제저온재료학회 최우수논문상」(1995),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 우수논문상」(2000, 2004), 「송곡과학기술상」(2005).
 
  나노복합재료 합성 공정 세계 최초 개발
 
 
 
 탄소나노튜브의 강도는 철강의 수십 배
 
   신소재공학과 洪淳亨(홍순형·53) 교수는 탄소나노튜브 나노복합재료를 만들 수 있는 분자 수준의 합성 공정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탄소나노튜브는 강도가 철강의 수십 배에 달하면서, 전기 및 열전도도와 전계방출, 전자파 차폐 등 物性(물성)이 우수한 「흥미 있는」 재료이다.
 
  탄소나노튜브는 좋은 物性을 가진 재료지만, 나노m(10억 분의 1m) 크기의 분말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탄소나노튜브 단독으로 사용하기 어렵다. 탄소나노튜브를 다른 재료에 분산시킨 복합재료를 만들어 이용하려는 시도가 계속되었으나, 문제는 탄소나노튜브가 가진 강한 응집성 때문에 이를 다른 재료에 분산시키거나 혼합하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洪淳亨 교수 연구실은 탄소나노튜브의 응집성 문제를 해결해, 금속·세라믹 또는 고분자 재료 내부에 분자 수준에서 균일하게 분산시키는 원천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洪교수가 탄소나노튜브를 분자 수준에서 결합시켜 제조한 구리系 나노복합재료는 기존 구리에 비해 강도가 3배, 탄성계수는 1.5배 이상, 내마모성은 3배 이상 향상되는 우수한 특성을 얻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재료분야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보고됐다.
 
  『코발트 금속 내부에 탄소나노튜브를 1% 정도 분산시켰더니 전계방출 특성, 즉 전자가 튀어나오는 특성이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앞으로 FED(전계방출 디스플레이) 타입의 디스플레이는 전자를 방출시키는 전극을 얼마나 잘 만드느냐가 중요한데, 이 전극 소재를 탄소나노튜브 나노복합재료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선진국에서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한창입니다. 우리가 개발한 탄소나노튜브·금속 나노복합재료가 新기술 개발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탄소나노튜브는 어느 소재에 이용될 수 있습니까.
 
  『금속·세라믹 및 고분자 등 기존의 모든 소재에 첨가제로 쓸 수 있습니다. 고분자 소재에 탄소나노튜브를 분산시키면 전자파 차폐 특성이 좋아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각종 정보통신 기기의 유해 전자파를 획기적으로 차단할 소재로 쓰일 수 있죠. 항공기나 자동차 산업에서 요구하는 경량 고강도 소재, 수소 저장 소재, 연료 전지의 전극 분야에도 사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新소재 개발 기술이 미래 좌우
 
  ─결국 新소재를 만드는 연구를 하시는 군요.
 
  『복합재료의 장점과 나노재료의 장점을 결합시킨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 저의 연구 분야입니다. 나노복합재료의 장점은 나노재료의 장점인 「성능의 획기적인 개선」과 복합재료의 장점인 「성능의 자유로운 설계」가 동시에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재료의 성능을 향상시키면서 요구하는 대로 성능을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죠. 이것이 재료공학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시장성은 어느 정도입니까.
 
  『우리가 사용하는 기존 재료는 그 자체로는 物性을 더 이상 개선할 수 없을 정도로 한계에 도달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이를 뛰어넘으려면 뭔가 새로운 재료가 나와야 하는데, 가장 유망한 것이 나노복합재료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에 쓰이던 대부분의 소재들이 수년 내에 나노복합재료로 대체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洪淳亨 교수는 1986년에 KAIST 교수로 부임한 후 지난 20년간 복합재료 한 분야만 연구해 왔다. 그는 『우리나라 전자제품 내부의 많은 핵심부품 소재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들 전자제품을 열심히 수출해서 번 돈의 절반 정도는 일본 등에 부품소재 수입으로 되돌려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黃奎永 공학부 전산학 전공 교수
  1951년 서울 출생. 경기高ㆍ서울大 전자공학과 졸업. 한국과학기술원 전기 및 전자학과 석사. 美 스탠포드大 대학원 EEㆍCSL 석사 및 박사. 美 IBM T.J. 왓슨 연구소 연구원, KAIST 총동창회장 역임. 現 VLDB 국제저널 편집위원장, IEEE TKDE 등 3개 국제저널 편집위원, 한국공학한림원ㆍ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20세기 한국의 100대 기술상-과기부」(1999), 「과학기술우수논문상-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2005), 「IEEE ICDE 최우수 시스템 시연 논문상」(2005).
 
