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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편집장이 요약해 주는 월간조선 2024년 5월호

'무너진 보수,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총선 분석, 한동훈의 앞날 등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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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끝나고 5~7일 후에 나오는 《월간조선》은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총선 승패 원인 분석, 향후 정국 전망, 총선 화제의 인물....이런 기사들은 신문이나 방송에서 이미 다 다루기 때문입니다. 다른 매체들과 차별화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번 총선의 경우 《월간조선》의 주된 독자인 보수층에게 특히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와서 책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저는 이번 4.10총선의 결과는 단순히 국민의힘이라는 보수정당이 하나의 총선에서 패배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보수정치세력의 총체적 위기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독일이 전쟁에서 패하고 모든 것이 폐허가 됐던 ‘독일 0년’처럼, 2024년은 ‘대한민국 보수 0년’이 아닐까요?그래서 이번 《월간조선》 5월호는 보수의 현실을 짚어보고,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 보수를 재건할 것인가라는 화두를 던져보려 노력했습니다. 저희라고 무너진 보수를 다시 일으켜 세울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무엇인가를 해 보려는 몸짓은 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누구를 탓하고 욕하기보다는 보수의 현실을 되돌아보며 자성하고 희망을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우선 ‘편집장의 편지’에 그런 제 마음을 담았습니다.

메인 기사로 광주(光州) 동구‧남구을에서 출마해 고군분투했으나 결국 낙선한 박은식 국민의힘 후보 동행 취재기를 내세운 것도 그래서입니다. 저는 여러 해 동안 페이스북을 통해, 또 오프라인 모임 등을 통해 박 후보를 지켜봐왔습니다. 젊고 잘 생긴 호남 출신 의사로 지난 대선 당시 광주에서 윤석열 후보 유세를 했고, 비대위원을 지낸 박은식 후보는 이번에 원하기만 하면 비례대표나 서울 강남지역 공천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안 되는 줄 알면서 광주로 내려가서 고향 광주를 향해 ‘대한민국을 위해 광주가, 호남이 변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는 ‘헌신하는 새로운 보수’의 본을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험지(險地)’라는 말로도 모자라는 광주에서 보수의 깃발을 들고 애썼던 이야기, 특히 그 어머니의 이야기가 가슴 짠합니다. 이경훈 기자가 썼습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보수가 무엇을 반성하고 무엇을 고쳐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글들로 특집을 꾸몄습니다. ‘흙수저’ 젊은 동양철학자 임건순씨는 늙은 건물주와 퇴물판검사들이 집토끼들을 상대로 벌이는 ‘인질정치’를 그만 두고 소외받는 청년들과 지지 계층부터 확실히 챙기는 정치를 요구합니다. 젊은 보수주의 활동가인 조평세씨는 1964년 대선에서 배리 골드워터를 내세웠다가 참패했던 미국 공화당이 청년보수운동과 싱크탱크 운동 등을 통해 자유주의자-보수주의자-복음주의자들의 ‘빅 텐트’를 만들어내고 16년 후 ‘레이건 혁명’을 이룩한 얘기를 썼습니다. 일본 전문가인 유민호씨는 2009년 민주당에 참패한 후 몰락할 것으로 예견됐던 자민당이 ‘빵의 정치’를 매개로 불과 33개월만에 정권을 탈환하고 자민당 1강 체제를 굳히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좌파운동권 출신의 북한인권운동가인 도희윤씨는 ‘반짝 운동’으로 자리를 노리는 우파 시민운동가, 우파시민운동을 ‘대통령실 외곽경비대’ 정도로밖에 안 여기는 우파정권의 단견을 꼬집었습니다.

원로 소설가 복거일 선생님은 이번 총선의 패인을 전반적으로 짚으면서 그래도 ‘중국에 대해 자주적이고 합리적인’ 정책을 펴온 윤석열 대통령을 애국시민들이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합니다.
 

4.10 총선 특집 기사 가운데는 박희석 기자의 ‘호남정치의 소멸’ 기사가 특색 있는 관점을 보여줍니다. 이번에 민주당이 호남에서 전 의석을 석권한 것은 DJ도 이루지 못했던 일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그러면서도 민주당 내에서 변변한 발언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변방으로 밀려난 ‘호남 정치인’들의 현실을 짚어보는 기사입니다.

권세진 기사는 총선 참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차기 보수 대권 주자감으로 가장 유력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앞날에 대해 썼습니다.

