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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검수완박' 관련 '비명계'의 내로남불 행태

'절차적 문제' 알면서도 '검수완박'에 찬성표 던진 자들이 지금은 '반성' 운운?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thegoo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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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2021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2022년)에 출마했고, 지금은 대표적인 ‘비명계’로서 ‘이재명 체제’를 비판하는 박용진 의원이 최근 헌법재판소가 내린 검수완박법(검찰청법 개정, 형사소송법 개정) 관련 권한쟁의 심판 결정과 관련해서 ‘더불어민주당의 대국민사과’를 주장했다. 


현재 ‘이재명 극성 지지자’인 자칭 ‘개딸’로부터 공격을 받는 ‘비명계’ 이원욱 의원도 “민주당이 수사권 조정법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보여준 민주당 한 의원(민형배)의 꼼수 탈당, 국회법에 근거한 안건조정위의 무력화 절차는 반드시 돌아보아야 할 지점”이라며 “민주당은 삼권분립을 지켜내기 위한 노력과 동시에, 헌재가 제기한 절차적 문제에 대해 반성하고 성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민주당이 ‘강한 의지’에만 몰두하느라 ‘민주당의 내로남불을 심판할 준비가 되어 있던 민심’에는 철저히 무지했음을 알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헌재는 23일, 국민의힘이 제기한 권한쟁의 심판과 관련해서 ‘검수완박법의 처리 과정에 절차적 문제는 있지만, 법률은 유효하다’고 결정했다. 정상적인 사고 방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업는 괴이한 논리를 내세웠다는 비판을 자초한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절차적 문제’란, ‘위장 탈당’이라고 비판받는 민형배 무소속 의원(광주광역시 광산구 을)의 탈당 후 안건조정위원회 참여를 말한다. 2022년 4월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권이 끝나기 전에 검찰수사권을 박탈하기 위해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을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간 첨예한 논란이 진행될 수밖에 없는 해당 법안들이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최장 90일 동안 계류할 ‘위험’을 막기 위해 민형배 의원을 탈당시켜 안건조정위원으로 참여케 했다. 


당시 안건조정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 무소속 의원 1명 등 6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안건조정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는 4명이고, 위원으로 참여하는 무소속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출신 양향자 의원이었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측은 국민의힘이 반대한다고 해도 일방적으로 법안 처리를 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런데 양향자 의원이 ‘검수완박법’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의결 정족수 4명을 채우지 못하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이 바라던 ‘문재인 정권 기간 내 법안 처리’는 요원해졌다. 만일 문재인 정권 기간에 해당 법률안을 처리하지 못한다면, 이후 국회에서 이를 가결해 정부로 이송한다고 해도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수포로 돌아가게 될 상황이었다. 

 

그러자 돌연 민형배 의원이 2022년 4월 20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그는 “수사·기소 분리를 통한 검찰 정상화에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을까 싶어 용기를 냈다.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역할에 대비하려는 뜻”이라고 탈당 이유를 밝혔다. 


안건조정위원 선임 권한이 있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광온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은 민형배 의원을 안건조정위원으로 참여케 했다. 이후 민주당은 곧바로 안건조정위원회를 신청했다. 민 의원의 안건조정위 참여 후 법안 심사와 질의·토론이 모두 생략됐다. 


이후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토론의 기회는 없었다. 헌법재판소는 이에 대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당시 이를 알고도 묵인하는 등 국회법과 헌법을 위반했으며, 이런 불법행위 탓에 소수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됐다”고 판단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안에서는 ‘민형배 꼼수 탈당’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그 중 대표적인 이들이 바로 지금의 ‘이재명 체제’의 문제점을 비판하거나, 직간접적으로 ‘이재명 퇴진’을 얘기하는 소위 ‘비명계’ 또는 ‘소신파’ 이상민, 박용진, 조응천 의원 등이다. 


이상민 의원은 2022년 4월 20일, “이렇게 정치해서는 안 된다”라며 “고민이 있었겠지만, 정치를 희화화하고 소모품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렵고 복잡할수록 원칙대로 정공법으로 가야 한다”며 “헛된 망상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분별력 있게 하자”고 촉구했다. 


