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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취재-①] 벚꽃(さくら·사쿠라)은 다시 만개하고 있다!

레이와(令和) 시대의 개막과 올림픽 등 국제 대회 앞두고 무섭게 질주하는 일본을 보다!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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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대를 맞이하느라 부산을 떠는 일본을 보며 우리가 처한 현실에 한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과거에 얽매이며 시대를 역행하는 한국…. 우리가 ‘역사의 나침반’을 제대로 읽고, 항해를 하고 있는지 문득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도쿄 아카사카 통일일보 본사에서 만난 통일일보 강창만 사장(우)과 홍형 주간(좌). 사진=월간조선(조성호)
4월 29일 취재 겸 휴가 차 방문한 일본에서 극명하게 달라지는(달라질) ‘두 개의 장면’을 보았다.
 
극명하게 '달라진' 건 날씨였다. 하네다(羽田) 공항에 착륙하자 작열하는 태양에 눈이 부셨다. 뜨겁게 내리 쬐는 강렬한 햇볕은 재충전과 취재를 병행하는 데 있어 길조(吉兆)인 듯 보였다. 도쿄 시내로 이동하기 위해 스카이라이너(우리의 공항철도와 같은 급행열차)를 탑승하자 이내 상황이 달라졌다. 순식간에 태양은 자취를 감추고 잿빛을 머금은 먹구름이 몰려온 것이다.
 
공항에서 숙소까지 이동하는 데 걸린 1시간 30분 동안 불길한 예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우에노(上野)역에서 히비야선(日比谷線)으로 환승, 숙소가 있는 롯폰기(六本木)에 다다르자 이번엔 강풍이 온몸을 에워쌌다. 결국 떨어지는 빗방울을 맞으며 ‘택일(擇日)을 잘 못했구나’라고 자책했다.
 
극명하게 '달라질' 건 일본의 역사다. 30년간의 ‘헤이세이(平成)’ 시대를 마감하고 ‘레이와(令和)’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4월 30일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퇴위하고, 이튿날인 5월 1일 나루히토(德仁) 왕세자가 새 일왕으로 즉위한다.
 
일왕이 생존한 상태에서 양위하는 건 202년 만에 처음으로, 지금은 ‘두 개의 태양’이 동시에 떠 있는 셈이다. 약 24시간 후면 두 개의 태양은 ‘하나의 태양’으로 바뀔 것이다. 한 시대가 종언(終焉)을 고하고, 새 시대가 오는 한 복판에 나 자신이 있다는 사실에 묘한 감정이 일었다.
 
현재 일본은 ‘골든위크’ 기간이다. 일본에서는 해마다 히로히토(裕仁·1901∼1989) 일왕 생일인 4월 29일부터 5월 초 사이에 헌법기념일(3일), 녹색의날(4일), 어린이날(5일) 등 공휴일이 몰려 있다. 이들 휴일과 주말이 겹치면 통상 일주일 정도의 연휴가 이어져 일본에선 이 기간을 ‘골든위크’라고 부른다. 골든위크를 맞아 세일을 시작한 시내 백화점과 상점들은 손님을 맞느라 정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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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명물, 도쿄타워. 사진=월간조선(조성호)
일왕 즉위를 앞두고 있어서인지 도쿄 시내 곳곳은 활기가 넘쳐 보였다. ‘令和’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여기저기 보였고, 지하철 가판대 등에서는 전후(戰後) 일본의 연호인 ‘令和·平成·昭和(레이와·헤이세이·쇼와)’가 적힌 티셔츠도 특별 판매하고 있었다.
 
롯폰기힐즈에 위치한 ‘TV아사히’ 본사 앞에선 한바탕 축제가 벌어지고 있었고, 도쿄의 명물(名物) 도쿄타워는 만원이라 발디딜 틈이 없었다.
 
그렇게 일본인들은 떠들고 즐기면서도 미래를 향해 뻗어갈 채비를 착실하게 하고 있었다. 오는 6월엔 오사카(大阪) G-20회의, 8월엔 아프리카 정상회의, 9월엔 럭비 세계월드컵을 앞두고 있다. 내년엔 도쿄올림픽도 예정돼 있다. 일본인들은 오직 미래, 그리고 번영만을 바라보며 뛰고 있는 듯하다.
 
