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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正日의 고백-『인민군대는 쌀을 떨굴 수 없다』

오동룡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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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비밀 문서 입수; 2003년 모내기철용 북한군 내부 문건 「학습참고자료」 분석; 吳 東 龍 月刊朝鮮 기자 『쌀을 다른 나라에서 들여오고 있다』 月刊朝鮮은 북한군이 지난해 농촌 지원 활동에 앞서 병사ㆍ사관 교육용으로 만든 「학습참고자료」 한 권을 입수했다. 2003년 11월1일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이 보도한 이 자료는 「조선인민군출판사」에서 「주체92(2003)년」에 출간한 것으로, 부제는 「농촌전투기간용」이다. 북한군은 인민군 창건일인 2003년 4월25일 직후부터 6월 말까지 약 두 달간 농촌 지원 활동을 벌인다. 이 자료를 작성한 「조선인민군출판사」는 인민무력부 총정치국 산하 기관이다. 인민무력부 총정치국은 북한군의 정치ㆍ작전ㆍ조직ㆍ선전을 담당하는 핵심부서로, 총정치국장은 북한 권력서열 2위 趙明祿(조명록) 차수이다. B5 용지로 표지를 포함해 40장 분량인 이 「학습참고자료」는 거무스름한 갱지에 인쇄돼 있다. 이 자료를 복사하면, 전체 지면이 검게 변해 인쇄된 글자를 解讀(해독)할 수 없을 정도다. 군단, 사단, 중대 등에 배치된 정치학습교원(정치지도원)들은 이 문서에 기초해 북한군 병사와 하사관, 軍官(군관)들에게 黨(당)의 사상이나 「생활 總和(총화, 시험)」 등 정치학습을 시킨다. 이 「학습참고자료」는 군사 규율, 전투준비 태세, 飮酒(음주) 문제, 부적절한 여자 관계 등 북한군 전반에 대한 문제도 포괄하고 있다. 金正日의 지시 중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북한 군대에 쌀을 우선적으로 공급한다는 발언이다. 이 책자에 실린 金正日의 어록 중엔 이런 대목이 있다. <지금 국가에서 식량사정이 곤란하여 인민들에게 쌀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지만 인민군 군인들에게는 쌀을 떨구지 않고 공급하고 있습니다. 인민군대에서는 당의 배려가 크면 클수록 그에 보답하기 위하여 적극 노력하여야 하며 농촌지원사업에 성실하게 동원되어야 합니다> 『人民들에게는 쌀을 공급하지 않더라도 절대로 인민군은 굶겨서는 안 된다』는 金正日의 지시가 북한군 내부문서를 통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 것이다. 金正日은 『지금 인민생활에서 제일 걸린 것은 먹는 문제이다』라며 외국에서 식량지원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나는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오직 당만을 믿고 따르는 인민들을 제대로 먹이지 못한 것이 제일 가슴 아프다』고 하시면서 우리는 어떻게 하나 인민들의 먹는 문제부터 빨리 풀어야 한다고 간곡하게 말씀하시였다. 그러시면서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께서는 최근년간 농사가 잘 안 되어 쌀을 다른 나라에서 들여오고 있는데 계속 그렇게 할 수는 없으며 그런 방법으로는 인민들에게 안정된 생활을 보장해 줄 수 없다고 지적하시였다> 사병들이 알면 큰 충격 金正日은 외국에서 쌀을 지원받는 문제도 결국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은 1999년 신년 공동사설에서 『감자 농사에서 혁명을 일으킬 것』을 강조한 것을 비롯, 감자 농사에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이는 金正日이 감자 증산을 새로운 식량문제의 돌파구로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金正日은 1998년 10월과 1999년 11월 감자 농사 본보기 단위인 양강도 대홍단군을 세 차례나 현지 지도를 하는 등 감자 증산을 독려했다. 