  대량 데이터 관리 기술 개발
 
 
 
 국산 DBMS 개발의 선두주자
 
   전산학 전공 黃奎永(황규영·55) 교수는 지난 15년간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DBMS)」의 개발 및 상용화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 왔다.
 
  국가 정보화 사업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소프트웨어인 DBMS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관리하고 원하는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찾아 준다.
 
  黃교수 연구팀은 1995년 국내 최초로 객체지향 DBMS인 「오디세우스」를 개발한 후, 세계 최초로 정보검색과 DBMS 기능이 결합된 형태로 발전시켰다.
 
  黃교수는 『오디세우스는 구글·네이버와 같은 웹 검색엔진, 대용량 전자 게시판, 전자 도서관, 지리정보시스템, 전자상거래 시스템, PDA와 같은 소형기기에서의 DBMS 등 대부분의 검색 응용에서 사용될 수 있다.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데이터 양이 3~4년에 10배씩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보의 바다」에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검색하지 못한다면 기업이나 개인이나 살아남기 힘들다』고 말했다.
 
  黃교수가 개발한 오디세우스 DBMS는 지난해 4월 일본에서 개최된 「국제전기표준회의 데이터공학 국제학술대회(IEEE ICDE) 2005」에서 최우수 시스템 시연 논문상을 수상했다.
 
  ─교수님께서 개발하신 오디세우스는 곧바로 상용화가 가능한지요.
 
  『그렇습니다. 오디세우스는 국내 제1의 포털인 네이버에서 창사 초기인 1997년부터 2000년까지 성공적으로 상용화되었습니다. 현재 KT&G, 대검찰청 등에서 운영 중입니다.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유수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기술 이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의 IBM에도 우리의 기술을 이전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고급 소프트웨어 기술 인력 많아야
 
  ─오디세우스의 경제적 효과는.
 
  『우리 시스템을 활용하는 사람은 비싼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살 필요가 없습니다. 저렴한 하드웨어에서도 좋은 성능을 발휘합니다. 예를 들어, 구글 검색엔진은 80억 건의 웹 문서를 저장합니다. 구글社는 이를 처리하기 위해 6만 대의 컴퓨터를 사용하는데, 우리 시스템을 쓰면 수백 대의 컴퓨터로도 해결이 가능합니다』
 
  ─교수님의 경쟁 상대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 업체일 텐데요.
 
  『맞습니다. 1997년에 우리가 개발한 기술은 IBM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세계 유수의 업체들이 2~3년 전에 출시한 최첨단 기술입니다. 물론 연구실 규모에서 DBMS 및 검색엔진과 관련된 모든 기술에 대해 IBM·오라클·마이크로소프트와 경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우리는 특정 기술을 집중적으로 연마하고 있습니다. 이들 기술에 있어서만은 우리가 세계 최고일 것이라 자부합니다』
 
  ─연구에서는 무엇이 가장 힘이 드는지요.
 
  『전산학 분야는 매우 숨가쁘게 발전하기 때문에, 조금만 게으름을 피우면 다른 사람들에게 뒤처지게 됩니다.
 
  국내 연구환경도 좋지 않아요. 대부분의 연구과제가 너무 단기적으로 주어지기 때문에 장기적인 연구를 하기가 힘듭니다. 과제를 따내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 실제 연구하는 것보다 더 어려울 정도입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과감하게 지원해서 연구에 몰두할 수 있게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연구를 딴 교수들은 각종 보고서 작성이나 잡일이 너무 많아요』
 
  ─한국의 IT 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메모리 반도체·디스플레이·휴대폰 등 하드웨어에 속하는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그러나, IT 산업의 중심은 소프트웨어입니다. 핵심 소프트웨어 개발 기술은 선진국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대학교 1~2학년 때부터 고난도 프로그래밍 기술을 교육해고급 인력을 많이 배출해야 합니다. 그래야 전체 소프트웨어 기술 기반이 튼튼해질 수 있고, 고부가가치 소프트웨어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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