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라는 악기는 묘한 매력을 지닌다. 한 번 듣고 나면 누구나 그 연주 세계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연주 기법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우선 변칙적인 튜닝과 피킹 기술로 만든 변화무쌍한 소리를 들으며 치밀한 아르페지오 연주에 기반한 속주 테크닉에 빨려 든다.
그러나 세상에는 그런 기타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한 없이 느리고 한 없이 심금을 울리는 재즈나 블루스 스타일도 있다. 어떤 주법으로 연주하는 기타리스트가 훌륭한 지에 대한 정답은, 단연코, 없다.
이번에도 《헤이, 헤이 마이 록(Hey, Hey, My Rock)》(명작 刊)의 저자인 최영무 씨의 길 안내에 따라 특색 있는 기타 사운드에 빠져 보자.
저자의 친절한 말투를 살려 ‘~습니다’ 체로 전한다.
①강하면서도 우아한 기타 사운드
레드 제플린의 ‘What Is And What Should Never Be’에서 지미 페이지는 기타 사운드가 우아하면서도 동시에 강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합니다. 제프 벡은 ‘Come Dancing’이라는 곡에서 세련되고 강한 기타 사운드를 보여줍니다. 보스턴(Boston)의 기타리스트 톰 숄츠(Tom Scholz)는 ‘Don't Look Back’이라는 곡에서 우아하며 강렬한 기타 사운드가 어떻게 노래를 이끌 수 있는지 증명합니다.

기타리스트 제프 백
1976년 기타리스트 제프 백이 30대 초반에 발표한 앨범 《Weird》의 수록 곡 ‘Come Dancing’은 펑키(Funky)한 스타일을 가진 록과 재즈의 퓨전 연주곡입니다. 그의 기타 사운드는 그루브한 베이스 라인의 리듬을 배경으로 세련되게 진행되다 중간 부분에서 강한 임팩트가 있는 사운드로 변신하죠. 46년 전의 음악답지 않는(?) 곡으로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만의 음악적 영역을 추구해온 그의 변함없는 젊음을 떠올리게 합니다.
②절제되고 감칠맛나는 기타 사운드
부기(Boogie), 루츠(Roots), 컨트리, 블루스 음악 등의 리듬을 잘 섞어 특유의 터치로 간결하게 연주하는 제이 제이 케일(J.J.Cale)의 ‘Cocaine’은 에릭 클랩튼의 팝(Pop)화된 커버곡보다 훨씬 담백하고 감칠맛이 납니다. 원조 펑크 밴드 라몬즈(Ramones)의 기타리스트 조니 라몬(Johnny Ramone)도 ‘Blitzkrieg Bop’이라는 곡에서 펑크 특유의 절제된 기타 사운드를 들려주죠. 호주의 록 밴드 제트(Jet)의 ‘Are You Gonna Be My Girl?’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Are You Gonna Be My Girl?’은 제트의 2000년대 초반 유일한 히트곡으로 밝고, 유쾌하고, 신나는 노래입니다. 굳이 구분을 하자면 얼터너티브한 거라지록이며 기타 사운드는 간결하고 바삭거리며 쫄깃쫄깃한 식감과도 같은 특색이 있어요.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듯한 느낌도 드는데 이로 인해 표절이나 짜깁기 논란도 있었으며 아쉽게도 이들에게는 이를 불식시키는 후속타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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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또박또박하게 치는 기타 사운드
발음하기도 어려운 ‘Bodhisattva’라는 곡에서 스틸리 댄(Steely Dan)의 초기 기타리스트 데니 디아스(Denny Dias)와 제프 백스터(Jeff Baxter)는 또박또박하고 정확한 기타 솔로를 연주합니다. 특이한 개성의 기타리스트 버킷헤드(Buckethead)는 ‘Jordan’이라는 곡에서 이펙트를 사용해 명료한 기타 사운드를 선보입니다.
(☞ 여기서 잠깐!
보디사트바[Bodhisattva]는 보리살타(菩提薩埵)를 뜻하는데 우리에겐 보살(菩薩)로 알려졌어요. 보살은 원래 깨달음을 얻기 전의 석가모니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깨달음을 구하는 사람으로 해석할 수 있어요.)
스틸리 댄의 2번째 앨범 《Countdown to Ecstasy》(1973)
도널드 피건과 월터 베이커를 주축으로 한 퓨전 재즈밴드인 스틸리 댄의 2번째 앨범 《Countdown to Ecstasy》(1973)의 수록곡 ‘Bodhisattva’는 또박또박하게 치는 데니 디아스의 기타 사운드와 이를 받쳐주며 대화하는 제프 벡스터의 절묘한 기타 사운드가 듣기 좋은 Pop Jazz 노래입니다. 제목이 ‘보살’인 이 곡은 후에 토토(Toto)의 기타리스트인 스티브 루카서가 즐겨 커버하였습니다.
④한없이 몽롱한 기타 사운드
지미 헨드릭스는 《레인보우 브리지 Rainbow Bridge》라는 콤필레이션(Compliation) 앨범의 수록곡 ‘Pali Gap’에서 몽롱한 기타 사운드의 극한을 들려줍니다. 험블 파이(Humble Pie) 출신의 기타리스트 피터 프램튼(Peter Frampton)은 ‘Do You Feel Like We Do?’에서 토킹 모듈레이터(Talking Modulator)라는 이펙트를 사용해 보이스(Voice)를 활용한 몽롱한 기타 사운드를 제시합니다. 최근에는 독특한 사이키델릭 밴드 크루앙빈(Khruangbin)의 기타리스트 마크 스피어(Mark Speer)가 ‘Mr. White’에서 한없이 촌스럽고 몽환적인 기타 사운드를 연주합니다.
텍사스 출신 3인조 혼성 네오 사이키델릭 밴드 ‘크루앙빈’
텍사스 출신 3인조 혼성 네오 사이키델릭 밴드 ‘크루앙빈’은 태국어로 ‘비행기’라는 뜻입니다. 2010년대 중반에 60년대의 사이키델릭 록과 태국의 펑크 사운드를 뒤섞어 불쑥 나타났죠. 그들의 데뷰 앨범 첫 곡 ‘Mr. White’를 들어 보세요. 한없이 몽롱하고 이국적이며 어찌 들으면 촌스러움의 극치인 마크 스피어의 기타 사운드는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재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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