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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통일부, 100년도 넘은 美 연방대법원 판결 인용하며 ‘대북전단금지법’ 옹호

통일부 “탈북자들 코로나19 바이러스 북한에 확산시키고 있다” 는데...

정광성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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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개 시민단체가 2020년 12월 29일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020년 12월 14일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야당은 대북전단금지법이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함은 물론, 사실상 ‘김여정 하명법’이라고 반발했다. 여권은 남북 간 합의사항은 이행돼야 하고, 접경지역 국민의 생명·안전도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법을 통과시켰다.


일명 ‘대북전단금지’법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전단을 살포하거나 대북 확성기 방송 등 남북합의서 내용을 위반한 행위를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이다. 


‘대북전단금지법’ 통과 후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서까지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미국 의회는 ‘대북전단금지법’과 관련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논란을 막기 위해 해명에 나섰다. 외교부와 통일부가 국내외 언론들을 통해 논란을 해소시키려고 했지만 오히려 그 해명이 더 문제를 낳고 있다.


통일부는 앞서 대북전단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인 2020년 12월 14일 14쪽 분량의 ‘법률 개정 설명 자료’를 내외신 기자단과 주한 외교 공관 50여 곳에 배포했다. 전문가들은 통일부가 배포한 자료에는 사실 왜곡은 물론이고, 여러 오류가 발견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외교부는 강경화 장관의 대북전단금지법 관련 미국 CNN 인터뷰를 홍보하면서 앵커의 발언을 잘못 번역해 논란이 됐다. 대북전단에 대한 북한의 과잉 대응을 비판한 발언을 대북전단금지법에 동조한 것처럼 오역해 소개한 것이다.


작년 12월 16일(현지 시각) CNN 간판 앵커인 크리스티안 아만푸어는 강 장관에게 “대북전단은 한국 소식을 북한에 전달하는 수단으로 잘 알려졌는데 국회가 금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었다. 질문을 받은 강 장관은 “군사적으로 아주 민감한 지역에서는 무엇 하나라도 더 큰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2014년 북한이 대북 전단 풍선을 향해 고사포를 발사하고 우리 군이 응사하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사례를 언급했다. 이에 아만푸어 앵커는 “풍선에 대공포(고사포) 사격이라니 균형이 크게 어긋나긴 한다(way out of proportion to react). 그래도 여전히 그곳은 DMZ(비무장지대)니까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교부는 공식 유튜브에 이를 “말씀을 들으니 대북전단 살포나 북측의 발포 문제에 대응하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다”고 번역해 자막으로 올렸다. 앵커가 대북전단금지법 처리를 옹호한 것과 같은 뉘앙스로 번역해 소개한 것이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실수다”며 “곧바로 번역을 바로잡았다. 의도적인 왜곡으로는 해석하지 말아달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통일부는 자료 추진 배경에 대해 “일부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와 북측의 대응조치 위협으로 접경지역 국민은 상시 생명과 주거 안전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며 “또한 전단 살포에 대응한 북측의 도발 가능성으로 인해 관광객 감소, 관광 중단 등에 따른 지역 경제 위축으로 경제적 생존권도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1919년 미국의 연방대법원에서 내린 판례를 예로 들었다. 해당 판결은 미국 법원이 자국민의 발언이 국가 안보에 심각한 수준의 위협이 된다고 보고 표현이 위험을 가져올 경우 규제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현재 미국 연방대법원은 해당 판례를 더는 인용하지 않고 있다. 이를 통일부가 논리의 근거로 인용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해당 법을 옹호하기 위해 너무 억지스러운 근거를 만들어냈다고 입을 모았다.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법률분석관은 “2021년에 1919년 미국 판례를 인용하면서까지 해당 법률에 대해 옹호하려고 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행동이다”면서 “통일부는 필요하다면 일제강점기에 내려진 판결도 가져다 쓸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 세계에 탈북자를 ‘전범’으로 만든 통일부 


통일부는 또한 자료에서 “일부 탈북자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묻힌 물품을 살포하여 북한에 코로나19를 확산시키자고 선동하여 북측이 강력히 반발한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탈북자들이 의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묻힌 물품 등을 대형 풍선에 담아 북한으로 보낸다는 북한 정부의 선전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실제 2020년 3월 탈북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에는 김정은 정권을 붕괴시키기 위해 코로나19 확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환자들이 사용하던 물품 등을 구매한다는 내용이 공유된 바 있다. 먼저 해당 사이트는 탈북자들이 주로 이용하긴 하지만 남한 출신과 외국인들도 가입해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해당 글이 탈북자가 작성한 글인지 아니면 탈북자가 아닌 사람이 작성했는지 사실 여부도 가리기 어렵다. 


