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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해체' 선언한 최재형 전 원장, 《월간조선》 10월호에 인터뷰에서 결심 시사

"이제는 제 색깔을 찾고, 중심을 잡고, 제가 리드해 가는 행보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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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예비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9월14일 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전격적으로 캠프 해체를 선언했다. 그러면서도 최 전 원장은 대선 레이스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도 분명히 했다. 

근래 최재형 전 원장의 발언들을 복기해 보면, 그는 대략 9월 7일을 전후한 시점부터 지지율이 답보상태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고민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9월 15일 발매되는 《월간조선》 10월호에 실린 인터뷰에서 최 전 원장은 “이제는 제 색깔을 찾고, 중심을 잡고, 제가 리드해 가는 행보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가 최재형 전 원장을 인터뷰한 것은 지난 9월 8일 오후였다. 인터뷰에서 기자는 최 전 원장이 그 전날인 9월 7일 BBS방송 ‘박경수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기성 정치인을 닮아가는 것 같은 실망스러운 모습도 보여드렸던 것 같다는 반성을 하고 있다”고 말한 것의 의미를 물었다. 기자의 질문에 최 전 원장은 이렇게 답했다.

 

“정치 경험이 없다 보니 주변에서, 혹은 캠프 안에서 이런저런 조언을 많이 해 줍니다. 그런데 그게 서로 상충 되는 경우도 있다 보니, 어떤 때에는 왼쪽으로 갔다가 어떤 때에는 오른쪽으로 갔다가 하는 듯한 모습들을 보여드렸습니다. 그러자 ‘저 사람 자기 소신대로 가지 않고 휘둘리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분들도 계세요. 저에 대해 기대하셨던 분들의 바람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결코 긴 기간은 아니지만 지난 두 달 간 압축적으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최재형 전 원장은 “이제는 제 색깔을 찾고, 중심을 잡고, 제가 리드해 가는 행보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최재형 전 원장이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이제는 국민이 기대하는 그런 모습, 또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어떤 내 본래의 모습을 국민에 보여주면 기존에 가지고 계셨던 기대를 다시 한 번 회복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해 나가는 것을 보면서 국민이 나에 대한 지지를 보내줄 거라는 그런 기대를 가지고 심기일전해서 새로 출발하려고 한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인터뷰를 하면서 기자가 대선 후보 지지율이 답보 상태인 상황을 지적하자 최재형 전 원장은 이렇게 대답했다.

 

“답보상태라는 말씀은 좋게 표현해 주신 거죠. 사실은 박스권에 갇혀서 옴짝달싹 하지 못했고, 지지율이 하락하는 현상까지 겪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변명의 여지 없이 저에게 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과거 판사와 감사원장 시절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빨리 정치인의 모습으로 거듭났어야 하는데 그게 서툴렀고, 강한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또 기성 정치인들처럼 말을 매끄럽게 하지 못하다 보니 뭔가 준비가 부족한 듯한 인상을 준 것도 사실입니다.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런 말들을 들으면서 ‘최 전 원장이 지금의 상황에 대해 갑갑함을 느끼고 있고, 뭔가 심기일전할 계기를 만들고 싶어하는구나’라고만 생각했다. 그런 처지에 놓인 대권 주자의 있을 법한 초조함의 발로로 여긴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고민들이 결국 ‘캠프 해체’라는 초강수로 나타난 셈이다. 



최재형 전 원장은 ‘캠프 해체’를 선언하면서도, 대선 레이스를 중단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대선 레이스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대선 레이스에서 성공하기 위하여 새로운 방법으로, 새로운 길을 가려고 합니다”라면서 “그동안 듣지 못했던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 일에 동참해주실 국민 여러분께 캠프의 문을 활짝 열겠습니다. 뜻을 같이 해주실 캠프 실무진 분들도 환영입니다”라고 해, 기존의 대선 캠프와는 다른 형태의 캠프를 실험해 보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도 최 전 원장이 대선을 포기할 것이라는 느낌은 인터뷰 어디에서도 없었다. 그는 “아버님은 돌아가시기 전날 밤 종이에 마지막 유필(遺筆)을 남겨주셨습니다. ‘대한민국을 밝혀라.’ 그 뜻대로 대한민국을 밝히기 위해 제 한 몸을 던지겠습니다”라고도 했고, “지나온 제 삶을 살펴보시면 알겠지만, 저는 권력욕은 없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을 위해 잘못된 권력과 맞서 싸워야 한다는 소명(召命)의식은 뚜렷합니다”라는 말도 했다. 