박용진 의원 역시 “검찰 개혁의 염원을 이루기 위한 기본적 전제는 국민적 공감대”라며 “검찰 개혁의 필요성과 수사권·기소권의 분리에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지금 우리의 검수완박을 향한 조급함은 너무나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 


박용진 의원은 또 “바둑 격언에 묘수 3번이면 진다는 말이 있다. 비상식이 1번이면 묘수지만, 반복되는 비상식은 통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검수완박을 찬성하는 국민들조차 이건 아니라고 말씀한다. 검수완박을 위한 상황논리, 비상한 결단이라는 말은 제가 보기엔 원칙을 저버린 또 다른 소탐대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국민들은 민주당이 지금 선을 넘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 검찰 개혁 성과의 기본 전제는 국민 공감대였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검찰 개혁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은 “절차적 정당성이 없으면 민주주의가 무너진다는 말이 있다”라며 “국민들의 시선이 두렵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또 “위성정당에 대해 대선 기간 중 이재명 후보가 몇 번 사과하고 반성했는데 얼마 됐다고 이런 탈당 무리수를 감행하나”라며 “검수완박법, 검찰정상화법이 만사를 제쳐놓고 편법을 동원해야 할 만큼 절박한 일인가”라고 되물었다. 


현재 ‘비명계’로 분류되는 이소영 의원 역시 “어제 민 의원이 수사 기소 분리 법안의 신속 처리를 위해 우리 당을 탈당한다는 기사를 봤다. 근래 접한 어떤 뉴스보다도 놀랍고 당혹스러웠다”며 “입법자인 우리가 스스로 만든 국회법 취지를 훼손하고 편법을 감행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민주당과 가까운 의원들을 안건조정위원으로 지정하며 본래의 취지를 훼손한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엄연한 민주당 의원이 탈당해 이 숫자를 맞추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너무나 명백한 편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아무리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입법자인 우리가 스스로 편법적 수단까지 정당화하며 용인해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지금 이들의 과거 발언을 살피는 까닭은 바로 지금 ‘비명계’ ‘소신파’를 자처하는 이들의 ‘내로남불’을 비판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분명히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강행과 ‘민형배 위장 탈당 꼼수’를 비판했다. “원칙대로 정공법으로 해야 한다(이상민)” “원칙을 저버린 소탐대실(박용진)” “절차적 정당성이 없으면 민주주의가 무너진다(조응천)” “너무나 명백한 편법(이소영)” 등의 입장을 밝혔었다.


이런 까닭에 당시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들의 ‘이탈표’를 예상하기도 했지만, 이는 ‘헛된 기대’에 불과했다. 말로는 ‘원칙’ ‘절차적 정당성’ 운운했던 이들은 막상 검수완박 관련 검찰청법 일부 개정안 표결(2022년 4월 30일), 형사소송법 일부 개정안 표결(2022년 5월 3일) 당시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현재 ‘민형배 위장 탈당 꼼수’에 대해 “절차적 문제에 대해 반성하고 성찰해야 한다”고 촉구한, 이원욱 의원 역시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검수완박법’에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그랬던 이들이 지금 와서 다시 ‘절차적 문제’를 언급하며 반성을 하자고 하거나,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전형적인 ‘언행불일치’ ‘내로남불’ 또는 ‘선택적 기억상실증’이란 비판을 자초할 가능성이 있다.  


과연 이런 인사들이 마치 당내 ‘소신파’를 자처하며 ‘이재명 대표’를 향해 쏟아내는 비판은 과연 힘이 있을까. 우리 국민은 이들의 언행을 대체 어떻게 받아들일까. 사실은 모두 같은 부류이면서 그간 ‘깨어 있는 척’ ‘남다른 척’ ‘합리적인 척’ 했다고 비판하지 않을까. 지금은 ‘친명’ ‘비명’으로 갈려 있다고 해도 결국 다 같은 ‘그 당 사람들’이라고 여기지 않을까.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3.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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