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단독으로 의결해 진행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가 19일 국회에서 열렸다. 여야는 청문회 전부터 물리적 충돌을 빚었고, 회의장에서는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놓고 격한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지난 9일 회의를 열어 19일과 26일 탄핵청원 청문회를 열기로 의결했었다. 국회 국민청원 중 청원동의인 5만건이 넘는 청원은 자동으로 관련 위원회에 회부되는 청원제도가 근거다. 

청문회가 열리기 전 국민의힘 의원들은 여당 의원들은 청문회에 반대하며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실 앞에서 규탄 시위를 벌였다. 또 정청래 위원장과 법사위 야당위원들이 회의장으로 입장할 때는 여야 의원과 보좌진, 취재진 등이 뒤엉키면서 일부 의원과 직원이 다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날 청문회는 청원에서 열거한 대통령 탄핵 사유 중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증인으로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등 22명이 채택됐다.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신원식 국방장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등 6명은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나오지 않았다.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 등 대통령실 인사들은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청문회에 응할 수 없다며 출석을 거절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공격을 퍼부었다. ''VIP 격노설'이 제기된 당일 대통령실 번호 '02-800-7070'의 통화내역을 집중적으로 추궁하며 의혹의 핵심이 윤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해당 번호의 고객명은) 대통령 경호처 번호라고 알려져 있는데 대통령이 직접 통화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의 박지원 의원도 "02-800-7070 이 번호로 누가 전화했는지 밝혀지면 그 사람이 범인"이라고 했다.  이성윤 의원은 "이 모든 것이 윤석열 대통령 때문"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증인으로 나와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애초 회의에 불참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일단 참석해 청문회의 부당성을 알리는 데 주력하기로 하고 반격에 나섰다. 국민의힘측은 채상병 사건 수사 논란은 박정훈 대령의 자의적 판단일 뿐, 대통령실은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탄핵청원 청문회가 탄핵을 논란거리로 만들어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를 '방탄'하려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다수 국민이 이재명 대표의 범죄 혐의를 덮으려고 하는 것이 아닌지 강하게 의심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대통령실에서 어떤 외압을 행사했다고 하는 구체적인 사건 내용이 밝혀진 것이 전혀 없는데 탄핵 사유로 들어가 있다"며 청문회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회의 중 여야 의원 간 고성은 계속됐다. 민주당 소속인 정 위원장은 주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발언권 중지 및 퇴장 조치 등을 경고하고 나섰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탄핵 청원 청문회는 1,2차 두 차례로 예정돼 있으며 2차 청문회는 26일 열린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