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초등학교는 6년제여야 할까. 중학교 과정을 꼭 3년 동안 배워야 하나. 고등학교를 2년 만에 졸업할 순 없을까’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여러 나라 학제를 살펴보면 나라마다, 지방정부마다, 각 학교의 전통에 따라 학제가 제각각이라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 광복 이후 美軍政期에 만든 6(초)-3(중)-3(고)-4(대) 학제의 부작용
⊙ 첫 일자리 진입 늦어져 결혼·출산·고령화에 영향
⊙ 2006년 교육전문가 여론조사에서 ‘유-5-3-4-4’제가 가장 선호도 높아
⊙ 일부 교육학자 “초등 수업연한을 1~2년 줄이되 중학교 4년 혹은 고교 4년으로 늘려야”
⊙ “초등·중등 10년 동안 가르쳐 17~18세에 대학 가도 문제 없다”(최재천 교수)
⊙ 광복 이후 美軍政期에 만든 6(초)-3(중)-3(고)-4(대) 학제의 부작용
⊙ 첫 일자리 진입 늦어져 결혼·출산·고령화에 영향
⊙ 2006년 교육전문가 여론조사에서 ‘유-5-3-4-4’제가 가장 선호도 높아
⊙ 일부 교육학자 “초등 수업연한을 1~2년 줄이되 중학교 4년 혹은 고교 4년으로 늘려야”
⊙ “초등·중등 10년 동안 가르쳐 17~18세에 대학 가도 문제 없다”(최재천 교수)

- 한 서울지역 고교 졸업식 모습. 현행 6(초)-3(중)-3(고)-4(대) 학제의 개편을 검토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진화 생물학자인 최재천(崔在天)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뇌 세포 활동이 가장 왕성한 시기에 우리 아이들은 그저 쳇바퀴만 돌리고 있다”고 말한다. 6-3-3-4 학제가 학생들의 성장발달 단계에 적합하지 않고 그 기간도 너무 길다는 것이다. 그러니 청년들의 사회진출도 더뎌질 수밖에 없다. 사회진출이 늦어지면 자신의 꿈을 위해 도전할 기간도 줄어든다는 의미다.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1995년 당시 한국의 첫 일자리 진입 연령은 22세. 2006년에는 25세로 늦어졌다. 대졸자는 26.3세. 반면 미국은 22.0세, 프랑스 23.2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22.9세(2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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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화여대 최재천 석좌교수. |
입직(入職) 연령이 늦어지면 무슨 일이 생길까. 직장을 늦게 구하면 사회적 기반이 취약해 결혼이 늦어지고 덩달아 출산율이 낮아진다. 또 기업의 생산성이나 국가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재천 교수는 “출산율 자체가 떨어지는 것도 문제지만 결혼 시기를 늦추는 것이 어떤 의미로는 고령화의 속도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만혼(晩婚)은 여성의 가임(可妊) 기간을 줄이며 종종 독신으로 이어져 저출산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다. 1990년에 24.8세였던 여성의 초혼 연령이 2000년도에는 26.5세, 그리고 2010년도에는 28.9세로 나타나는 등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초·중·고등교육의 6-3-3-4 학제에 메스를 가해 입직 연령을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다. 게다가 한국의 6-3-3-4 학제는 1945년 광복 이후 미군정기(美軍政期) 당시 6(초)-6(중·고등)-4(대) 학제와 병행하다 정착된 오래된 유물에 가깝다. 반세기 넘게 한국의 ‘늙은 학제’는 지금까지 요지부동이다.
“학제개편 논의 의미 있는 일”
작년 12월 27일 기획재정부 중장기전략위원회가 대통령직인수위에 보고한 《대한민국 중장기 정책과제》에 나오는 ‘입직연령 단축’ 방안을 살펴보자.<… □고졸 채용 문화의 확산 등 선(先)취업-후(後)진학 시스템을 통해 입직연령을 단축하되 성인 학습자가 교육받기 쉬운 제도적 여건을 조성.
