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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회장이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면 잃는 것들

사면에 목을 매는 이유?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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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그룹 회장은 2014년, 횡령 배임 등으로 유죄를 받은 뒤에야 22년 만에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일본은 대표이사가 검찰 조사 뒤 기소되면 이사회에서 곧장 해임 절차를 밟는 것이 관행이란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은 그와 관련된 회사에 몸을 담을 수 없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 2014년 집행유예를 선고받자 모든 한화 계열사 대표이사에서 사임했다. 지난 2014년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유죄를 받은 최태원 회장은 그룹 내 ㈜SK, SK이노베이션 등 계열사의 모든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했다. 횡령, 배임, 탈세로 유죄가 선고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 2014년 CJ㈜와 CJ제일제당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1994년에 등기이사로 선임된 이후 22년 만이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지난 2008년 이른바 ‘김용철 사건’이 불거졌을 때 삼성전자 등기이사에서 사퇴했다. 물론 이들 재벌그룹 회장은 형 기간이 만료되거나 ‘사면’을 받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회사 등기이사로 속속 복귀한다.
 
 
하지만 제아무리 재벌그룹 회장이라고 해도 ‘대표이사’ 혹은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는 것은 굉장히 귀찮은 일이다.
 
 
우선 이들이 대외적으로 내밀 수 있는 명함이 없다. 통상 재벌그룹 회장들은 ‘chairman’(의장)이나 ‘president’(회장)라는 직함을 사용한다. 하지만 회사에서 물러나면 더 이상 이 명함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들에게 법적으로 주어진 권리는 주주(share holder) 정도뿐이다. 재벌그룹 총수들이 구속될 때마다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해외 신 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목소리를 내는 이유다.
 
둘째, 대표이사(등기이사)에서 물러나면 회사에서 제공되는 모든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여기에는 개인 비서나 자동차, 운전기사도 모두 포함된다. 그룹에는 통상 회사의 업무와 상관없이 회장 개인을 보좌하는 비서실이 있다. 비서실은 재벌 회장의 개인적인 은밀한 업무도 모두 관장한다.
 
K그룹 비서실에서 20여 년간 근무한 한 관계자의 얘기다.
“회장 비서실의 업무는 딱 하나로 규정할 수가 없습니다. 회장의 회사 업무 보좌, 해외 출장길 동행, 출퇴근 수행 등 루틴한 업무는 기본입니다. 업무 이외에 회장 개인 사교모임 및 취미활동 지원, 사모님과 자제분들에 대한 회장 가족의 잡무도 봐야 합니다. 비서실 내부에서 일어난 일을 발설하지 않는 것은 0순위 법칙일 정도로 개인적인 업무가 많죠.”
하지만 재벌 회장이 대표이사(등기이사)에서 물러나면 법적으로 회사 직원을 자신의 비서로 쓰거나 운전기사로 둘 수 있다. 회장이 아닌 ‘자연인’ 자격으로 개인 비서와 운전기사를 둬야 한다.
 
셋째, 법인카드 이용, 계열사 골프장 이용, 회사 차량 이용 등도 모두 불가능하다. 법인카드와 회사 차량 제공은 재벌 회장이 주주여서 주어지는 혜택이 아니다. ‘대표이사’이거나 회사에 등재된 ‘등기이사’이기 때문에 주어지는 혜택이다. 따라서 아무리 그룹 회장이라고 치더라도 회사의 공식적인 자리에서 물러나면 법인카드와 회사차는 즉시 반납해야 한다. 그룹이 소유한 골프장 이용도 제약이 따른다. 골프장은 통상 ‘법인 회원’을 모집해 그룹의 계열사들이 일정 구좌를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회사 업무에서 손을 뗀 재벌 회장이 자유롭게 드나들기란 어렵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은 재벌 회장이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도 어느 정도 종전의 지위를 누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다들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글=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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