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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기자수첩] 손정민씨 아버지와 하지혜씨 아버지

S그룹 출신 두 아버지, 경찰에게 외면당한 그들은 자신만의 방법을 택했다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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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공원 근처에서 실종됐다가 끝내 시신으로 발견된 의대생 손정민(22)씨 발인식이 5일 오전 8시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렸다. 사진=뉴시스



자칫 단순 사고로 묻힐 수 있었던 ‘한강공원 의대생 실종사망사건’이 언론과 시민들로부터 관심을 얻게 된 것은 사망한 손정민(22)씨 아버지 손현씨의 애끊는 부정 때문이다. 아버지 손씨는 아들 실종 당시부터 인근 지역에 전단지를 돌리고 백방으로 찾아나선 것은 물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아들을 찾는다고 호소했다. 사망이 확인된 후 부터는 사건 진행상황을 계속 온라인에 게시글로 올리며 의혹을 제기하고 네티즌을 향해 ‘도와달라’는 사인을 보내고 있다. 

 

이 사건에서 생각나는 또 한 명의 아버지가 있다. 2002년 3월 벌어진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 피해자 하지혜(당시 22세)씨의 아버지 하택환씨다. 한 기업체 사장 부인이었던 윤길자가 자신의 판사 사위와 그 이종사촌 여동생인 이화여대 법대생 지혜씨의 사이를 근거없이 의심해 청부살인업자를 고용, 지혜씨를 공기총으로 살해한 이 끔찍한 사건은 피해자 아버지 하씨의 피눈물나는 노력으로 재판까지 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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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혜씨(오른쪽)와 아버지 하택환씨. 사진=조선DB

 

 

하씨는 딸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끝까지 밝히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고 베트남으로 도주한 청부 살인 가담자들을 잡기 위해 베트남까지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노력 끝에 살인을 청부한 당시 영남제분 회장의 아내 윤길자를 검거할 수 있었다. 나머지 도주한 살인범을 인터폴을 통해 검거하고 이들 모두를 재판정에 세우기까지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하씨는 2억 원 가까운 사비(私費)를 써야만 했다. 

 

당시 그는 <월간조선> 기자에게 “나같이 기업을 운영했다는 사람도 뻔히 드러난 살인자들을 법정에 세우기까지 이렇게 많은 시간과 돈, 노력이 드는 데 보통 사람들 같으면 엄두라도 내겠느냐. 아마 모두 포기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우연인지 손씨와 하씨는 모두 국내 최대의 대기업 S그룹 출신이다. 손씨는 현재 수석(그룹장)으로 재직중이고, 하씨는 계열사 임원을 지낸 후 사건 당시엔 관련 업종 회사를 창업한 상태였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식의 사고를 인지한 시점에 빠른 '촉'이 왔고 스스로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섰다는 점이다. 경찰의 미진한 수사를 극복하기 위해 특별한 방법을 선택해 나선 점도 같다. 손씨는 여론전을 선택했고, 하씨는 범인을 잡기 위해 전세계로 뛰었다.  


지금도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정민씨 아버지가 '배운 사람'이기에 그나마 이 정도 대처가 가능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하씨 사건 당시에도 비슷한 얘기가 나왔다. 

 

아래는 하지혜씨 사건과 관련해 <월간조선> 2002년 10월호에 실렸던 기사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아버지 하씨가 사건을 인지하면서부터 어떻게 대처하며 딸을 살리려 노력했는지, 그러나 경찰에서 그 길이 어떻게 막혔는지 생생하게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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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택환)씨는 3월 6일 새벽 집에서 나간 딸이 오랜 시간동안 연락이 없다는 사실을 이날 오후 2시께 알게되자마자 바로 직장 근처의 강남경찰서로 달려갔다. 작년에 딸을 미행했던 사람이 있어  납치 가능성이 있다고 했지만 경찰은 대수롭지 않게 가출신고나 하라고 했고, 하씨는 어쩔수없이 여성청소년계로 가서 가출 신고를 마쳤다.  

 

경찰서를 나온 하씨는 곧바로 딸이 수영장을 가는 길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원을 찾아 나섰다. 혹시 새벽에 교통사고라도 당했으면 환경미화원들이 발견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환경미화원들은 “교통사고 같은 것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후 다시 경찰서에 가서 빌다시피 하며 윤길자의 미행건과 이로 인한 송사 사건을 이야기하면서 “딸의 실종이 이 일과 관계가 있을지 모르니 수사를 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경찰은 막무가내로 단순 가출이라고 우겼다. 하씨는 “당신들은 꼭 시체가 발견되어야만 수사를 할 거냐”라고 가출이 아닌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러나 성과는 없었고 다음날 하씨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서류를 한 묶음 복사해 왔다. 작년에 윤길자와 벌인 송사 관계 서류였다. 그는 서류를 담당 형사의 책상에 풀어 놓으며 “이 사건 외에는 딸의 실종과 관련지을 만한 것이 없다. 제발 좀 수사해 달라”고 다시 경찰에 매달렸다. 

 

하지만 이날도 변화는 없었고 경찰이 나선 것은 실종 사흘째였다. 실종 당시 아파트 경비실의 비디오테이프를 하씨의 처남(변호사)이 찾아냈고, 테이프에는 새벽시간 수상한 남자들이 등장해 지혜씨에게 접근하는 납치 정황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경찰은 가장 유력한 용의자인 윤길자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 하씨는 “담당 형사란 사람들이 도무지 납치에 대비한 아무런 전문 지식도 없고 교육을 받은 것 같지가 않았고 상식적인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그저 시간만 보내고 있었다”고 했다.


하씨는 당시 경찰에 이렇게 주장했다. 1) 1억원 정도의 현상금을 걸자. 그러면 저쪽에서 협상이 들어올 수도 있다. 2) 언론에 공개를 하자. 이쪽에서 눈치를 채고 있으니 저쪽에서 쉽게 행동은 못할 것이다. 3) 검문검색이라도 좀 철저히 해 달라. 4) 윤길자에게 가서 맞대면이라도 한 번 해서 심리적인 압박을 가하라. 당신들이 못 하면 내가 가서 일단 딸아이의 목숨만이라도 살려 달라고 무릎을 꿇고 빌어 보겠다.

 

이런 하씨에게 경찰은 “피해자가 이런 식으로 경찰을 압박하면 수사에 방해가 된다”고 ‘충고’했다고 한다. 결국 지혜씨는 납치 10일 만인 3월16일 경기도 성남시 한 야산 등산로에서 시체로 발견됐다. 납치 정황과 용의자까지 명확한데 열흘동안 아무 대응을 못 한 것이다.  딸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는 시간,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면서 허비한 귀중한 10일은 하씨에게는 씻을 수 없는 회한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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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1.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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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혜림아빠 (2021-05-06)

    우리나라 경찰,, 이제 기소권까지 주었으니 억울한 피해자가 더이상 늘어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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