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NewsRoom Exclusive

『악이 승리하는 유일한 방법』

오동룡  월간조선 기자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하기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CBS 기자 빅터 휙(Victor Fic)씨의 북한 생체실험 비판 영국의 BBC방송은 지난 2월 1일 북한이 정치범 수용소에 수용된 부녀자와 어린이 등을 대상으로 화학무기 생체실험을 실시한 문건을 입수했다고 보도했었다. 이에 대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2월 5일 『북한이 정치범을 대상으로 화학무기 생체실험을 실시했다』는 서방언론의 보도와 관련, 『미국의 황당한 모략선전』이라고 일축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사 기자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미국은 최근 우리가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화학무기 실험을 했다」는 황당무계한 여론을 내돌리면서 탈북자들을 내세워 국회청문회를 연다고 부산을 피우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빅터 휙 기자는 지난 2월 2일 「채널 이슬람 인터내셔널(Channel Islam International)」과 북한 주민의 인권 위기에 대한 인터뷰를 가졌다. 캐나다 인인 그는 CBS방송 서울특파원으로 활약하면서 기타 매체에도 글을 쓰고 있다. 「채널 이슬람 인터내셔널」은 南阿共의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방송사로 全세계 120여개국에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이 인터뷰는 「Asian Horizons(아시아인의 전망)」이란 그의 주간 프로그램에 방송된 것이다. 다음은 인터뷰 全文을 기자가 발췌, 번역한 것이다. 에브라임: 빅터씨, 최근 BBC가 북한에서 진행되는 참혹한 인권유린을 주장하는 보도를 접했습니다. 보도 내용은 어떤 것이었나요? 빅터 휙: 지난 일요일 BBC는 북한 독재정권이 독가스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일가족 전체를 몰살하는 무자비한 실험을 자행하고 있는 실상을 방송했습니다. 한 가족이 실험실에 갇힌 채 독가스가 주입되어 죽어갔고 과학자들은 천정 유리 바닥을 통해 그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부모는 자신들이 고통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식들을 살리려고 필사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만, 결국 일가족 모두는 죽고 말았습니다. 실험실에는 새로운 실험대상이 계속 올 것입니다. 그 실험대상들이 한쪽 귀퉁이에서 기다리는 동안, 이미 죽은 가족들의 시체는 방 중앙에 아무렇게나 쌓아올려질 것입니다. 이게 그 보도의 주요 내용입니다. 에브라임 : 그 보도가 사실인가요? 빅터 휙 : 사실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최근 BBC방송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존재에 대한 토니 블레어 총리의 주장과 관련해 오보한 것이 드러났고 미국도 같은 이슈에 대해 과장보도한 측면이 있습니다. 폐쇄된 독재정권에 대해 보도할 때 종종 나타날 수 있는 실수입니다. 독재정권의 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기는 대단히 어렵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그동안 북한에서 너무나 끔찍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기에 이에 대한 책임을 북한정권에 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북한에 기근이 발생해 100만명 이상이 죽었고, 20만명 가량의 죄수가 수용소에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종합해 볼 때 북한 정권을 비판하는 많은 사람들이 BBC의 이 보도를 사실로 믿을 경향이 높다고 봅니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하는 일은 최선을 다해 후속 취재를 해나가야 한다는 겁니다. 에브라임: 희생자들은 누구인가요, 그곳에서 박해받는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빅터 휙: 북한 정권은 3가지 계층으로 분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첫번째 그룹은 충성계층, 두번째는 동요계층, 세번째는 적대계층입니다. 충성계층은 최고의 직급에서 식량을 배급받고, 동요계층은 끊임없는 감시하에 있습니다. 반면, 적대계층은 많은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들은 대개 출신배경을 의심받는 계층입니다. 예를 들어 북한에 독재정권이 수립되기 전인 日帝 강점기에 그들의 할아버지가 친일활동을 했거나 그들 자신이 공개적으로 북한체제를 비판했기 때문입니다. 20만명 또는 그 이상의 북한주민이 수용소에 보내진 것은 북한에서는 가족 구성원 중 한사람만의 잘못으로도 온가족이 처벌받는, 연좌제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에브라임: BBC의 보도 내용이 한국에도 알려졌나요? 빅터 휙: 그렇다고 봅니다. 코리아 헤럴드라는 한 영자지는 1면에 보도했고, 한국인 친구들이 국내 일간지에도 보도됐다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에브라임: 한국의 반응은 어땠나요? 