○고졸 채용 확산을 위해 고교 직업교육의 질을 향상하고 학력, 스펙 위주의 채용문화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질 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평생교육기관에 대한 인센티브 방안 검토. …> (p42)
추진방안이란 게 ‘검토’가 전부다. 내용도 하나마나한 상식적 수준이다. 학제개편 추진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뭘까. 기재부 중장기전략위 관계자는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현행 만6세에서 5세로 낮추거나, 현행 6-3-3-4 학제를 개편하는 방안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기자는 국회교육과학기술위 박인숙(朴仁淑) 의원을 통해 교과부에다 학제개편 입장을 물어보았다.
“학제개편 필요성에 대한 교육계의 동의, 국민적 공감대 확보가 미흡하다”는 답변을 했다. 교과부 학교선진화과 관계자는 “학제개편에 따른 실익보다는 교육현장의 혼란 등 경제사회적 비용이 더 많이 들어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여론이 상존한다. 또 관련 이익집단(유아교육계, 초등교육계)의 조직적 반발이 현실화할 수 있고, 학제개편 방안이 구체화하면 손해를 볼 수 있는 변동기 특정 학생 학부모의 집단반발도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학제개편은 단지 취학연령, 수업연한 조정의 문제가 아니다. 교육체제 전반을 고쳐야 하는 중대 과제다. 교과부 관계자의 계속된 설명이다.
“교원정원 조정, 학교시설 재배치와 신증설, 초·중등 교육과정 전면개정 등이 필요합니다. 학제개편안에 따라 시설을 확충하고 교원을 증원할 경우 총 27조~57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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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국대 박부권 교수. |
교육과학기술부 교육과정심의위원인 신라대 교육대학원 김희규(金熙圭) 부원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되었던 학제개편은 국민의 기대와는 달리 이해 관련 당사자의 왜곡된 시각과 개편에 수반되는 막대한 국가 예산 등으로 별다른 진전 없이 논의 수준으로 막을 내렸다”고 지적한다. 그의 말이다.
“하지만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학제개편의 논의는 지속해야 할 국가적 과제입니다. 현행 학제는 1950년 초 수립된 후 지금까지 수많은 시대적 환경의 변화에도 국민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요. ‘교육은 변화에 너무 둔감하다. 누가 교육의 주체인지 알 수 없다’는 등 교육체제에 대한 불신은 높아 가고 있어요.”
동국대 교육학과 박부권(朴富權) 교수의 말이다.
“무엇보다도 현재의 단선제(6-3-3-4 학제)하에서는 불가피한 학교제도의 억압성이 아동의 마음에 스트레스가 되고 상처가 되어 인격과 정신이 왜곡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 적성과 소질의 다양화를 외치면서도 정작 그것을 이끌어야 할 각종 평가시스템은 관료적 획일성에 갇혀 있다는 점에서, 전체 사회의 합의를 전제로 학제개혁을 논의해 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봅니다.”
▲2005년 9월= 김진표 교육부총리 “학교에서 직장으로, 직장에서 학교로의 이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일과 학습의 연계가 가능한 단계적 학제개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공론화 과정을 거치겠다.” ▲2005년 11월= ‘초중등교육법’, ‘교육기본법’ 개정안(이인영 의원) 국회 제출. 법안 내용은 5-3-4-4제 개편, 취학연령 만5세로 하향, 초등 취학 직전 1년의 유아교육 의무교육화 등이다. ▲2006년 1월= 제2차 국가인적자원개발기본계획 확정. 학제개편 공론화가 주요 정책과제로 포함. ▲2006년 8월= ‘비전 2030’(정부민간합동작업단)의 50대 핵심과제에 학제개편 포함. 주요 내용으로 취학연령과 수업연한 조정 및 9월 신학기제 도입. ▲2006년 12월= ‘미래형 학제개편 방안 연구’ 발표(김영철, KEDI 수탁연구). 학제개편에 따른 파급효과와 부작용 등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결론 내려짐. ▲2007년 2월= 김신일 교육부총리 “그동안 우리의 학제구조는 실업계고와 산업계고를 연계하는 고리가 약했다. 9월 학기제를 도입하자는 의견, 유아교육이 이미 보편화됐으니 초등교육을 1년 당기자는 의견 등이 있는데 현재 논의 중이다.” ▲2009년 12월= 국회 예결위 유재중 의원이 학제개편 방안 수립 요구. |
6년의 초등교육 연한이 너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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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교육학자들은 “고학년 초등학생과 저학년 학생들을 동일 교정에서 함께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지난 3월 4일 충북 청주 서원초등학교 입학식에서 6학년 선배들이 입학생들을 업고 교실로 향하고 있다. |
먼저 수업연한을 줄이자는 내용의 학제개편 논의는 현행 6년의 초등교육 연한이 너무 길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초등학생의 성장발달이 빨라지고 사춘기 발생 시기도 낮아져 초등 저학년과 고학년이 서로 다른 발달단계에 속하게 된 점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일부 교육학자들은 “고학년 초등학생과 저학년 학생들을 동일 캠퍼스에서 함께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성장발달 수준이 다른 학생들을 같은 교정(校庭)에서 수용하면서 지도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다.