새 시대를 맞이하느라 부산을 떠는 일본을 보며 우리가 처한 현실에 한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과거에 얽매이며 시대를 역행하는 한국…. 우리가 ‘역사의 나침반’을 제대로 읽고, 항해를 하고 있는지 문득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여장을 풀고 맨 먼저 찾은 곳은 아카사카(赤坂)에 위치한 통일일보사. 1959년 창간한 통일일보는 한국과 일본의 묵직한 시사 현안은 물론, 재일동포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로컬 정보까지 폭 넓게 담아내는 8면(面) 짜리 주간지다. 강창만(姜昌萬·76) 통일일보 사장과 홍형(洪熒·71) 주간은 매주 ‘전투적으로’ 신문을 만든다. 좋은 기사를 하나라도 더 지면에 넣기 위해 이들은 매일 취재하고 기사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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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주간지 <통일일보>. 사진=월간조선(조성호)
 
기자가 홍형 주간을 알고 지낸 지는 올해로 9년째다. 작은 체구임에도 에너지가 넘치는 홍 주간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정보를 얻느라 여념이 없다. 일본 주재 외교관을 오래 지낸 터라 일본 사정에 밝은 그는, 늘 그렇듯 한국인들의 역사의식 부재(不在)에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친북반일(親北反日) 성향으로 흐르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누구보다 비판적이다.
 
홍형 주간은 “앞으로 재일동포를 위한 역사책 한 권을 쓸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다.
 
“한국 사람들은 재일동포가 누구인지 잘 모르고, 재일동포들은 한국 역사에 무지(無知)한 게 사실입니다. 한국 현대사와 한일관계를 보는 관점, 재일동포들을 보는 관점에서 제가 (책을 쓸) 적임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0여 년 넘게 공무원 생활을 했지만, 그간 너무 바빠 제가 얻은 정보와 자료를 정리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그러한 내용을 집대성해 역사책 한 권을 써 볼 생각입니다.”
 
홍 주간은 “책에는 조총련(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在日本朝鮮人總聯合會)에 대한 내용도 담을 생각”이라고 했다.
 
“30여 년의 세월 동안 저는 조총련과도 싸워왔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그냥 조총련, 또는 과거엔 ‘조총련계’로 불러왔지만 최근 저는 새롭게 용어를 정립했습니다. 조총련은 ‘조선노동당 일본 지부’라고요. 폭력단이 회사 이름으로 위장을 하듯 조선노동당 일본 지부가 조총련이라는 껍데기를 뒤집어쓰고 있었던 겁니다. 그간 조총련의 프로파간다(선동)에 한국 사람들은 속수무책으로 넘어갔고요. 한국 좌경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도 조선노동당 일본 지부, 조총련입니다.”
 
홍형 주간은 “과거 조총련을 통해 북한 김일성-김정일에게 흘러 들어간 통치자금만 최소 10억 달러 정도”라며 “이 돈 중 일부가 남한 ‘적화자금’ 즉 한국의 좌경세력에 흘러갔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지난 40여 년간 사실상 조총련이 북한 정권의 자금줄 역할을 했다는 얘기다.
 
그는 “그동안 대한민국은 조총련이 생산한 대남(對南)선동에 놀아났다”며 “1983년 아웅산 테러 자작극설(說), 1987년 KAL 007기 테러 자작극설 모두 그 발신지가 조총련이었다. 그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홍형 주간을 보면서 이스라엘 총리를 지낸 여장부(女丈夫) 골다 메이어의 말이 떠올랐다.
 
“착한 사람과 똑똑한 사람이 모자라 망한 국가는 없다. 국가는 악당(惡黨)에게 몽둥이를 드는, 용감한 사람이 없어서 망한다.”
 
홍형 주간이 그 ‘몽둥이’를 들고 있는 듯 보였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9.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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