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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직 노동자들 눈물 속에 영업 중인 대전 신세계백화점

신세계 백화점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도 임금 3개월치 받지 못한 노동자들

하주희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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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 대전점 아트앤사이언스


신세계백화점 대전점엔 특별한 이름이 붙어있다. '아트앤사이언스(Art&Science)’ 단순히 쇼핑만 하는 곳이 아니라 과학과 문화, 예술이 어우러진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포부와 의미를 이름에 담았다고 신세계 측은 소개했다.

지난 8월 27일 대전 유성구 엑스포로에 문을 연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는 한달여 만에 대전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를 잡은 듯하다. 1993년 ‘꿈돌이’가 활약한 대전엑스포가 열린 그 곳이 28년만에 다시 북적이게 된 셈이다.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는 연면적 28만4224㎡(약 8만6000평), 백화점 영업면적만 9만2876㎡(약 2만8100평) 규모다. 신세계백화점 중 세 번째로 큰 점포다. 층별로 △지하 1층 식품관·생활·아쿠아리움 △1층 화장품·명품·시계·주얼리 △2층 해외패션·남성럭셔리 △3층 여성패션·남성패션 △4층 스포츠·아동 △5층 영캐주얼·스트리트패션·식당가 △6층 과학관·스포츠시설·영화관·갤러리 △7층 아카데미·키즈카페·과학관·영화관·옥상공원 등이 들어서 있다.

뉴욕 허드슨야드의 맨해튼 타워와 동경의 롯폰기 힐스를 설계한 KPF가 외관 건축설계를 맡았았다. 뉴욕 노이에 하우스·마카오 MGM 호텔을 디자인한 록웰을 비롯해 로만 윌리엄스, 제프리 허치슨 등 세계적 건설사가 인테리어 설계에 참여했다고 신세계 측은 설명했다.

 

화려한 외관엔 일용직 노동자들의 임금 체불이라는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기자는 이 현장에서 근무했던 건설 노동자들 중 일부가 일하고도 임금을 못 받았다는 소식을 접했다. 백화점 건물이 완성된 후에도 밀린 임금, 약 3개월치를 못 받았다고 했다. 올해 1월부터 3달간 일한 임금에 대한 지불분이다.


지난 5월 처음 제보를 받았으니, 벌써 5개월 전에 들은 얘기다. 이들 대부분은 중국 국적의 한족 혹은 조선족 노동자들이었다. 이들은 A인력업체를 통해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건설현장에 투입됐다. 이들은 약 40여명씩 한 팀으로 편성됐는데, 팀 별로 임금 정산을 해줬다고 했다. .

문제는 A인력업체가 임금을 체불하면서 시작됐다. 팁 별로 체불된 임금 지급 협상이 이뤄졌다. 실랑이 끝에 절반만 받고 현장을 떠나버린 팀들이 부지기수라고 했다. 대전 현장 부근에 머무르는데 드는 체류 비용(월세, 식비)은 스스로 내야하니, 협상이 늘어질수록 노동자들에겐 손해이기 때문이다. 이들 중엔 한국어에 서툰 이들이 부지기수였다. 기자에게 제보를 해온 이도, 현장 노동자의 한국인 배우자였다. 한국어에 서툰 이들만 모여있으니 이들을 대신해 인력업체와 협상을 해왔다

급기야 인력업체의 사장이 잠적해버렸다. 제보자가 속한 팀의 일용직 노동자 약 40여명은 3개월치 임금을 받지 못한 채로 방치됐다. 총 2억원가량이다. 이들은 원청인 신세계 측과 협상을 하려했다. 신세계 측은 ‘인력업체에 이미 임금을 모두 지불했다, 인력업체가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걸 어떡하냐’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근로자들의 이야기는 달랐다. 노동자 측의 주장은 이렇다.

‘신세계 측이 인력업체에 지불해야 할 돈이 있고, 그 돈을 필요한 절차를 거쳐 노동자들에게 지급하면 해결에 가까워질 수 있다. 신세계 측이 성의있게 응하지 않는다’


신세계 측에 사실 여부를 다시 물었다. ‘원만하게 해결할 생각이다’라는 원론적인 대답이 나왔다. 원만한 해결이란 표현과 달리 신세계 측은 협상에 제대로 응하고 있지 않다. 협상 끝에 2억원 중 1억 5천만원으로 지급 금액을 줄였지만, 9월 30일 현재에도 여전히 이 중 1원도 지급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임금 받는 걸 포기하고 중국으로 돌아간 이들도 있다고 한다.


인터넷 게시판마다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방문기가 올라온다. 글들을 읽을 때마다 현장에서 건설에 참여하고도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애환이 건물에 서려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건설 현장마다 제각기 사정이 있을 수 있지만, 공정을 무엇보다 따지는 현 한국사회에서 수십억원의 퇴직금은 고사하고, 일하고도 돈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제보자는 체불 임금 받는 걸 거의 포기했다고 말했다.  

 

입력 : 2021.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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