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일요일 2개 영화 채널에서 동시 방영된 영화 <재심>(2017)

최근 진실화해위 위원에 탈락한 민주당 추천 인사의 재심과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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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개봉 영화인 <재심> 한 장면. 실제 사건인 '약촌 오거리' 살인사건을 다룬 영화였다. 속물 변호사 정우(왼쪽)과 살인 누명을 쓴 강하늘.

일요일인 30일 공교롭게도 영화 <재심>(2017)이 같은 시간대에, ‘OCN Movies2’와 ‘스크린’ 두 영화 채널에서 시간 차이는 조금 있었지만(20분 가량) 동시 방영됐다. 게다가 IPTV 서비스업체인 B TV(SK브로드밴드)에서 ‘OCN Movies2’ 채널은 74번, ‘스크린’은 75번이다.


4월 30일 두 영화 채널에서 동시에 같은 영화를 방영한 것은 단순한 우연의 일치일까.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일까. 

김태윤 감독이 만든 영화 <재심>은 전북 익산에서 발생한 ‘약촌 오거리’ 살인사건을 다룬 영화다. 이 사건은 검찰 과거사에 대한 부끄러운 자화상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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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으로 본 검찰사》(법무연수원 간)

 

《사건으로 본 검찰사》에 담긴 약촌 오거리 살인사건

 

검찰개혁을 외치던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이 2018년 ‘검찰의 정체성 확립과 미래의 역할 정립에 필요하다’며 《사건으로 본 검찰사》(법무연수원 간)를 펴낸 적이 있다. 법무부, 대검 등 유관기관에 책자를 배포하고 법무연수원 교육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책을 만들었다.


이 책에는 해방 후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사건 10개를 선정해 수사와 공판진행 경과, 당시 언론의 평가, 사후적인 학계나 언론의 평가 등이 담겼는데 예컨대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인혁당 사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 등과 함께 ▲약촌 오거리 살인사건을 포함시켰다.


검찰은 《사건으로 본 검찰사》를 통해 “당시 검찰이 어떻게 검찰권을 행사했는지, 당시 검사들이 어떤 수사를 했는지 따져 그 공과가 현재 검찰에 어떻게 투영되고 있는지” 살펴볼 생각이었다. 그러니까 약촌 오거리 살인사건은 검찰의 부끄러운 역사를 상징하는 주요 사건 중 하나다. 이 사건의 내용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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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재심>의 법정 장면이다. 이준영 변호사로 나온 배우 정우

 

2000년 8월 전북 익산시 약촌 오거리에서 택시기사가 흉기에 찔려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이 처음 잡은 용의자는 다방 배달원으로 일하던 16세 최모군이었다. 확실한 유죄 증거 없이 구타로 얻은 자백이 유일한 증거였다. 경찰은 많은 무죄 증거를 묵살했다. 소년은 자신의 혐의를 인정해 법정에서 10년형을 받았다.

 

경찰이 진범을 붙잡은 건 3년 후였다. 범행 일체를 자백받은 경찰은 친구들의 확실한 증언도 확보했다. 경찰은 구속영장을 법원에 올려달라고 검찰에 요구했다. 진범이 이때 법정에 섰다면 최군의 고난은 3년 만에 끝났을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증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진실규명보다 검찰의 잘못을 덮기에 급급했다. 이 사건에서 검찰은 수사지휘권만이 아니라 영장청구권까지 방기했다. 소년은 10년 후 만기 출소했다. 26세 때였다.


최씨는 출소 3년 만인 2013년 광주고법에 “경찰의 강압에 못 이겨 허위자백했다”고 재심을 청구,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그리고 대법원은 진범으로 잡힌 피의자 김모씨에 대해 유죄를 확정했다. (참고 《조선일보》 2018년 3월 28일 자 A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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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재심> 속 정우와 강하늘.

 

영화 <재심>은 정우(이준영 변호사 扮), 강하늘(최모군), 김해숙 등이 열연했다. 242만 명의 관객이 영화관을 찾았고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을 수상했다. 

 

영화 <재심>이 방영된  진짜 이유

 

그렇다면 영화 <재심>이 2개 영화 채널에서 일요일 동시 방영된 것은 무슨 까닭일까.


최근 대통령실이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위원장 김광동) 후임 위원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추천을 받은 허상수 4·3 희생자 및 피해자 유족회 공동대표를 탈락시킨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허 대표가 탈락된 이유는 바로 재심(再審)’ 때문이었다. 그는 전두환 정권 시절인 1980년 당시 노조 활동을 하다 국가보위법 위반 혐의로 해고를 당했고 지난 2021년 법원에 재심을 신청했다.

이 재심을 통해 국가보위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이 허 대표 손을 들어준 것이었다.

다만 다른 죄명인 건조물 침입과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해선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대통령실은 진실화해위 인사검증 과정에서 법원의 선고유예 결정이 국가공무원법상 결격사유로 판단, 허 대표를 진실화해위 위원으로 임명하지 않았다. 만약 2021년 재심을 신청하지 않았더라면 허 대표가 진실화해위 위원에 임명되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결국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제기한 소송이 결국 족쇄가 된 셈이었다.


그러자 민주당은 지난 21일 이수진 원내대변인 성명을 통해 허 대표가 군부독재 정권에게 당한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재심을 신청했지만 오히려 재심 제도를 불이익 근거로 삼았다며 대통령실과 정부를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또 “4·3과 희생자들, 유족에 대한 모욕이라고 했다.

 

민주당 몫의 허상수 대표가 진실화해위에 탈락된 후 재심 문제가 불거지자 일요일(30) 영화 채널 2곳에서 <재심>을 편성해 방영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 <재심>이 다분히 여야 갈등의 정치적인 도구로 활용된 셈이었다.


한편, 허 대표는 자신의 임명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대통령실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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