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그 시절, 어린이날 울리던 타잔의 포효

"결코 연장자들의 재롱감이나 애새끼여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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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어린이날 기념식 당시 어린이의 공연 모습이다. 사진=국가기록원

대구 《매일신문》 전신인 《남선경제신문》의 195055일자 기사다.

 

<올해는 제5회째의 어린이날을 맞게 되는 것이다. 어린이야말로 나라의 생명 나라의 보배다. 결코 연장자들의 재롱감이나 애새끼여서는 안 된다. 명일을 위하여 그들 자신을 축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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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보는 그제 뉴-대구경북 시간여행 1945~1950(멀티 애드). 오른쪽은 《남선경제신문》1950년 5월 5일 자 기사 ‘오늘은 소년소녀의 날’.


최근 간행한 오늘 보는 그제 뉴-: 대구경북 시간여행 1945~1950(멀티 애드)6.25사변 직전 어린이날 기사가 실려 눈길을 끈다. 73년 전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를 어른의 놀잇감이나 애새끼로 봐서는 안 된다는 신문의 질책이 울림을 준다.

 

<오늘은 소년소녀의 날/ 연장자의 맹성 필요/ 정말 박해는 제거되었나?

아마 이 땅의 어린이처럼 불행한 어린이는 드물 것이다. 어른들이 불행했던 것처럼 아니, 그 이 이상으로 이 땅의 어린이는 불행했고, 또 현재 불행하고 있다. 기나긴 봉건의 암흑 속에서 그리고 혹독한 일제의 탄압 속에서 지금의 어른들이 신랄하게 그 어린 시절을 커온 것처럼 또한 지금의 어린이들은 그렇게 커온 어른들의 압제와 모-든 낡은 유제(遺制) 속에서 다시금 고초를 겪으면서 커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6.25를 거치며 어린이들은 또 한번 깊은 좌절과 고통을 어른보다 더 겪어야 했다. 부모들이 서로 총뿌리를 겨누어 수많은 아사자와 고아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오늘 보는 그제 뉴-의 저자인 박창원 계명대 타불라라사 칼리지 교수는 당시 어린이들은 어른보다 더한 굶주림에 허덕였다식량난이 심해지면서 대구지역 초등생의 절반 정도가 도시락을 못 싼 채 학교로 등교했다고 했다. 아예 굶어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학생도 많았고 출석하는 학생도 처참하기는 마찬가지였다고 설명했다.

 

점심을 굻은 아이 열 명 가운데 둘은 아침에 죽을 먹고 오는 아이였고, 점심을 굶은 아이 절반은 돌아가서 저녁에 죽을 먹었다. 특식 배급 등으로 결식문제를 해결해 왔던 일제 때보다 못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박 교수에 따르면 해방 이듬해 첫 번째 맞은 대구의 어린이날 행사는 달성공원 광장에서 열렸다. 대구 시내 초등학교 학생과 중고등학생, 시민 등 수 만 명이 참석했다. 오후에는 공회당에서 초등학교 아동 연합학예회가 열렸다. 영화관에서는 어린이용 영화가 할인요금으로 상영됐다. 자유극장에서는 타잔의 포효가 인상적인 <타잔의 맹습>을 나흘간 상영했다. 입장요금은 어린이에게 10원을 받았다.

 

박 교수의 말이다.

 

영화 <타잔의 맹습>은 밀림의 왕자 타잔 시리즈로 알려진 영화입니다. 그때의 아이들도 영화관을 나서며 코끼리떼를 불러 모으는 아아~’의 포효소리를 흉내 내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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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검색되는 조니 와이즈 뮬러 사진이다. 오른쪽은 타잔 시리즈 포스터. 사진=구글 캡처


당시의 타잔은 제6대 타잔으로 알려진 조니 와이즈 뮬러(Johnny Weissmuller, 1904~1984)였다. 그는 1924년 파리 올림픽,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에서 모두 4개의 금메달을 딴 스포츠 영웅이다.

조니는 1932년부터 48년까지 모두 12편의 <타잔> 시리즈에 출연했다. 역대 24명의 타잔 배우들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다. 포효하는 ‘아아아아~아아아아’의 괴성이 바로 조니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다만, 해방 직후 국내 상영됐다는 <타잔의 맹습>이 정확하게 어떤 작품을 의미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맹습(猛襲)은 맹렬한 습격이나 공격을 뜻하는 말이다. 원제와 국내 상영 제목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참고로 1943~48년까지 조니의 타잔 작품을 소개하면 이렇다.

 

1943: Tarzan Triumphs〉 〈Tarzan's Desert Mystery

1945: Tarzan and the Amazons

1946: Tarzan and the Leopard Woman

1947년: 〈Tarzan and the Huntress〉

1948년: 〈Tarzan and the Mermaids〉

 

<타잔> 시리즈는 1914년부터 시작되어 2000년대까지 수십 편에 달했다. 타잔 배우도 24명이 거쳐 가며 밀림의 왕자바통을 주거니 받거니 했다. 타잔 시리즈는 1910년대 대중 소설가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Edgar Rice Burroughs)의 원작소설을 영화화하면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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