그래서 일부 학자들은 6년으로 된 초등교육 연한을 1~2년으로 줄이되 중학교 연한을 늘려야 한다고 말한다. 대표적으로 홍익대 교육학과 김종백 교수는 “아동의 신체·사고가 급격히 변화하는 청소년 초기 즉, 중학교의 수업연한을 늘려 학생 개개인의 발달적 차이를 수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한다. 김 교수는 학습의 개방성을 초등에서 중학교로 이어 가야 한다는 연장선에서 5-4-3-4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다른 학자는 아예 초등 5학년과 6학년을 떼 내 중학교로 보내자는 의견도 개진한다.
외국에서도 초등학교 수업연한이 4년인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미국의 초등 수업연한은 4~8년이다. 주(州)마다 달라 학제 역시 5-3-4-4제, 4-4-4-4제, 6-3-3-4제 등 각양각색이다. 영국의 초등연한 역시 3~6년(6-5-2-3,4제, 4-4-3-2-3,4제, 3-4-4-2-3,4제), 프랑스는 5년(5-4-3-4제, 5-3-3-4제), 독일은 4~6년(4-5-2-3제, 6-3-2-3제 등) 등으로 나라마다 지역마다 학교의 전통에 따라 다르다.
그런데 초등학교 5~6학년만 떼 내 중학교로 옮겨 가르치자는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좀 더 실증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광주교대 박남기(朴南基) 전 총장은 “만일 우리나라 초등학교 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중·고등학교 교육에 대한 만족도에 비해 뒤떨어졌다거나, 아니면 중학교 1학년에 다니는 학생들이 6학년부터 중학교에 다녔더라면 지식 획득과 사회성 발달에서 더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는 자료가 있다면 가져오라”고 말한다. 그는 덧붙여 “현실은 학생들이 중학교,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학교교육 만족도가 점점 떨어지고, 국제적인 학력수준도 점점 더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만약 초등학생의 수업연한이 줄어들면 초등학교 교사 수가 줄게 되고, 전국 11개 교육대학(이화여대, 한국교원대의 초등교육학과를 더하면 13개) 정원은 물론 관련 초등교육 예산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초등교육 관련 이익집단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4년제 중학교와 2년제 고등학교
일단 초등 6년을 그대로 놔두고 중·고등학교만 조정하자는 의견도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반발도, 비용도 적게 소요되는 장점이 있다. 중학교 과정을 1년 더 늘려 4년으로 하되 고교 과정을 3년에서 2년으로 줄이는 6-4-2-4제가 그 예다.
4년의 중학교 교육을 통해 기본 교육을 철저히 한 뒤 2년간의 고교 과정에서 진학교육과 직업교육에 충실하자는 게 기본틀. 만약 중학생이 실업계 특성화고에 진학할 경우 2년을 인턴십 형태로 운영해 직업을 갖는 연령을 단축할 수 있다.
한때 민주당 손학규(孫鶴圭) 전 대표도 6-4-2-4제 개편을 주장한 일이 있다. 6-4-2-4제와 유사한 2(유치원)-5(초등)-4(중등)-2(고등)-2~4(대학)제다. 유치원을 의무교육화하고 초등학교 수업연한을 1년 단축하되 중·고교 교육과정을 통합, 인성교육(4년)과 진로교육(2년)으로 분류하자는 것이다.
