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추미애 전 법무장관. 사진=조선DB/뉴시스
윤석열 정부의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치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이 연일 거친 언사를 쏟아내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7월 26일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 측근인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야말로 행정 쿠데타적 발상을 보여주고 있다”며 “보통 80일의 입법예고 기간을 갖는데 4일 만에 전광석화같이 전쟁 치르듯 경찰국을 신설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들이 전광석화 같이 전쟁 치르듯 ‘검수완박’을 밀어붙였던 것은 잊어버린 듯이.
‘윤석열 정권 경찰장악 저지 대책단’ 단장을 맡고 있는 서영교 의원은 “윤석열 정권이 검찰을 장악해 검찰공화국을 만들더니 이제는 경찰을 장악해 경찰국가를 만들어 국민을 통제하고 경찰을 통제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7월24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경찰서장 협의회를 만들고 경찰의 중립성을 논의하는 움직임에 전두환 정권식 경고와 직위해제로 대응한 것에 대단히 분노한다”고 말했다.
반면에 정부나 경찰국 설치를 이해하는 이들은 ‘과거 청와대에 민정수석비서관실을 두고 청와대가 직접 경찰을 통제하던 것을 정상화하는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장을 지낸 김종민 변호사는 “프랑스나 독일에서도 우리나라의 행정안전부에 해당하는 내무부에서 경찰과 관련된 정책, 인사, 예산, 감찰까지 관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세청과 관세청의 경우, 기획재정부 세제실이 관련 법령과 제도를 관장하는 것처럼 중앙부처는 제도와 정책을 관장하고, 외청(外廳)은 집행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법무부도 검찰에 대한 인사권과 예산권은 물론 검찰에 대한 수사지휘권과 감찰권을 갖고 있다”면서 “행정안전부는 경찰에 대해 아무런 지휘권과 감찰권이 없는 것이야말로 기형적 아닌가?”라고 묻는다.
경찰에 대한 통제 필요성에 대해 경찰은 ‘민주적 통제’를 내세운다. 전국경찰서장회의를 주도했던 류삼영 총경은 7월 26일 기자회견을 하면서 “경찰의 민주적 통제는 국민이 해야 합니다”라는 마스크를 쓰고 나타났다. 지난 6월 26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처음으로 경찰국 신설 반대 1인 시위를 벌였던 박송희 총경은 당시 ‘경찰청 중립성 보장. 권력종속 NO 민주통제 YES’라는 구호가 적힌 패널을 들고 나왔다.
이와 관련, 판사 출신인 김태규 변호사는 “경찰이 민주적 통제를 이야기하면서 대통령이나 그 대리인인 행정안전부 장관에 의한 통제를 거부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모순된 행동이거나 민주적 정당성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김 변호사는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이 정당하게 치른 선거를 통해 선출되었고, 그 국민이 자신들의 주권에 터 잡아 대통령에게 통치권을 준 것”이라면서 “그러한 대통령이나 그 대리인에 의한 통제를 민주적 통제가 아니라고 말한다면 이것은 대통령을 독재자로 치부하는 것이거나 국민에 의한 대통령의 선출을 부정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흥미로운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행정안전부에 경찰국을 두는 것을 비판하고 있는 민주당 정치인들이 과거에는 법무부 장관에 의한 검찰 통제는 ‘민주적 통제’라고 역설했다는 점이다.
민주당의 원로로 아직도 당내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노무현 정권 시절이던 2005년 10월 17일 “검찰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의 통치철학을 반영해야 하고,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법무부 장관에 의한 민주적 통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정구 동국대 교수 구속과 관련해 천정배 당시 법무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고 김종빈 검찰총장이 이에 반발해 사퇴했을 때의 일이었다.
문재인 정권 시절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이와 아주 흡사한 주장을 했었다. 추 전 장관은 2020년 1월 3일 취임사에서 “법무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탈(脫)검찰과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에 속도를 내겠다”면서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받들고 국정운영을 보좌하는 법무 분야 최고 책임부처로서 정상적인 위상을 회복해 가겠다”고 밝혔다. 추 전 장관은 “법무부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 것이 ‘검찰의 제자리 찾기’를 위한 필수적인 전제조건임을 분명히 밝혀 두는 바”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이후 수사지휘권 발동, 검찰 인사와 조직에 대한 직접 개입을 일삼던 추미애 전 장관은 2021년 1월 27일 이임사에서는 “사문화됐던 장관의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권한을 행사해 검찰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분명하고도 불가역적인 역사적 선례를 만들어냈다”고 자화자찬했다.
민주당 정치인들이 자기들이 집권했을 때에는 법무부 장관을 통한 검찰 통제가 민주적 통제라고 역설하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받들어’라는 말을 서슴지 않고 내뱉었다. 그러던 그들이 윤석열 정부가 과거 청와대가 검찰과 경찰을 직접 통제하는 장치였던 민정수석비서관실을 폐지하고 행정안전부에 경찰국을 두어 통제하려고 하자 ‘쿠데타’니 ‘경찰통제’니 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