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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긴급사용승인과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의 미래

삼성바이오로직스, 3분기부터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한다는데...

김현중   조지메이슨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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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사회학. 행정학과 졸업/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국가안보학 석사/ 조지메이슨대 생물방어학 박사.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 사옥 전경. 삼성바이오는 글로벌 최대 위탁생산(CMO)업체로 총 34만 4000L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 모더나사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국내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은 올 3분기부터 수억 회 분량의 모더나 백신의 생산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예정이며, 생산된 백신의 국내 우선공급이 논의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에 맞서 국민보건을 증진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백신 위탁생산을 코카콜라 위탁생산에 비유하면서 백신 위탁생산의 어려움과 중요성 및 그 의의를 과소평가하고 있다. 


물리적 생산라인 증설이 핵심인 코카콜라와 같은 화학첨가물의 대량생산은 일반 공산품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기술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나 ‘배양’이라는 특수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바이오의약품의 대량생산은 생산라인을 증설하기 위해 차원이 다른 기술력을 요구한다. 특히 이번 모더나 화이자 백신은 유전자 편집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의 가짜 독성 단백질을 몸속에서 스스로 만들도록 유도하는 메신저 RNA (mRNA)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유기화학과 생명공학의 최첨단 기술 결정체이다. 당연히 이러한 최첨단 백신물질의 대량생산은 고도의 바이오산업 기술을 요구한다.


그렇다면 한국은 왜 이처럼 초격차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은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체적인 백신 개발 기술은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이는 한국의 바이오산업 기술이 신규 의약품 개발보다는 기존 의약품의 생산능력 증진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신약개발에 있어서 가장 큰 난관은 대규모 임상실험이다.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3차례에 걸친 임상실험을 통해 안정성과 효과성을 증명해야 보건당국의 신약승인을 얻게 되며, 이는 평균적으로 10여년을 필요로 한다. 이처럼 긴 임상실험 단계에서 수많은 신약개발 프로젝트가 물거품이 되기도 하고, 프로젝트 실패로 인해 투자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제약회사는 파산에 이르기도 한다. 제약업계와 학계에서는 이 과정을 ‘죽음의 계곡 (Valley of Death)’ 라고 묘사하며 이 죽음의 계곡에 빠진 업체들을 소생시킬 방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이로 인해 신약개발산업은 거대자본을 장기간 동원할 수 있는 초대형 글로벌 제약회사들만의 독점적 전유물이 되어왔다. 그렇다면 어떻게 국내 신약개발 기업들을 육성해 내며, 대한민국의 바이오산업 역량을 구축해 나아갈 것인가? 


미국과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책을 보면 실마리가 보인다. 긴급사용승인 제도는 코로나19와 같은 특수한 보건위기상황이 발생했을 때 평상시라면 임상실험을 완료하지 못해 비승인 의약품으로 분류될 의약품의 일시적인 사용을 허가해 주는 제도이다. 이는 국가가 보건위기에 직면했을 시에 의학적 대응품의 개발 및 허가에 관한 제도적 문턱을 혁신적으로 낮춤으로써 국가의 위기대응능력을 고양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 모두 긴급사용승인제도를 통해 미보건당국(FDA)의 사용승인을 얻었다. 코로나 발생 직후, 미 제약업체들은 FDA와 협의하여 코로나 백신개발의 임상실험 목표를 협의하여 재설정하였다.


이 임상실험의 목표는 백신개발의 이점이 사용위험보다 높다고 판단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들을 제시할 수 있는 정도였다. 이는 당연히 기존 (평시)의 임상실험 목표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긴급사용승인을 통하여 모더나와 화이자가 적시에 백신 개발을 완료한 덕에 미국에서는 12월부터 미국국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의 접종이 시작되었고 현재 집단면역 형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미국과 달리, 한국의 긴급사용승인 제도는 진단키트와 같은 의료기기만을 대상으로 하며, 백신/치료제의 사용에 대해서는 논외로 하였었다. 따라서 필자는 이전 기고문 (링크)에서 대한민국의 보건위기상황 대응을 위해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였다. 다행스럽게도 금년 3월 식약처의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의 개발 촉진 및 긴급 공급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이는 백신 치료제를 포함한 모든 의료제품들의 신속한 허가·심사 및 긴급사용승인의 틀이 법제화되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긴급사용승인 도입은 비단 국가의 위기대응능력 강화만이 아니라 바이오산업 전반에 걸친 시장확장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사례를 살펴보면, ‘긴급사용승인’이라는 제도를 통하여 신생 바이오 기업들을 위한 틈새시장들 (niche market)을 열어줄 수 있음이 확인된다. 