‘4(중등)+2(고등)’ 체제가 학생들의 입시 스트레스와 학업부담을 줄이며 대학진학 준비를 위한 사교육비 부담까지 줄일지는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 또 고교생을 2년만 가르칠 경우 예상치 못한 교육부실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교육개발원의 보고서 《미래형 학제개편 방안 연구》에 따르면 “후기 중등교육 기간인 고등학교가 3년에서 2년으로 단축되면 진학 및 취업을 위한 교육과정을 보다 심도 있고 내실 있게 운영하기에는 그 기간이 짧다”고 지적한다.
고교 교육이 2년만으로 적당한지 확신이 서지 않아, 초등학교 수업연한을 다시 1년 줄이고 고교 수업연한을 3년으로 복귀시키는 ‘5-4-3-4제’를 검토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그러니까 6-4-2-4제든, 5-4-3-4제든, 중학교 교육에 대한 비중이 커지게 된다. 중학교 교육연한이 4년으로 늘어나면 중학교 위상이 어떻게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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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대 김희규 교수. |
그러나 한국의 교육 현실에서 중학교 교육이 갖는 한계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김 교수는 “20세기는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의 시스템에서 중학교를 분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중학교 교육과정은 그냥 고등학교의 패턴에 맞춰져 운영되고 그 설립목적이 모호해 교육적 성패 결과를 판단키 어렵다”고 지적한다. 사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중학교는 고등학교와 같은 건물과 교사를 공유했다. 교과목이나 교육과정, 수업방식, 특별활동이 비슷했다. 고등학교에 속한 부속기관 수준이었다. 그의 견해다.
“소위 초등학교급 생활의 활동이냐, 고교급의 학문지식 추구이냐에 따른 이분법적 기준에서 중학교 교육과정은 설 자리가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중학교 교과에서 내용 범주들을 고교와 거의 유사하게 설정해 그 수준을 달리했다고 하지만, 어느 수준까지만 다를 것인가에 대한 합의가 부족합니다. 또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진학한 학생들이 경험하는 학습내용의 비약에 따른 부담은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죠.”
그래서 한국 중학교의 영어표기는 미들스쿨(middle school)이지만 실질적인 운영은 고교와 유사한 ‘주니어 하이스쿨(junior high school)’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4년제 고교’에서 ‘고교를 없애자’는 방안까지
다시, 중학교 3학년 과정을 그대로 두고 초등 5년제와 고교 4년제로 조정하는 ‘5-3-4-4’제도 고려 대상의 하나다. 지난 2005년 11월 민주통합당 이인영(李仁榮) 의원은 ‘5-3-4-4’제로 학제를 개편하고 취학연령을 만5세로 하향하되 초등 취학 직전 1년의 유아교육을 의무화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고교 4년 과정은 전후반으로 나눠 전반 2년은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으로, 후반 2년은 선택과정 중심으로 운영해 진학 및 취업 준비교육에 집중할 수 있다”(김영철 KEDI 한국교육정책원장)고 했다.
고등학교 수업연한이 1년 늘어나 4년이 되면, 학생들의 대입 스트레스가 줄어들까, 늘어날까. 또 고교는 무상교육 대상이 아니다. 여기다 사교육까지 감안하면 학부모의 허리가 더 휠지 모른다.
이상주(李相周) 전 교육부총리는 서울대 교수 시절 4-4-4-4제 또는 8-4-4제를 제안하기도 했다. 즉 초등학교 4년, 중학교 4년(또는 초·중등을 합친 8년), 고등학교 4~3년, 대학 4~3년의 교육을 하자는 것이다. 이 중 고등학교 수준의 교육은 4년제의 인문고교, 3년제의 실업고교, 2년제의 기술학교로 세분하자는 구상을 담았다. 실업고교 학생 중 소수에게도 대학진학 자격시험을 칠 기회를 주고 합격자는 인문고교로 옮겨 2년간의 대학준비 교육을 받게 하자는 안도 있다. 이 유럽식 안은 비현실적이다. 현재 특성화고 입학이 일반계 인문고보다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6-4-2-4제, 유치원-5-4-3-4제, 5-3-4-4제는 모두 수업연한이 16년이다. 6-3-3-4제를 두고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이어선 입직 연령을 앞당길 수도, 근본적인 학제개편도 어렵다. 최재천 교수는 아예 5(초)-5(중)-5(대)제를 주장한다.
