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주재 북한대사관의 리일규(사진, 52) 정치 담당 참사(참사관)가 최근 한국으로 망명해 정착한 사실이 확인됐다. 

16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리 참사는 지난해 11월 초 아내와 자녀를 데리고 국내로 입국했다.

<조선일보>는 16일과 17일 리 참사 인터뷰를 공개했다.  리 참사는 1999년 외무성에 입부했으며, 2019년 4월부터 쿠바 주재 정치 담당 참사를 지냈다. 2011년 9월~2016년 1월에 이어 2019년 4월~2023년 11월까지 쿠바에서 총 9년을 근무했다고 알려졌다.

지난해까지 그의 주요 임무는 한국과 쿠바의 수교를 저지하는 것이었다고 알려졌다. 북한의 '형제국'으로 불리던 쿠바는 올해 2월 한국과 전격적으로 수교를 맺은 바 있다.

리 참사는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외무성 대표부지도과 부국장의 뇌물 요구와 부당한 업무 평가로 인해 탈북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주민들이 한국 국민들보다 더 통일을 갈망하고 열망한다며 "내 자식이 미래가 좀 더 나은 삶을 누리려면 답은 통일밖에 없다는 생각을 누구나 다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오늘날 김정은 체제는 주민들 속에 남아있던 그 한 가닥의 희망마저 무참히 뺏어버렸다"며  "북한에는 2인자도 없고 최고 존엄과 2500만명의 노예뿐"이라고 말했다. 

외교관의 탈북이 확인된 건 2019년 7월 조성길 주이탈리아 대사대리, 같은해 9월 류현우 주쿠웨이트 대사대리 이후 처음이다.

한국에 온 북한 외교관 중 가장 고위급으로 2016년 귀순한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탈북 당시 주영국 북한 공사)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일규 참사는 나와 내 아내, 내 아들들이 다녔던 평양외국어학원을 다닌 동문"이라며 "그는 북한 외무성에서 김정일, 김정은도 알아주는 쿠바 전문가였다"고 밝혔다.

글=권세진 월�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