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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지도자 우상화 위해 사진 조작하는 북한 닮아가나?

문재인 대통령 부각 위해 G7 정상회담 사진 왜곡?....우상화 위해 김일성 관련 사진 조작한 북한 떠올라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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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정부가 최초에 배포한 G7정상회담 홍보물. 왼쪽 끝에 있어야 할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대통령의 모습이 없다.

정부가 G7정상회담 관련 사진을 조작했다는 구설에 휘말렸다. 정부는 6월 13일 영국에서 열리고 있는 G7 정상회의 정상들의 단체사진을 배포했다. 앞줄 가운데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 양 옆으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서 있는 사진이었다. 

G7 정상들과 문 대통령이 어깨를 나란히 한 것처럼 보이는 이 사진을 가지고 만든 포스터에는 “이 사진 이 모습이 대한민국의 위상”이라면서 “우리가 이만큼 왔다”고 자랑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G7 정상회의 초청국 대한민국의 국격과 위상을 백마디의 말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크게 말하고 있다”면서 “G7 정상들 사이 문재인 대통령의 자리가 대한민국의 오늘”이라고 썼다(사진2). 박 수석은 14일 방송에서도  “대한민국이 실질적인 유일한 초청국으로 G8에 자리매김했다”고 주장했다.
‘대깨문’들은 열광했다. 이들은 “우리 대통령님 국격을 올려주셔서 감사하다” “보아라 나의 대통령이시다” “한국이 이제 세계에서도 일류가 되었다” “문 대통령 덕분에 대한민국이 빛난다” “우리는 문재인 보유국 국민이다” 등의 댓글들을 달았다.



하지만 정부가 배포한 사진에는 조작이 있었다. 사진 앞줄 맨 왼쪽에 있던 시릴 라마포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사라진 것이다. ‘후진국’인 남아공 대통령이 사진에서 없어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선진국 정상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통령, 그리고 사진에서 거의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는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남아공 대통령의 사진을 지운 것이 ‘대한민국의 국격과 위상’, ‘문재인 대통령의 위상’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으리라는 추론마저 가능하다.

박수현1.jpg
(사진2)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의 페이스북 글.

 

이 사실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SNS) 상에서는 거센 비판이 일었다. “대한민국 위상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남아공 대통령을 의도적으로 잘랐나”라는 지적이 잇달았다. 흑인인 남아공 대통령을 사진에서 지운 것이 ‘인종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논란이 제기되자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은 남아공 대통령이 포함된 사진을 사용한 홍보물을 다시 배포하면서 “디자이너가 사진을 올리는 과정에서 좀 더 잘 보이게 하기 위해서 편집했고, 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던 잘못이 있다”고 변명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을 돋보이게 하려던 것이 아니라 단순한 제작상의 실수”라고 주장했다. 

원본 사진1.jpg
(사진3) 논란이 되자 정부는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의 모습이 들어 있는 원본 사진으로 홍보물을 다시 제작했다.

 

이 소동을 보면서 북한의 김일성 우상화 관련 사진 왜곡이 떠올랐다. 바로 ‘항일빨치산’ 시절 김일성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다.
1947년 북한에서 나온 ‘김일성장군개선기’에는 소련군 88여단 시절 김일성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실렸다(사진4). 맨 왼쪽이 김일성 있고, 그 옆에 중국인 계청(季靑), 최현(후일 인민무력부장 역임. 최룡해의 아버지), 안길(보안간부 훈련대대부 총참모장 역임)이 나란히 서 있다. 사진에는 “백설의 밀림 속에서 격전의 한 틈을 타서 가까운 동지들과 가치(김 장군 한 사람 건너 최현 선생 안길 선생)”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최현과 안길은 1907년 생으로 1912년 생인 김일성보다 나이나 투쟁경력이 위였다. 때문에 사진 중앙에 최현이 선 것으로 보인다. 

소련군_88여단_시절_김일성과_동료.jpg
(사진4) 1947년 '김일성장군개선기'에 실린 88여단 시절 김일성과 동료들의 사진, 왼쪽부터 김일성, 계청, 최현, 안길.

 

이 사진은 1967년에 이르러 크게 달라진다 (사진5 왼쪽). 중국인인 계청이 사라지고 불량스럽게 계청에게 기대고 섰던 김일성의 자세가 반듯해진 것이다. 하지만 사진 중앙에는 여전히 최현이 자리하고 있었다. 사진은 1972년 혁명역사박물관 전시 사진에서 다시 한번 달라진다 (사진4 오른쪽). 김일성이 사진 중앙으로 가고, 안길이 왼쪽으로 이동한 것이다.  중앙에 있던 김일성의 ‘선배’ 최현은 오른쪽으로 밀려나면서 자세도 전에 비해 반듯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김일성 우상화(偶像化)의 심화와 함께 김일성의 위상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역사 기록들이 조작되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G7 정상회의 사진 조작 논란이 ‘대한민국의 국격과 위상’이 ‘지도자’를 부각시키기 위해 사진 조작도 서슴지 않는 북한 수준으로 추락한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1965-1972.jpg
(사진5) 1965년에 나온 김일성의 '항일빨치산' 시절 사진(왼쪽)과 1972년 혁명역사기념관에 걸린 사진(오른쪽)

 


  

입력 : 2021.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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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어제 오늘 내일’

ironheel@chosun.com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했습니다. 2000년부터 〈월간조선〉기자로 일하면서 주로 한국현대사나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써 왔습니다. 지난 7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이 이룩한 성취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내용을 어떻게 채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2012년 조국과 자유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45권의 책을 소개하는 〈책으로 세상읽기〉를 펴냈습니다. 공저한 책으로 〈억지와 위선〉 〈이승만깨기; 이승만에 씌워진 7가지 누명〉 〈시간을 달리는 남자〉lt;박정희 바로보기gt;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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