5-5-5제는 초등학교 입학에서 대학 졸업까지 15년이 걸린다. 현행 제도보다 2년 일찍 대학에 진학해 1년 더 전문적인 대학교육을 받게 하자는 계획이다. 최 교수는 “5-5-5제의 가장 큰 특징은 고등학교를 없애자는 것”이라며 “현재 우리 고교에서 진정한 의미의 ‘고등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저는 자식이 아무리 많아도 절대 체조선수를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코마네치가 만점을 받은 이후 체조경기는 실수가 거의 모든 걸 결정하는 종목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무리 오랜 기간 엄청난 반복 연습을 거쳤어도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것이죠. 우리 고등교육이 바로 이 지경입니다.”
그는 “5-5-5제에 따라 초등과 중등 10년 동안 학생들을 철저히 가르치면 17~18세에 대학에 진학한다. 나는 그들을 성년 대접하는 것에 전혀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세기 동안 한국의 청소년들은 신체적 조건, 정신적 성숙, 지능 등 모든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어요. 생물학적으로 거의 완벽하게 어른의 몸과 마음을 갖춘 그들이고 사회적인 유혹은 너무도 가까이 있지요. 그래서 할 수만 있다면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교육기간을 10년보다도 더 짧게 해주고 싶어요. 그들이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있는 동안에는 철저하게 미성년 취급을 하며 기본을 가르쳐야 합니다. 다만 가장 창의적인 나이에는 반복학습이나 하는 ‘고등훈련소’에 잡아두지 말고 대학에서 마음껏 자기 적성을 살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선진국에서도 대학을 5년제로 운영하는 곳은 별로 없다. 대학 교육기간이 늘어나면 교육의 질이 향상될 수 있을까. 현재의 한국 고등교육 시스템으로 수업연한을 늘린다고 대학의 교육과 연구역량이 달라질 것이라고 단언하긴 어렵다. 또 반값 등록금이 현실화하면 정부 재정부담도 높아질 것이다.
| 미래의 늙은 대한민국 기획재정부 중장기전략위원회가 작년 12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보고한 ‘미래 대한민국’의 자화상은 비관적이다. 한국은 세계 최저수준의 출산율(2011년 1.24명)로 OECD 국가 중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빨라 2017년 고령사회, 2026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사회에 접어드는 2017년부터 생산 가능 인구도 감소하기 시작해 2021년부터 노동력 부족현상이 현실화하고 2030년에는 부족규모가 28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또 2060년이 되면 인구 10명당 4명이 노인, 생산 가능 인구 100명이 노인 80명을 부양하는 ‘1대 1 부양시대’에 진입하게 된다. 전체 인구의 노인 비중도 2012년 11.8%에서 2040년 32.3%, 2060년 40.1%에 이른다. 늙은 대한민국을 저지하는 유일한 방법은 남북통일이다. 기재부는 남북통일이 생산 가능 인구 비중을 증가시키고 노인인구 비중을 감소시켜 인구구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했다. 통일 후 북한이 출산율을 유지할 경우 남한만 고려할 때보다 생산 가능 인구 비중이 4.4%포인트 증가(52.7%→57.1%)하고, 노인인구 비중은 7.2%포인트(37.4%→30.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
핀란드式 초·중등 ‘9년 통합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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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 홍후조 교수. |
홍 교수가 말한 바로는, 핀란드의 기본 교육과정은 7세부터 16세까지 모두 9학년 과정이다. 초·중 교육과정이 ‘9학년 통합학교’에 모두 포함돼 있다.(10학년은 부진아를 위한 학년이다.) 저학년 과정은 학급 담임교사가 가르치고 고학년 과정(7~9학년)은 과목별 교사가 교육한다. 교사는 9년 동안 학생의 성장발달 과정을 지켜보며 진로계획을 세운다. 오랫동안 함께 생활하며 부족함과 잠재력을 파악할 수 있다. 홍 교수의 말이다.