빅터 휙: 글쎄요, 이상하기도 하고 헷갈리는 부분도 있습니다. 북한 생체실험 보도는 남한에서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보도를 통해 남한의 보수세력들이 북한이 얼마나 악의 정권이고 결국 북한은 믿을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핵위협에 타협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해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보세력들의 침묵은 눈에 뜨일 정도입니다. 과거 냉전시대 수많은 한국인들은 반동적인 독재자를 지지하기 위해 미국에 저항했습니다. 문제의 두 독재자(?)는 1만명 가량을 죽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행위는 결코 용인될 수 없습니다만, 북한의 실상은 훨씬 더 참혹합니다. 그럼에도 남한의 좌익들은 이것을 쟁점화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일부 진보주의 지도자들은 근거가 빈약하다거나 심지어 일종의 선전선동술이라고까지 말합니다. 마치 1930년대 스탈린 치하 시절 우크라이나 지방에서 매일 2만5000명이 죽어나갔음에도 이를 기근현상이라고 주장한 것이나 1937년 중국 난징에서 일본 우익인사들이 수천명의 중국인을 학살하고도 이 사실을 부정한 것을 연상케 하는 대목입니다. 에브라임: 한국 정부는 어떻습니까? 빅터 휙: 한국정부의 행동 또한 미심쩍은 부분이 있습니다. 盧武鉉 대통령은 자유주의자입니다. 그는 한때 인권변호사로 보수진영과는 반대되는 입장을 취했습니다. 그가 북한을 압박하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인 것 같습니다. 평양과의 관계가 틀어지는 것을 염려하기 때문이거나 그의 화해정책이 위태로워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에브라임: 이 이슈에 대해 인권운동가들은 누가 나서고 있습니까? 빅터 휙: 지도자들의 상당수가 사실 한국계 미국인들이고, 흔히 선교사나 일반인, 교회 관련 인사, 그리고 NGO단체들입니다. 이 주제와 관련한 인터넷 사이트가 있는데, 바로 「조선저널」(www.chosunjournal.com)입니다. 이 사이트에 들어가면 북한 인권 유린에 대한 많은 자료들을 읽을 수 있고, 다른 사이트들도 링크돼 있습니다. 에브라임: 운동가들이 위험에 처하지는 않나요? 빅터 휙: 그렇다고 보지 않습니다. 독일인 의사 ꡐ노르베르트 폴러첸ꡑ은 북한에서 영웅대접을 받았던 사람으로 북한정권은 그가 북한 환자들을 치료했다는 공로로 그에게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폴러첸은 북한 내 인권유린 사실을 알게 되었고, 북한 정권에 등을 돌렸습니다. 지금 그는 북한 정권과 싸우고 있습니다. 얼마 전 그는 북한에 라디오를 풍선으로 띄워 북한에 보내려고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전투경찰들이 그를 잡고 구타해 땅바닥에 쓰러트렸습니다. 난폭하게 내동댕이쳐진 그의 모습을 사진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경찰들은 바로 盧武鉉 정부의 지시에 의해 그런 행동을 했던 것인데, 참 아이러니칼합니다. 에브라임: 남아프리카의 인종차별정책이 엄존했을 때, 소련이란 나라가 존재할 때 많은 사람들은 그러한 곳에서 변화가 일어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그것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이런 점을 볼 때 북한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해 어떤 조치들이 취해져야 하지 않을까요? 빅터 휙: 동감입니다. 우리가 행동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원칙을 저버리는 사람이 될 것이고, 위선자가 될 것입니다. 우리의 이러한 유약한 모습에 북한 정권은 우리를 더 이상 중요하게 생각지 않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독재자에게 맹공을 퍼붓지 않는다면 그들은 더 많은 사람들을 죽일 것이고, 무고한 사람들이 더 많은 고통을 당할 것입니다. 우리는 인권보호를 위한 정책을 공들여 수립해야 하며 이것이 허무한 결과를 낳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이미 이러한 일들은 남아공과 소련 등에서 이뤄진 바 있고 마땅히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존 스튜어트 밀은 『악이 승리하는 유일한 방법은 선한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

입력 : 2004.02.29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사진

오동룡 ‘밀리터리 인사이드’

gomsi@chosun.com 기자클럽 「Soldier’s Story」는 국내 최초로 軍人들의 이야기를 전문으로 다루는 軍隊版 「피플」지면입니다. 「Soldier’s Story」에서는 한국戰과 월남戰을 치룬 老兵들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후손들에게 전하는 전쟁의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합니다. 또한 전후방에서 묵묵하게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軍人들의 哀歡과 話題 등도 발굴해 기사로 담아낼 예정입니다. 기자클럽 「Soldier’s Story」에 제보할 내용이 있으시면 이메일(gomsichosun.com)로 연락주십시오.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