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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채식밥상] 합정동 '셰 발레리(Chez Valerie)'

생각치 못한 정겨움, 프렌치 케네디언 집밥

하주희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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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쌩쌩 불던 날, 큰맘 먹고 망원동으로 향했다. 

'셰 발레리Chez Valerie)'에 가기 위해서였다. (합정동에 있지만 크게 보면 망원시장 인근에 있다) 가보고 싶은 채식 식당 리스트 가장 윗줄에 오래전부터 올라있던 식당이었다. 문턱이 조금 높았다. 일주일에 4일만 문을 연다. 목요일 저녁시간(17시~21시), 금토일 점심(12시~15:30)과 저녁(17:30~21)에만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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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 발레리'는 프랑스어로 '발레리의 집'이란 뜻이다. 이름 그대로 가게엔 캐나다 몬트리올 출신 발레리씨가 있다. 남편인 한국인 최덕수씨와 함께 운영 중이다. 몬트리올은 캐나다에서도 프랑스 문화권에 속하는 지역이다. 발레리씨가 프렌치 케네디언 집밥 스타일 요리를 내놓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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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판 자체가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에 유심히 살펴야 찾을 수 있다. 식당 내부는 좁은 편이다 테이블은 4개 뿐이다. 금요일 저녁 시간에 방문했다. 저녁 7시 전에 자리가 다 차더니 대기 줄이 생겼다. 

 발레리 씨가 주문을 받고 서빙을 하는데 한국어를 무지하게 잘한다. 들어가면 오른쪽 벽에 칠판이 보인다. 메뉴를 한국어와 영어로 적어놨다. 

 메뉴는 많지 않다. 크게 피자와 파스타와 기타 요리, 디저트로 이뤄져 있다. 피자로는 캔디악 피자, 샹피뇽 피자 두 가지를 내놓는다. 캔디악은 퀘백의 어느 지명이고, 샹피뇽은 '버섯'이란 듯이다. 파스타로는 미트소스 리가토니와 샹피뇽 시금치 링귀니 파스타가 있다. 새롭게 비건 라자냐인 '엄마 라자냐'를 소개한다고 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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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미트소스 리가토니와 라자냐를 시켜봤다. 둘 다 미트소스라 요리가 겹치지 않나 잠깐 고뇌했지만, 리가토니와 라자냐 두가지 다 먹어보고 싶었다. (물론 혼자 간건 아니었다!)

 주문을 하면 요리 시간이 아무래도 좀 걸리니 넉넉하게 시간을 잡고 가는 편이 좋겠다. 기다리며 여기저기 곳곳을 살펴봤다. 벽에 붙은 장식이며 그림들이 정겨웠다. 발레리의 외할아버지가 사시던 110년된 오래된 집을 떠올리며 꾸민 것이란다. 

  리가토니는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길고 두꺼운 원통 모양의 파스타면을 의미한다. 먹어보니, 말하지 않으면 고기가 아니라 콩고기라는 걸 모를 정도로 미트소스에 가까운 맛이다. 이 날 하필이면 동행이 야채 혐오자였다. 다행히 그녀도 의외로 맛있다며 놀라워했다. 느끼하지 않아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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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자냐도 물론 맛있었다. 다만 역시 미트소스+미트소스는 조금 지혜롭지 않았다. 샹피뇽이나 캔디악 피자를 시켰으면 좋았을 뻔 했다. 어쩐지 주문할 때 발레리 씨의 눈빛에 순간 안타까움이 스쳐지나가더라. 

 피자를 추가 주문할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옆 테이블에서 먹는 피자를 추하게 훔쳐 보니 양이 작지 않았다. 구운야채와 버섯 따위가 잔뜩 올라가 있어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후식까지 이 곳에서 먹기로 단단히 결심을 한 터였다. 

 

 아쉬운대로 푸틴이란 요리를 시켰다. 캐나다 퀘백 지방의 전통음식이라고 한다. 감자튀김 위에 그래비소스와 두부로 만든 치즈를 올려서 내놓는다. 단지처럼 생긴 도자기 그릇안에 따뜻하게 서빙하는데 따뜻함이 오래가서 좋다. 기성품으로 파는 감자튀김을 사용하지 않고 감자를 직접 썰어서 튀긴 게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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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기다리던 후식. 이 날은 파이가 3가지나 기다리고 있었다. 시즌마다 파이 종류가 조금씩 바뀌는 것 같았다. 커피와 함께 마도 할머니의 펌킨파이, 발레리의 메이플 피칸 파이, 자색 고구마 파이 중 자색 고구마 파이를 주문했다. 음료로는 콜드브루 소이 라떼, 마살라 차이, 핫초콜렛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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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색 고구마 파이는 꽤 맛있었다. 자색 고구마 무스는 너무 달지 않고 부드러웠고 파이 시트도 적당한 두께와 질감이었다. 자색 고구마는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우유와 버터, 계란을 쓰지 않은 담백함이 잘 살아났다. 말한대로 야채 혐오자이며 육식주의자인 일행마저도 감탄할 정도였다. 

 

 다만 아쉬운 건 샐러드 메뉴가 없다는 점이었다. 혹시 샐러드가 없냐고 묻자 아직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아무래도 4일만 영업을 하니 야채 수급과 보관이 고민일 순 있겠다 싶었다. 만약 야채가 많이 들어가있는 캔디악 피자를 같이 주문했다면 메뉴의 밸런스가 맞았을 수 있겠다. 

 맛있는 비건 요리도 먹으면서, 잠시동안 캐나다 어느 시골 식당에 들른 듯한 느낌을 주는 식당이었다. 평점 5점 만점에 4.5. (샐러드 메뉴가 없어서 0.5 깎았다)


셰 발레리 

월요일~수요일 휴무

02-6013-0269 

서울 마포구 포은로 52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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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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