이처럼 북한이 감자를 식량난 타개를 위한 제3의 主食(쌀과 옥수수에 이어)으로서 부각시키고 있는 이유는 감자는 고산지대에서 잘 자라고 기후 영향도 적게 받아 전체 국토면적의 80% 이상이 山地로 이루어진 북한의 지형적 특성을 고려할 때 재배에 적합한 저온성 작물이기 때문이다. 金正日의 「대홍단 현지지도」를 강조하는 대목이 「학습참고자료」에도 나온다. 1998년 3월 金正日이 백두산 기슭에 있는 양강도 대홍단군을 찾아 「감자농사혁명」을 부르짖으면서 감자 농사의 본보기 단위로 지정한 사실을 말하고 있다. <북방의 차디찬 날씨도 마다하지 않으시고 여러 차례에 걸쳐 대홍단벌을 찾으시여 종자혁명ㆍ감자 농사 혁명의 불길을 지펴 주신 분도 최고사령관 동지이시다> 이 문건을 살펴본 북한군 대위 출신의 金聖玟(김성민ㆍ41)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은 『「학습참고자료」는 하사관을 포함한 간부뿐만 아니라 일반 병사들까지 보는 자료인데, 金正日이 식량난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사실을 말단 병사들이 알게 된다면 이것은 분명 충격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장교들의 경우, 북한의 식량사정을 암암리에 알고 있지만, 사병들은 식량이 끊이지 않고 공급되기 때문에 식량난을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학습참고자료에는 「남조선」이라는 명시를 하지 않았지만 외국에서 쌀을 들여온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기 때문에 병사들은 「장군님이 식량난을 是認(시인)할 정도로 심각하단 말인가」라고 할 것입니다』 2002년 5월 북한을 탈출해 그해 6월 한국으로 귀환한 陳龍規(진용규·32)씨는 원산항에 도착한 지원식량의 분배, 인수인계 작업을 현장에서 지휘한 「제1지구 사령부」 작전부 부부장의 운전병이었다. 그는 月刊朝鮮 10월호와의 인터뷰에서 『金正日이 북한주민에게 지원되는 쌀을 북한군대로 빼돌리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무기 掃除를 어김없이 하라」 金正日이 北核문제로 조성된 한반도 긴장의 책임을 미국에 돌리고 이를 이용해 북한군의 내부 결속을 다지는 대목도 눈에 띈다. <오늘 우리는 격전 전야의 긴박한 정세가 조성된 환경에서 농촌지원 전투에 떨쳐나섰다. 최근 미제는 우리에 대한 핵선제 타격과 군사적 선택권을 공공연히 떠벌이면서 정세를 전쟁 접경의 초긴장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싸움은 항상 예고없이 일어난다. 지금 이 시각도 적들은 우리가 조금이라도 해이된 기색을 보이면 순간에 모든 것을 뒤집어 엎고 우리를 집어 삼키려고 꾀하고 있다> 金正日은 「농촌지원전투」 기간 중 흐트러지기 쉬운 전투준비 태세에 경각심을 일깨우고, 모내기철에 무기 보관ㆍ掃除(소제: 먼지나 더러운 것 따위를 떨고 쓸고 닦아서 깨끗이 함-필자 注)도 강조하고 있다. <군인들이 농촌지원 전투에 동원되였다고 하여 전투적 긴장성을 늦추고 생활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싸움은 군인들이 농촌지원 전투에 동원된 기간에 일어날 수도 있다. 군인들은 언제든지 동원될 수 있게 전투적으로 긴장하게 일하면서 생활해야 한다. 농촌전투를 하는 시기는 대체로 봄철과 여름철인 만큼 무기ㆍ장구류 보관 관리를 잘하지 못하면 녹과 오물이 많이 생길 수 있다. 군인들은 아무리 작업이 긴장하다고 해도 무기掃除를 어김없이 해야 하며 무기ㆍ장구류들을 규정대로 보관 관리해야 한다> 이 자료는 우리 정부와 그동안 북한을 지원했던 全세계 구호단체를 향해 의문을 던진다. 1995년 5월 북한이 외부사회에 처음으로 식량부족을 인정하고 지원을 요청한 이후, 한국 정부와 세계식량기구(FAO), 국제적십자사연맹(ICRC) 등의 국제기구가 지원 및 구호활동을 벌여 왔다. 이 「학습참고자료」를 검토하면 그동안 지원된 각종 쌀과 밀가루, 옥수수 등의 식량이 과연 어디로 흘러갔는지 짐작할 수 있다. 人民들이 굶어 죽어 가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는 金正日은 오늘도 전쟁 備蓄米(비축미)를 저장하는 「제2호 관리소」를 지키기 위해 삼중 전기 철조망을 설치하고,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경비병에 군견 5~6마리를 배치하고 있다. 金大中 정부의 對北 사업을 이어받은 盧武鉉 정부의 정책 담당자들이 이 자료의 의미를 곰곰이 되새겨 봐야 할 시점이다.●

