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제9회 사이펀 문학상’에 시인 김정수

부산지역 시전문지 《사이펀》에 1년간 실린 작품 중에서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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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시전문지 《사이펀》과 김정수 시인

부산에서 발행하는 계간 시전문지 《사이펀》(발행인 배재경) 2024년 ‘제9회 사이펀 문학상’ 수상자로 시인 김정수를 선정했다.

 

선정작은 김정수 시인이 2023년 겨울호에 발표한 시 ‘진학’이다. 1년간 《사이펀》에 발표된 신작시들 중에서 작품을 골랐다. 상금은 500만원.


심사를 맡았던 시인 강은교(동아대 명예교수)는 "최근의 현대시가 시인의 내면보다는 외형적인 이미지의 중첩이나 언어의 자중지란이 많은 편인데 김정수 시인의 시는 조용히, 슬그머니 사유적 깊이를 담아가는 부드러움이 돋보였다"며 "김정수 시인이 오랜 시 작업을 해왔다는 반증"이라고 평했다.


시잡지 《사이펀》은 문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만의 시세계를 꿋꿋히 발전시켜온 시인들을 격려하고자 2016년 창간 이후 매년 ‘사이펀문학상’을 시상해 왔다.


시상식은 12월 14일(토) 오후 4시 부산일보 소강당에서 열린다. 한편 2024년 《사이펀》 신인상으로 정이원(45·경남 남해), 제송희(67·경남 양산)씨가 선정됐다. 다음은 선정작 ‘진학’이다.



  진학


-김정수

 

 

어린 시의 손을 잡고 외출했어

구름이 측백나무 가지에 내려온 

궂은날이었지


종일 집에서 칭얼대던 어린 시는 

기분이 좋아졌는지

그림책처럼 쫑알거렸어


학교 운동장은 질척거렸지

소금쟁이의 물웅덩이엔

하늘이 거꾸로 처박혀 사부작거렸지 


어린 시가 물을 첨벙 밟아대자

구름과 하늘이 사라지고


옷이 젖고

몸이 젖고


웃음도 젖을 만큼

마음껏 놀고 나니 


양껏 살아 움직이는 것은

온통 흙탕물

몰골이 봐줄만 했어

 

길을 되짚어 

무용담처럼 웃으며 귀가했는데

한바탕 혼이 났지 


세탁기의 세상이 깨끗해지는 동안


욕조에 들어가 구석구석 씻겨주고

새 옷으로 갈아입히자

해맑은 시가 훌쩍 커 있는 거야 


이제 학교에 보내도 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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