“핀란드의 교육목표는 모든 시민에게 좋은 교육을 받을 기회를 동등하게 주는 것입니다. 이런 목표 아래 확립된 제도가 통합학교(comprehensive school)입니다. 초등과 전기 중등교육의 9년간은 어떤 차별 없이 균등하게 통합교육 안에서 교육해요. 학생들과 함께하는 교사는 학생들이 어떠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성장해 가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요. 따라서 학생들의 학력 형성이나 인격 형성에서 장기적인 전망을 가지고 신중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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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핀란드는 7세부터 17세까지 초·중등 과정을 합친 9학년 통합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
“초등학교 저학년은 취학 전 교육과 연계되고, 기본교과를 통해 학습하는 초등학교 고학년은 중학교와 연계해 의무교육이 완성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래서 학교 간 분리가 아니라 일치를 유도하는 쪽으로 9년의 일관교육과정(coherent curriculum)을 지향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초·중등을 잇는 교사자격증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은 교육대학교를 나와야 초등교사가 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교직을 이수하거나 사범대학과 교육대학원을 나와야 중등교사 발령을 받는다. 홍 교수는 “핀란드는 한국의 일반대학 교직과정 형태로, 대학의 교육학부와 일반 전공학과가 역할을 분담한다”며 “저학년의 담임교사와 고학년의 교과전담 교사로 분리하되, 초등 학급교사들은 재직하는 동안 추가로 전공학점을 더 이수해 교과교사로 자리를 옮길 수 있다”고 말한다.
다만 여기에 하나의 전제가 필요하다. 그의 말이다.
“기본적으로 학교가 학생에게 맞추는 것이 맞지만, 전체 100% 중 상·하위 각 2~3%(영재아, 특수장애아)는 별도로 취급해야 하고, 그 다음 15% 정도는 3년에 1년 정도를 유급하거나 속진(速進)하도록 하며, 나머지 가운데 평상적인 집단은 연속선상에서 통상적인 교육을 하면 된다고 봅니다. 모든 이에게 맞는 제도는 없고 어떤 형편의 집단이냐에 따라 다르게 처방되면 된다는 입장입니다.”
| 외국의 학제 미국은 5-3-4-4제와 8-4-4제, 4-4-4-4제, 6-3-3-4제, 6-6-4제 등으로 다양하지만 초등은 5년제, 중학교는 3년제, 고등학교는 4년제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 크게 학제가 두 차례 바뀌었다. 8(초등)-4(고등)제였다가 6(초)-3(중)-3(고)제로, ‘중학교 개념(middle school concept)’의 도입으로 5-3-4제로의 전환이 이뤄졌다. 최근에는 다시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합쳐진 ‘초중학교(elmiddle)’라 불릴 수 있는 8학년 학교의 효과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영국 근대 교육제도의 근간이라고 일컬어지는 1944년 법에서 학제는 초등교육(primary) 6년, 중등교육(secondary) 5년, 계속 교육(tertiary) 2년 이상, 그리고 3~4년제의 대학(higher education)으로 편제된 6-5-2-3(4)제이다. 그러나 기본 골격이 그럴 뿐, 지방 교육청과 학교에 따라 다르다. 프랑스의 학제는 취학 전 교육, 초등교육, 중등교육 및 고등교육의 네 단계로 이뤄진다. 통상적인 교육연한은 유치원(에콜 마테르넬) 3년, 초등학교(에콜) 5년, 중학교(콜레쥬) 4년, 고등학교(리세) 3년이다. 대학은 학사과정이 3년, 석사과정 2년, 박사과정 3년이다. 의무교육은 16세까지며 월반과 낙제가 없이 정상적으로 승급하는 경우 고교 2학년까지가 의무교육에 해당한다. 독일은 4-5(6)-2(3)-3제, 4-9-4제, 6-3(3)-2(3)-3제, 6-7-4제 등으로 다양하다. 독일은 초등교육 과정이 기본 4년제이지만 주에 따라 6년제를 실시하는 경우도 있다. 루돌프 슈타이너(1861~1925)가 1919년에 설립한 ‘자유 발도르프 학교’는 전세계 대안학교의 전형으로 꼽힌다. 한국에서도 경기도 광주에 ‘푸른숲 발도르프 학교’가 2003년 개교했다. 발도르프 학교는 초·중·고 12학년 통합교육으로 이뤄진다. 같은 담임이 1학년부터 8학년까지 같은 학급을 맡아 이끄는 연속담임제를 실시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담임이 오랫동안 한 학생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며 진로와 진학지도를 할 수 있다. |
“머리로 일할 아동과 손으로 일할 아동을 나눠라”
문서상(文書上)으로 남아 있는 인류 최초의 학제는 플라톤의 《공화국》에서 설계하는 학제다. 플라톤은 아동이 9살이 될 때까지 가정에서 부모가 양육해야 하지만, 10세가 넘으면 모두 시골로 보내 자연 속에서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후 18~20세까지 신체훈련 겸 군사훈련을 가르치고, 이 훈련이 끝나면 21~30세에 수학·기하·천문학·운율·음악을 교육하며, 이들 중 다시 최적격자를 선발해 변증법(dialectic)을 가르친다. 동국대 교육학과 박부권 교수의 말이다.