국내에서 진단기기의 긴급사용승인제도가 법제화되자 많은 신생/중소업체들이 새로운 진단키트 개발/투자에 박차를 가하였다. 결국, 메르스, 지카, 그리고 현재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진단키트 개발에 박차를 가했던 코젠, 솔젠트와 같은 국내 진단기기 업체들은 긴급사용승인 제도를 통해 경쟁력 있는 바이오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이 가능한 미국에서는 초대형 제약업체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분야들이 신생/중소기업들에게는 황금어장으로 열리는 계기가 되었다. 예를 들어 거대 제약업체들이 관심을 두지 않은 탄저균 백신을 미국의 중소업체 (현 EmergentBio)가 긴급사용승인을 통해 미정부 전략비축물자로 대량판매를 하였다. 이 업체는 현재 구제역 백신 등 각종 특수백신을 개발하는 중견업체로 성장하였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긴급사용승인제도에는 커다란 맹점이 존재한다. 특별법 12조 1항에 따르면 “(긴급사용승인은) …우리나라와 동등 이상의 수준으로 의약품 안전관리를 실시한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인정하는 외국에서 … 허가 등에 준하는 조치를 받은 의약품에 한한다.” 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 조항은 우리가 제도적 모티브로 삼은 미국의 긴급사용승인 (Emergency Use Authorization)과는 가장 대비되는 일본 긴급승인 (Emergency Approval)제도의 가장 독특한 특징이다. 하지만 해당조항에 대해서는 서구 선진국의 신약을 복제/수입만을 하도록 유도하여 국내(일본) 제약업계의 발전을 저해하는 독소조항이라는 비판이 일본 내부에도 팽배한 실정이다. 


바이오분야, 특히 신약개발분야는 신생/중소 기업들이 성장하기에는 극도로 척박한 환경이다.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의 개발 촉진 및 긴급 공급을 위한 특별법' 이라는 제목이 무색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국내 제조업자(바이오/제약 기업)에게 좀더 유리한 조항들이 필요하다.


SK 바이오사이언스를 선두로 국내 중소/중견업체들이 곧 코로나19백신 임상3상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러한 국내개발 백신들에게도 해외수입백신들과 마찬가지로 긴급사용승인을 적용하여 선구매하는 것도 좋은 방안 중 하나이다.


메르스, 지카, 코로나를 겪으며 긴급사용승인제도가 국내 진단기기 시장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음은 분명하다. 신생기업이 탄생하고, 기존기업은 성장하였으며, 더 나아가 이들은 글로벌 경쟁력도 갖추게 됐다. 


또한 진단키트의 긴급사용승인으로 대한민국은 코로나19 초기부터 대규모 진단검사가 가능했고, 코로나19 대응을 모범적으로 수행해 낼 수 있었다. 백신과 치료제로까지 새로이 범위를 확장한 긴급사용승인제도가 국내 바이오 산업의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입력 : 2021.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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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2021-06-13)

    긴급사용승인은 말 그대로 긴급한 경우에만 적용되어야 한다. 사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코로나 백신들이 긴급사용승인된 것은 pandemic 이라는 긴급상황이 아니었으면 전혀 사용승인될 수 없었던 것들 아닌가. 혈전 등 이미 보고된 부작용 외에 10년 후, 20년 후 어떤 다른 부작용이 나타날지 아직 그 누구도 모르는 상황 아닌가. 긴급 사용의 이익이 위험보다 크다는 평가도 단 1 년 미만의 임상 실험 데이터만을 기준으로 게산된 것. 이제는 긴급사용승인의 남발이 더욱 걱정되는 작금의 상황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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