그동안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불리한 증언들을 해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김광주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얼마 전 《당신들의 댄스 댄스》라는 책을 펴낸 유 전 본부장은 총선 결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자신이 해 온 일을 후회하지 않고 있고, 증언을 계속하겠다고 하네요. 


저는 《월간조선》이 국제문제에 대한 관심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위해 미력이나마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는 주재우 경희대 교수 인터뷰가 좋습니다. 중국 전문가인 주 교수는 중국이 화교는 적지만 친중-친북세력이 많은 한국 특색에 맞는 영향력 공작을 해 왔다고 지적하면서, 중국의 영향력 공작에 부화뇌동하는 친중학자들의 민낯을 고발합니다. 중국이 미국, 유럽, 호주 등지에서 영향력 공작을 펼치는 것에 대한 보도나 번역서들은 종종 있었지만, ‘한국 특색의 영향력 공작’에 대한 지적은 거의 처음 있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광주 기자가 썼습니다.

《월간조선》 5월호가 나온 직후, 이란이 드론과 미사일로 이스라엘을 공격했습니다. 얼마 전 이란 현지를 여행하고 돌아온 청년 작가 임명묵씨가 오늘날의 이란을 있게 한 이란의 근현대사와 젊은 층들의 반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공화국’의 신정(神政)독재체제가 강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썼습니다.

전체적으로 나라 걱정하는 기사들이 많지만, 부드러운 기사들도 많이 있습니다.

나이 드신 분들은 서울대 농대 출신들이 결성한 전설의 밴드 ‘샌드 페블즈’를 기억하실 겁니다. 샌드 페블즈가 52대째 이어져오고 있다고 하네요. 김태완 기자가 그 얘기를 썼습니다. 2학년 때 열심히 활동하고 3학년이 되면 무대를 후배에게 물려주고 일상으로 돌아가 자기 인생을 개척하는 것이 샌드 페블즈의 전통이라는 말이 참 가슴에 와 닿더군요.

얼마 전 <파묘>라는 영화가 히트를 쳤지요. 영화 속 배우 유해인씨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대통령의 염쟁이’ 유재철 대한민국장례문화원 대표 이야기도 재미있습니다. 삶과 죽음이란 무엇인지, 마지막 가시는 분을 어떻게 모시는 게 좋은지 등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기사입니다.

정혜연 기자는 ‘대한민국의 희망 스타트업’ 기사를 연재하고 있는데, 이번 달에는 요양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환자(노인)와 그 보호자, 요양 서비스 제공업체를 디지털로 쉽고 편하게 연결해 주는 ‘스마일 시니어’에 대해 썼습니다.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의 요양 서비스 제도와 이용방법, 한계 등에 대해서도 짚었습니다. 연세가 있으시거나, 그런 부모님을 두고 있는 독자들에게 유용한 기사입니다.

《조선일보》 파리 특파원을 오래 지낸 신용석 선생은 요즘 월터로버트슨기념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월터 로버트슨은 미국 국무부 차관보로 한미방위조약의 산파역을 맡았던 분이죠. 신용석 선생이 ‘로버트슨이 본 이승만’이라는 글을 보내오셨습니다.

스승의날은 아직 한 달 가까이 남았지만, 5월호에서 ‘나의 선생님’ 특집을 마련했습니다.  김대진 한예종 총장, 시인 정호승 선생, 원로 언론인 오효진-조갑제 님,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신복룡 전 건국대 석좌교수 등 16분이 오늘의 자신을 있게 한 스승들을 추억했습니다. 팍팍한 세상, 가슴을 따스하게 하는 얘기들이 많습니다.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의 ‘멘토’ 역할을 했던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이 한국경제와 사회 현실을 진단하는 인터뷰도 좋습니다. 

이번 달에는 눈에 확 띄는 특종 같은 건 없어서 아쉽습니다. 하지만 처변불경(處變不驚)의 자세로 독자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오늘과 내일을 고민하는 마음을 담아 책을 만들었다는 것을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세상이 흔들려도 《월간조선》은 흔들리지 않을 겁니다. 많이 응원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입력 : 20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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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어제 오늘 내일’

ironheel@chosun.com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했습니다. 2000년부터 〈월간조선〉기자로 일하면서 주로 한국현대사나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써 왔습니다. 지난 7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이 이룩한 성취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내용을 어떻게 채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2012년 조국과 자유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45권의 책을 소개하는 〈책으로 세상읽기〉를 펴냈습니다. 공저한 책으로 〈억지와 위선〉 〈이승만깨기; 이승만에 씌워진 7가지 누명〉 〈시간을 달리는 남자〉lt;박정희 바로보기gt;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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