“이 교육이 끝나면 다시 선발하여 36~50세에 현장경험과 실습을 시킵니다. 군사기관 혹은 국가기관에 배치돼 온갖 종류의 시험과 시련을 견뎌야 이들은 ‘철인(哲人) 통치자’가 될 수 있어요. 혹독한 현장 실습을 견뎌낸 자는 50세부터 ‘철인 통치자’가 됩니다. 이 ‘철인 지배자’는 인간과 사회를 지배하는 지배원리를 터득한 자로, 수호자(군인과 국가관리) 계급과 생산자 계급을 양성합니다.”
박 교수는 “이 플라톤의 학제에 가장 가까운 학제가 독일 학제”라고 말한다. 독일에서는 아동이 10살이 되면(초등학교 4학년) ‘머리로 일할 아동’과 ‘손으로 일할 아동’을 구별해, 머리로 일할 아동은 김나지움으로, 손으로 일할 아동은 직업학교로 진로를 결정한다. 그는 “김나지움에 가는 아동은 장차 정부 관료가 되거나, 전문직인 의사, 변호사가 되거나, 학자가 될 사람”이라며 “김나지움 진학생은 우리나라 대학 1~2학년에 해당하는 교양과정까지 마치고 만 19세에 김나지움을 졸업한다”고 설명한다.
이들이 대학에 진학하면 우리나라 대학 3~4학년 과정과 석사과정을 마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각종 전문시험 혹은 졸업논문을 통과해야 한다. 물론 현재 독일 대학교육의 문제는 이 시험 혹은 졸업논문이 통과되기까지 최소 10년, 많게는 20년씩 졸업을 하지 않고 대학에 머무른다는 점이다. 그래서 독일정부의 대학개혁도 이 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한다. 박 교수의 계속된 말이다.
“학문의 길로 나선 독일 학생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박사과정에 들어가, 평균 34세에 박사학위를 취득합니다. 여기서 대학교수가 될 사람들은 교수 자격시험을 준비하게 되는데 평균 6~7년이 걸려 평균 40세 정도에 교수자격을 얻습니다. 준비기간이 길다는 점에서 독일의 정교수 자격획득은 플라톤의 ‘철인 통치자’ 자격획득에 비견할 수 있어요. 한국도 독일과 마찬가지로 머리보다 손으로 먹고사는 아동이 있다는 점에서 학제개편 논의를 시작하는 게 의미 있는 일이라 봅니다.”
유치원은 유아학교로 전환시켜 초등교육과 연계
신라대 김희규 교수는 “현행 학제에 대한 비판적 이해보다 미래사회 변화에 비추어 볼 때 학제는 보다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변화가 요구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광복 이후 학생 인구는 학교급을 막론하고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대중화 단계를 넘어 보편화되었습니다. 이에 취학전 교육의 정비가 요구되고, 나아가 대학교육이 대중화하면서 대학의 성격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요구도 거세지요. 특히 취학전 교육과 평생교육 등이 강조되면서 학제의 범주가 확장되고 있어요. 지금까지 학교교육만 염두에 둔 ‘학교’ 제도라는 개념도 학교교육과 평생교육 등을 망라하는 넓은 의미의 ‘교육’제도라는 개념으로 재정립할 필요가 있어요. 그러니 다양한 형식의 교육을 담아 내는 학제도 필요합니다. 학교 밖의 교육, 대안교육, 홈스쿨링, 사이버교육, 학점 은행제 등의 상호 교류가 필요해요.”