입력 : 200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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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msi@chosun.com 기자클럽 「Soldier’s Story」는 국내 최초로 軍人들의 이야기를 전문으로 다루는 軍隊版 「피플」지면입니다. 「Soldier’s Story」에서는 한국戰과 월남戰을 치룬 老兵들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후손들에게 전하는 전쟁의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합니다. 또한 전후방에서 묵묵하게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軍人들의 哀歡과 話題 등도 발굴해 기사로 담아낼 예정입니다. 기자클럽 「Soldier’s Story」에 제보할 내용이 있으시면 이메일(gomsichosun.com)로 연락주십시오.
댓글달기 1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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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08-04-22)

    발음하기 편한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감기를 /강기/라고 발음한다든지, 담임을 /다님/으로 한다든지, 편하게 하려고 하면 끝도 없는 것 같습니다. ㄴ다음에 ㅁ이 오는 발음은 사실 앞에 ㄴ을 ㅁ으로 발음하면 편하기야 하죠. 전병, 한 물, 잔머리 발음해보세요.. /점병//함물//잠머리/이거 아니죠? 항상 소리내기 편한 쪽이 표준어는 아닌 것 같습니다.

  • 김친구 (2007-10-25)

    짜장면...자장면.....은 왜그런지여??? 이름이란 문법이라기보다 모두가 부르는대로 부르는게 맞지 않을런지여?

  • 이상흔 (2007-10-25)

    어느 코메디언이 10여년 전 짜장면이 아니라 '자장면'으로 해야 한다며 캠페인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언론도 이에 동조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계속 '짜장면'으로 발음했는데, 이는 짜장면이 발음하기 편하기 때문입니다. 꼭 '자장면'이 맞다는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모두가 사용한다고 해서 명백히 잘못된 것을 그냥 넘어가서는 안됩니다. 제가 예를 든 효과와 관건은 경우는 좀 다른 경우입니다. 최근 '저희'라는 말을 '우리'의 대용으로 아무때나 쓰는데, 이처럼 명백히 잘못 된 것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합니다.

  • 김동연 (2007-10-25)

    언제부터인가 아나운서들이 효과발음에 상당히 신경을 쓰더라구요. 제 생각도 효꽈라고 하는게 더 편한거 같아요. 듣기에도 시원하고요

  • 백선균 (2007-10-25)

    일반적으로 단어는 발음할 때, 표기할 때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우리말에서 그렇습니다. 알파벳을 쓰는 언어에서는 뜻을 달리하거나 발음할 때 불편하면 아예 철자를 바꾸거나 고쳐왔습니다. 영어의 고어들을 살펴보면 hath→has, ‘I’를 아이로 발음할 때 어미에 e를 붙여줍니다. 이와 같이 알파벳 단어는 오랜 시간을 두고 발음에 가까운 철자를 정리해왔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없지 않을 것입니다.

  • 백선균 (2007-10-25)

    갑자기 많은 예가 떠오르지 않고 지면이 그렇습니다만 표기가 발음의 정리라면 문법은 어법의 정리입니다. 거기엔 일정한 규칙이 있습니다. 독일어가 특히 그런 것 같습니다. 얼핏 淺學薄識의 주장입니다만 알파벳 단어는 엑센트로 해서 뜻이 달라지지 않는 대신(?) 우리말은 철자를 고치지 않고 발음에 역점을 두어 뜻을 달리하거나(특히 한자단어) 그 뜻을 두드러지게 하는 특징의 언어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 백선균 (2007-10-25)

    재미난 연구과제가 될 것 같습니다. 본문 중 억지도 ‘억찌’로 발음해야 그 뜻이 도드라질 것 같습니다. 억지는 떼 쓰는 것(발음에 힘을 주어야!)이므로… 아뭏든 온갖 사물이 그렇듯 발음습관은 중요하고, 그 습관을 따라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외국에 오래 살다 보니 발음, 표기 모두 얼치깁니다.

  • 백선균 (2007-10-25)

    저의 표현 중 엑센트를 된 발음으로 고치면 저의 전하고자 하는 뜻이 좀 더 분명해질 것 같습니다.

  • 이상흔 (2007-10-25)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우리말에는 고저장단이 중요한 단어가 무척 많은데, 요즘 이를 무시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어쨌든 '효과'처럼 이상한 국어 이론에 얽매어 '어거지(부자연스럽게)'로 발음하라는 것 자체가 이미 엉터리입니다.

  • mgyun1 (2007-10-25)

    아마도 국어학자들의 무식함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현상이랄까.

  • 이규현 (2007-10-25)

    효과 - 사과, 관건 - 본관 된소리로 되지 않는 단어도 있네요.

  • 이상흔 (2007-10-25)

    발음의 순리를 따르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래서 위에 후기에 '물고기'와 '불고기' 에 대한 질문을 던져 놓은 것입니다.

  • 이규현 (2007-10-25)

    순우리말단어와 한자단어를 구분해서 살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순우리말단어에서는 전통의 사이시옷 규칙이 조금 흐트러지는 현상이 보입니다. 예를 들어 나무가지와 나뭇가지 가운데 어느 것이 맞을까요 ? 한자식단어 가운데 특히 일본어에서 유래된 단어들이 된소리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효과, 성과, 인사고과, 관건, 헌법, 민법, 준법, 도로교통법 등입니다. 옛부터 전해오는 한자단어들, 예를 들면, 본관, 사과, 본가, 관군 등은 부드럽게 소리납니다. 자장면과 짜장면의 사례는 현대사회의 된소리화 흐름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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