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책 신간] 사진가 김용호의 40년 아카이빙 《포토 랭귀지》

“No Philosophy, No Creative.”(김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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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어령 선생. 사진=김용호 작가.

상업사진에서 예술사진까지 사진가 김용호의 40년 아카이빙을 담은 포토 랭귀지(Photo Language)(몽스북 )가 출간되었다.

 

기자는 그를 고() 이어령 선생을 통해 알게 되었다. 생의 마지막 모습을 묵묵히 담던 침묵과 열정이 떠오른다. 당시 그의 눈빛이 차갑고 때로 뜨거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병환 중의 선생은 렌즈 앞에 편안함을 느꼈으리라. 기자는 김 작가와 사적인 대화를 나눈 적은 없다. 그의 렌즈가, 그의 사진이 충분히 깊은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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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사진가가 펴낸 《포토 랭귀지(Photo Language)》


포토 랭귀지는 아주 고급스럽다. 풀 컬러 500쪽이 넘는 양장본. 책의 완성도 높은 비주얼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책은 패션, 사진 분야는 물론 디자인, 기획, 광고 등 크리에이티브가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비주얼 크리에이티브를 위한 생각의 접근법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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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얼굴. 사진=김용호


김용호 작가의 말이다.

 

“No Philosophy, No Creative. 대상에 대한 탐구를 해야 철학이 담긴다.”

 

그렇게 나는 스토리텔링 사진 장르를 개척했고, 그 과정을 통해 상상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왔다.”

 

나는 장르의 구별없이 창조적인 일이라면 무엇이든 열심히 해왔다. 커머셜 작업은 협업이 많은데, 그 과정에서 발생한 불만족이 나를 성장시켰다. 어떤 작업이든 이 단계에서 이런 선택을 했더라면, 저 단계에서 저런 시도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사진 촬영에 한한 얘기가 아니다. 작업하면서 스타일링이나 공간 디자인 등 여러 가지에 대해 고민했고, 그 고민이 나를 단순한 기록자가 아닌 창작자로 살아남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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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세기 러시아의 혁명적 인텔리겐치아였던 톨스토이는 <인간은 무엇을 할 것인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왜 우리는 여기에 있는가?> 라는 물음을 남겼다. 최고의 질문이었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질문이다. 지식인뿐 아니라 예술가는 이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

나는 사진가로서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왜 여기에 있는가?

톨스토이처럼 내 자신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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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저널리스트 전은경(전 월간 디자인 편집장)은 작가 김용호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이 시대의 지성들도 김용호 앞에서는 자신의 얼굴을 믿고 맡긴다. 그가 사진을 참 잘 찍기 때문이다. 또한 클라이언트와의 두터운 신뢰로 크리에이티브를 인정받아 좋은 사진을 찍을 줄 안다. 멋쟁이 패션 사진가로 알려져 있지만 그 너머의 김용호는 항상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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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완서 선생과 故 황병기 선생


500쪽이 넘는 두께 중에서 2003년 작업한 <한국 문화예술 명인(名人)> 관련 글과 사진을 전한다. 사진 작업은 서울과 뉴욕에서 진행되었고, 당시 한국 런칭을 준비하던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후원했다. 다음은 김용호 작가의 육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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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백남준 선생

 

“2003년 봄과 여름 사이, 다양한 문화예술인들이 내 카메라 앞에 섰다.

황병기, 정일성, 김대환 등 시대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이었다.

아티스트를 설명해 주는 작업실이나 공연장이 배경으로 등장했고, 작업 중인 손과 작품을 보여주거나 연습 동작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가 10인은 삶의 궤적이 곧 작품이 되는 이들이었고, 나는 작업 과정이나 결과물보다 인물 자체에 집중한 사진을 찍고 싶었다.

인물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검정 배경을 만들어 그 앞에 인물을 앉게 하고, 그들의 얼굴과 손에 집중해 촬영했다아티스트의 얼굴은 한 시대의 풍경화라는 의미와 아티스트의 손은 영혼과 자아를 지닌 독립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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