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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비겁한 보수 야당이 보궐선거에서 승리한다면?

보궐선거 앞두고 희색 만연한 야당에 던지는 도전적인 질문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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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후보가 우세하다는 관측이 속속 나오면서, 오랜만에 보수 야당의 얼굴에 희색이 감돌고 있다.

 

이번 선거는 집권 4년 차를 맞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심판 성격이 짙다. 부동산 정책 실패, 정부 고위 인사들의 잇따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누적됨에 따라 그 반작용으로 보수 야당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춘풍(春風)을 만끽하고 있는 보수 야당에 조금은 도전적인 질문을 던지고 싶다. 지금 보수 야당이 누리고 있는 '반짝 인기'는 모두가 다 알고 있듯이 문재인 정부의 실정(失政) 덕분이다. 그 실정 가운데에서 보수 야당은 과연 의미있는 항거를 해왔다고 자부할 수 있나. 소수 야당으로서, 또 국가 대안 세력으로서 국민에게 어떤 감동과 희망을 줬나.

 

국민의힘으로 대표되는 보수 야당이 문재인 정권 4년간 어떤 성과를 냈는지 딱 부러지게 말할 수 있는 이들은 아마 극소수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보수 야당의 비겁함이 강하게 뇌리에 남아 있다. 지난해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이 총선 에서 패배한 직후, 황교안 대표가 사퇴했을 때의 일이다. 그 전까지만 해도 '황교안계'를 자처하던 이들 상당수가 언제 그랬냐는 듯 '탈황(脫黃) 노선'으로 재빨리 옷을 갈아 입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황교안 대표가 재임 중 영입했던 인사들의 입에서 '황 대표를 지켜야 한다'는 식의 말을 하는 사람을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면서 "그래도 (황교안 대표가) 당의 자산인데 너무 쉽게 버리는 것 같아 그 비정함에 다시 한 번 놀랐다"고 자조했다. 

 

황교안 뿐만이 아니다. 홍준표, 김병준 등 문재인 정권 내내 보수 야당이 얼굴로 내세웠던 이들 대다수가 저런 식으로 용도 폐기됐다. 달면 삼켰다가 필요 없어지면 내치는, 효율적이지만 비열하고 비겁한 고용 정책으로 일관해온 셈이다. 당의 얼굴을 그 정도로 취급했으니 하급 당료들을 어떻게 대했을지는 안 봐도 뻔하다.

 

보수 야당의 이러한 행태는 인재풀의 고갈로 이어졌고, 급기야 '보수의 공적(公敵)'으로 불린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구애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기자는 지난해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 의원 몇 명에게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견해를 물었던 적이 있다. 상당수가 윤 전 총장에게 아주 박한 평가를 내렸다. 원색적인 비난도 섞여 있었다.

 

그런 그들이 최근에 와 윤 전 총장을 격하게(?) 반기는 모습을 보면서 저절로 쓴웃음이 지어졌다. 만약 윤석열 전 총장의 인기가 급락한다면 보수 야당은 윤 전 총장을 더욱 철저히 외면할지 모른다.

 

문재인 세력은 보수 야당과 달리, 이해관계가 아닌 정치적 가치를 공유하는 전략적·동지적 관계로 묶여 있다. 그들만의 끈끈한 유대 관계는 이미 정평이 나 있다. 그게 독배(毒杯)가 돼 정권의 명운을 재촉하고는 있으나, 보수 야당은 그마저도 없는 형편이다. 가치 공유도 안 되는 정당이 정권을 잡는다면 그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일 것이다.

 

보수세력이 추구하는 가치는 대한민국 헌법과 맥이 닿아 있다. 그 가치를 다듬고 전파해야 할 보수세력, 특히 보수 야당이 국가 대안 세력으로서 자격이 있는지는 미지수다. 개선해야 할 점을 망각한 채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는 것, 그것이 야당에 있어 오히려 '최악의 결과'일지 모른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1.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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