결국 최재형 전 원장은 지지율이 답보상태에 머무르자 1주일 전부터 특단의 대책을 고민해 왔고, 그것이 '캠프 해체' 선언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아래는 최재형 전 원장이 9월 14일 밤 밝힌 캠프 해체 선언문이다.


오늘부터 저는 최재형 캠프를 해체합니다. 대선 레이스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대선 레이스에서 성공하기 위하여 새로운 방법으로, 새로운 길을 가려고 합니다. 

정치권에 들어오고, 전격적으로 입당하고, 출마선언 하면서, 정치라는 새로운 환경 속에 들어와 혹독한 신고식을 거쳤습니다. 주변에 있던 기성정치인들에게 많이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저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기대는 점점 식어져 갔고, 오늘날과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그 모든 원인은 후보인 저 자신에게 있고, 다른 사람을 탓해서 될 일은 아닙니다. 

다시 제가 출발했던 시간으로 되돌아가 보면, 내가 왜 정치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를 잊은 채 지금까지 달려왔던 제 모습이 보입니다. 

저에게 새로운 정치를 기대했던 많은 분들에 대해서 실망을 안겨드린 저는 새 정치를 열망하는 국민들에 대한 배신자였습니다. 

왜 대통령이 되어야 하느냐. 왜 최재형이어야 하느냐.

국민들은 제가 정치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랬습니다.

정직한 정치, 책임지는 정치.

정파적인 이익을 떠나 국민이 원하시는 길을 찾아가는 정치. 

쇼가 아닌 진심으로 국민과 공감하며 국민의 힘이 되어주는 정치. 

숨기고, 속이고, 자기들끼리 함정을 파고 모략하는 피곤한 저질 정치를 벗어나,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정치. 

저는 대한민국 정치의 수준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지금까지 저를 도와주시겠다고 모여서 고생하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오늘 이 시간 저의 모습은 전적으로 저의 부족함 때문이지만, 이대로 우리 캠프가 계속 간다면 저에게도, 여러분들에게도 희망은 없어 보입니다. 

이제 큰 결단을 해야 할 시기가 되었습니다. 이대로 사라져버리느냐, 아니면 또 한번 새로운 출발을 하느냐는 기로에 섰습니다.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방법으로 정치의 길을 가려고 합니다. 

이 시간부터 최재형 캠프를 해체합니다. 홀로 서겠습니다. 그 동안 듣지 못했던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저의 이 결단이 정권교체를 넘어, 당이 바뀌고, 정치가 바뀌는 것에 희망의 씨앗이 되길 바랍니다. 


이 일에 동참해주실 국민 여러분께 캠프의 문을 활짝 열겠습니다. 뜻을 같이 해주실 캠프 실무진 분들도 환영입니다. 많은 빗방울이 모여서 시내가 되고 시냇물이 모여서 바다를 이룹니다. 지금 저의 모습은 하나의 물방울이지만, 국민 여러분들과 함께 큰 물줄기를 이뤄나가고 싶습니다. 

저 최재형은 국민과 지지자들만 바라보고 초심으로 돌아갑니다. 조속한 시일내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국민의 품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입력 : 202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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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어제 오늘 내일’

ironheel@chosun.com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했습니다. 2000년부터 〈월간조선〉기자로 일하면서 주로 한국현대사나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써 왔습니다. 지난 7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이 이룩한 성취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내용을 어떻게 채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2012년 조국과 자유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45권의 책을 소개하는 〈책으로 세상읽기〉를 펴냈습니다. 공저한 책으로 〈억지와 위선〉 〈이승만깨기; 이승만에 씌워진 7가지 누명〉 〈시간을 달리는 남자〉lt;박정희 바로보기gt;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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