김 교수는 “국가별 특성을 주로 반영한 교육제도에서 탈피,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국제적 표준(global standard)에 의한 교육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며 각급학교의 교육단계, 수업연한, 졸업・학위・자격 및 학기제 등이 국가 간 상호교류가 가능하도록 재구조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향후 20~30년 후의 학교는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미래사회 인재는 현재의 인재와 어떻게 다를까. 그러려면 미래학교에 어떤 내용을 가르쳐야 할지, 적합성 논의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청소년과 대학입시에 초점을 둔 현행 학제를 유아에서 성인에 이르기까지 평생학습체제로 통합, 미래를 대비하는 교육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며 “유치원은 유아학교로 전환해 유아교육 과정과 초등교육 과정이 연계할 수 있는 공교육 학제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계속된 그의 말이다.
“고교교육은 유·초·중학교와 밀접한 보통교육에 비중을 두기보다는 오히려 대학교육과의 관계 속에서 일반 보통교육을 조금 더 높은 수준에서 완성하는 교육으로 보는 관점이 필요해요. 미래형 학제는 학교급별 구분보다는 학년제의 의미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할지 모릅니다. 즉 능력의 기준이 되는 초·중·고교의 졸업장보다 학년별 성취기준 도달 여부에 따라 자격을 부여하는 교육과정 중심의 학년제 학제개편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는 “학제개편은 미리 정해진 기간 내에서 결론을 도출하기보다 준비를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 미리 짜 놓은 경직된 구조물에다 가구를 맞추려 하지 말고, 살림에 필요한 가구를 먼저 만들어 놓고 그것을 배치하는 데 필요한 집을 지어 가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물음표가 없는 한국의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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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한국교육은 중·고등학교 6년 과정이 학생들의 인지적·신체적 발달단계에 맞는지 검토나 고민이 없었다. 사진은 작년 대입수능을 앞둔 한 여고 교실 모습. |
그러나 ‘왜 초등학교는 6년제여야 할까. 중학교 과정을 꼭 3년 동안 배워야 하나. 고등학교를 2년 만에 졸업할 순 없을까’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여러 나라 학제를 살펴보면 나라마다, 지방정부마다, 각 학교의 전통에 따라 학제가 제각각이라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또 고정불변의 진리가 아니라 사회가 필요할 때 학제개혁이 있어 왔다. 민주국가일수록 학제는 가변적이고, 독재국가일수록 고정적이다.
한국의 6-3-3-4 학제가 지금까지 ‘몸에 맞는 옷’이었다 해도, 시대 유행을 거부하면서까지 전통을 고수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자(尺)로 학제개혁을 타진하면 안 될까.
유아교육과 초등교육의 연계에 따라 초등학교 수업연한 6년이 적정한지 머리를 맞대어 보는 것이다. 과거에 비해 신체발육이 좋은 초등 5~6학년을 중등교육과 연계하는 방안이 왜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떻게 연계해야 좋은지, 면밀히 분석해 보는 것이다. 이참에 광범위한 연구조사를 통해 한국형 신체적·인지적 성장발달을 규명하면 어떨까. 나선형 교육과정(아동의 지적발달에 맞춰 기본개념이나 원리를 양적·질적으로 심화시킨 과정)으로 구성된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재조직하면 6년의 수업연한을 못 줄일 이유가 없다.
대학 학제가 굳이 4년 8학기제여야 할까. 1년에 2학기만 배워야 한다는 원칙은 누가 정했나. 1년에 3학기씩 배워 2년 반 만에 졸업할 순 없을까. 일찍 졸업해 사회에 진출한 학생들에게 기업이 취업기회를 보장해 주는 인사제도가 필요하다. 3년제(1년 3학기)인 영국 대학의 질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지금까지 한국교육은 6-3-3-4 학제의 옷에 학생의 몸을 끼워 맞췄다. 그 옷에 대한 반문이 없었다. 그 결과, 20대 초반에 일찌감치 대학을 졸업한 외국의 청년들이 꿈을 향해 뛰어갈 때, 한국의 ‘늙은 청년들’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대학을 졸업, 허둥지둥 사회적 기반을 닦느라 결혼을 늦게 하고 출산도 못해 사회의 활력을 점점 떨어뜨리고 있다.
더 늦기 전에 6-3-3-4 학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학생의 몸에 맞지 않는다고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처럼 학생의 다리를 두드려 펴거나, 길다고 가위로 잘라서는 곤란하다. 학생의 몸에 맞게 침대를 다시 고민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