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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원전 문건’ 작성 한국가스공사, 차장급 직원이 2019년 말 北 고위 관료와 극비회동했다!

북 고위 관료는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 남북 경제사업에 깊숙히 관여한 인물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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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27일 문재인(왼쪽)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도보다리 위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청와대의 북한 원전 지원 의혹’이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 산하기관인 한국가스공사가 가스발전소 건설 문제로 2019년 말 북한 고위 관료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문재인 정부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산자부와 그 산하 기관들이 북한 지원 관련 문건을 작성했다고 주장해 왔는데, 물밑에서는 실제 북한 고위 관료를 접촉하면서까지 북한에 가스발전소를 건립하는 방안 등 북한 지원 문제를 적극 논의 중이었던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에 의해 밝혀졌다. 이 의원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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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원실은 ‘청와대의 북한 원전 지원 의혹’이 불거지자 산자부 산하 전 기관에 ‘북한 관련 생산 접수 전달 문서 목록 일체’자료를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이 의원실은 한국가스공사 직원이 2019년 북·러 접경지역 경제 현황 조사를 위해 러시아에 출장을 간 사실을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인지했다. 출장을 다녀온 한국가스공사 간부에게 출장 경위를 자세히 묻기 위해 면담을 요청하려는 찰라, ‘출장인’ A씨가 직접 이 의원실을 방문해 자초지종을 밝혔다. 


 A씨에 따르면 2019년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2박 3일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의 한 호텔에서 북한 고위 관료를 만났다. 29일과 1일 총 2번을 접촉했다. 참석자는 A씨와 북한 고위 관료, 그리고 그 둘을 연결해준 ‘김사장’으로 불리는 대북사업자까지 총 3명이었다. 


 한국가스공사 소속의 A씨는 ‘김사장’을 2018년 중순쯤 한국광물자원공사 관계자를 통해 소개받았다. 


 김사장은 A씨에게 2019년 8월에서 9월 사이 2~3번 연락을 해 “북한이 가스에 관심이 많다”며 북한 측 관계자와의 만남을 제안했다. A씨는 처음 1~2번은 거절하다가 10월경 ‘남북협력 TF팀’ 사내 업무보고 때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고, 채희봉 사장은 “알아서 하시라”며 승인했다.  


 채 사장은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출신으로 2019년 7월 한국가스공사 사장으로 영전했다. 채 사장은 검찰의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 대상 중 1명이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도 지난 2018년 4월 초 경제성 평가 착수 전부터 산업부가 보고서에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방안을 담게 된 건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실 지시에서 출발한 사실도 드러난 상황이다.


 채 사장의 지시에 A씨는 2019년 11월 25일 통일부에 북한주민접촉수리서를 발급받고 북한 고위 관료를 접촉하기 위해 29일 블라디보스톡으로 출장을 갔다. 


 이 의원실이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입수한 ‘2019년 북·러 접경지역 경제 현황 조사를 위한 출장’ 자료를 보면 △북·러 간 교역 및 산업연계에 따른 에너지산업 협력방안 모색 △접경지역 산업 및 무역 현황 파악이 출장 목적이었다. 그러나 진짜 목적은 발전소 건설 논의 등을 포함한 원산·갈마 관광지구(원산 갈마지구) 개발 지원 논의였다. 

 

 A씨는 “북한 쪽에서 자신들이 러시아 가스를 구매해 팔면 (한국가스공사가) 사 줄 수 있느냐고 물어 황당한 이야기라 어렵다고 했다”며 “원산 갈마지구 개발과 관련해 북한은 어떤 에너지를 사용하느냐. 석탄 또는 수력발전소로 전력을 수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 가스발전소가 들어서면 개발 속도가 훨씬 빨라질 것이다. (대북 사업이 재개하면 가스공사는)가스 발전소의 경우 1년이면 지어줄 수 있을 정도라고 북측에 이야기했다”라고 밝혔다.  


 사실상 북한이 원할 경우, 우리가 가스발전소를 건립해 줄 수도 있다는 제안을 한 것이다. 


 A씨가 출장을 다녀온 바로 다음 날인 12월 2일 당시 통일부 장관이었던 김연철 전 장관은 북한이 역점 개발 중인 원산·갈마 지구 개발 문제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원산·갈마지구 개발은 북한 관광사업의 핵심으로 김정은의 치적으로 선전해 오는 사업이다. 


 북한은 2018년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취재를 위해 방문한 외신기자들에게 원산·갈마지구를 취재해 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북한은 원산·갈마지구를 아직 완공하지 못했다. 북한 김정은은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에 맞춰 건설을 완료하라고 지시했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은 2018년 9·19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동해 관광특구를 공동으로 조성하는 데 합의했다. 합의문에도 이 내용이 있다. 


 A씨는 부인하지만, 이 자리에서 북한 원전 건설과 관련한 이야기가 오갔을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순 없다. 


 2018년 1차 남북정상회담(4·27) 직후 산자부 직원들이 북한 원전 지원 방안을 검토한 문서를 만든 비슷한 시기에 한국가스공사도 북한 원전 건설의 장단점 등을 분석한 에너지 협력 보고서를 만든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A씨도 “보고서에 나온 내용에 대해서도 (북한 고위관료와)이야기를 나눴다”고 이 의원실에 밝혔다. 


 한국가스공사의 북한 접촉은 미국 국무부의 대북 제재 결의안 저촉 소지가 있다. 미국 정부는 유엔 대북 제재와 별도로 자국의 대북 제재를 취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우리 정부에 수 차례 "대북경협은 미국과 사전에 협의해야 할 필요가 있는 사안"이라고 외교채널을 통해 요구했다. 특히 정부 간 협력 사업의 경우 한미워킹그룹에서 사전 논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전협의 없이, 북한을 접촉한 게 적발될 경우 소위 미국 내 ‘블랙리스트’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현재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비롯, 미국 국무부 라인은‘대북 제재론자’로 꾸려졌다. 


 북한에 가스발전소를 지어줄 수도 있다는 발상 자체 또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위반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결의 2397호는 모든 산업용 기계류의 대북 반입을 금지하며 HS 코드 84와 85로 특정까지 했는데, 여기에 원자로와 발전기, 보일러 등이 들어간다.  


 A씨가 접촉한 북한 고위 관료는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도 남북 경제사업에 깊숙이 관여한 인물이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A씨가 북한 고위 관료를 만날 당시 직위가 차장이었다”며 “차장이 혼자 이런 일을 어떻게 기획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북한 지원 관련 의혹이 까도 까도 계속 나오고 있다”며 “국정조사를 통해 사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1.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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