다양한 방법으로 북한에 남한 물품들과 영화·드라마를 보내는 한 탈북자는 “나도 해당 글을 봤다. 그런데 그것은 어느 누가 장난으로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탈북자들이 아무리 김정은 정권을 무너뜨리고 싶어 해도 자신들의 가족과 친척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으면서까지 활동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신희석 법률분석관은 이에 대해 “만약 탈북자들이 그런 사실이 있었다면 이것은 전쟁 범죄다”며 “하지만 내가 알아본 바로는 그런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일부는 이 자료를 국내외 언론들과 주한 외교 공관 50곳에 뿌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즉 전 세계 사람들이 보게 되는 그런 자료다. 그런데 거기에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넣어 탈북자들을 전쟁 범죄자로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인권 단체를 운영하는 한 탈북민은 “통일부 자료를 보고 깜짝 놀랐다. 어떻게 정부가 자신의 국민을 전쟁범죄자로 만들 수가 있는지 의문이다”며 “통일부는 이를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대표는 “익명 게시판이라 실제 탈북민이 썼는지 다른 사람이 논란을 키우기 위해 의도적으로 쓴 것인지 알 수가 없다”며 “북한에 대북전단을 보내는 사람들이나 단체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니 그들은 절대 그런 짓을 할리 없다”고 말했다. 


칼 거쉬만 회장, 자신의 발언 맥락을 보지 않고 ‘짜깁기’ 비판 


통일부는 자료에서 대북전단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주장하면서 칼 거쉬만(Carl Gershman) 미국 국립민주주의기금(NED) 회장의 발언을 인용했다. 다음은 통일부가 인용한 내용이다. 


“거쉬만 NED 회장도 VOA와의 인터뷰(2020.6.12)에서 대북전단 살포가 효과적인 정보유입 방법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음.”


해당 내용이 알려지자 거쉬만 회장은 통일부가 자신의 발언을 왜곡해 인용했다고 비판했다. 


거쉬만 회장은 2020년 12월 22일(현지 시각)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통일부가 대북전단과 관련해 내가 미국의소리(VOA)와 한 인터뷰를 오용한 데에 대해 실망했다”며 “한반도 평화에 가장 중대한 위협은 북한의 전체주의 정권과 핵무기, 그리고 북한 주민들에게 전해지는 정보를 차단하려는 시도”라며 대북전단금지법을 비판했다.


통일부는 대북전단금지법을 비판하는 그의 발언 중 관련 단체를 재정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부분만을 발췌한 것이었다. 거쉬만 회장은 2020년 6월 ‘VOA’와의 인터뷰에서 대북전단 살포 단체 지원 여부에 대해 “대북전단 살포가 아주 효과적인 정보유입 방법이라고는 보지 않기 때문에 (지원하지 않는다)”며 “대북전단이 위협이라는 주장은 완전히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북전단금지법이 한국의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만을 손상시킬 것”이라는 유감도 표명했다.


당시 거쉬만 회장은 인터뷰에서 NED가 전단 살포 단체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하지 않지만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NED는 어떠한 전단 살포 활동에도 기금을 지원하지 않고 있지만, 정확하고 새로운 정보를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하는 시민사회 단체들을 지지한다”며 “이들 없이는 북한 주민들이 외부 세계와 완전히 단절된다”고 강조했다. 


통일부는 대북전단 금지법이 일명 ‘김여정 하명법’이라는 데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나섰다. 자료에 따르면 “일각에서는 개정법률안을 소위 ‘김여정 하명법’이라고 사실과 다른 프레임을 씌워 왜곡하여 비난하는바, 이는 명백히 잘못된 행태이다”고 했다. 


일명 ‘김여정 하명법’은 북한 김정은의 동생 김여정이 2020년 6월 4일 담화문에서 전단 살포에 대해 “나는 못된 짓을 하는 놈보다 못 본 척하거나 부추기는 놈이 더 밉더라”라며 “이런 행위가 ‘개인의 자유’ ‘표현의 자유’로 방치된다면 최악의 국면까지 내다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광대놀음을 저지할 법이라도 만들고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지 못하도록 잡도리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자 정부는 김여정의 담화 발표 4시간여 만에 ‘대북전단금지법’ 추진을 공식화했다. 통일부 여상기 대변인은 이날 긴급 브리핑에서 “(전단 살포 금지 관련) 실효성 있는 긴장 해소 방안을 이미 고려 중”이라며 “법률안 형태는 정부안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국방부는 “대북전단 살포는 접경지역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위험을 가져오는 행위로서 중단되어야 한다”고 했고, 청와대 관계자는 “대북 삐라는 백해무익한 행동이며 안보 위해 행위에 대해서는 정부가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다음 날인 5일 여당에서 대북전단금지법 추진에 나섰다.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그러자 정치권에선 이를 ‘김여정 하명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영환 대표는 “이 자료를 통해 통일부가 얼마나 무책임한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자료를 주한외교 공관들에 배포하는 것인데 외교부와 조금이라도 논의를 했다면 이런 실수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부가 얼마나 급하면 자료에 여러 오류에 대해서 확인 조차 안하고 그래도 배포 할 수 있냐”고 말했다.  


또한 통일부는 2008년 제18대 국회에서부터 대북전단금지 관련법을 발의해 그간 14건의 관련 규제법안이 발의되었다고 했다. 그러나 2018년 9월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것이 마지막이다. 이마저도 임기만료로 모두 폐기됐다. 그렇게 2년이 지나고 북한 김여정의 담화문이 있은 다음 날 김홍걸 의원이 관련 법안을 다시 꺼낸 것이다. 


신 법률분석관은 “통일부의 주장대로라면 2018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문제제기를 했어야 된다. 하지만 2년간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다가 김여정의 말 한마디에 일사천리로 법을 다시 꺼내는 것에 대해선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계속해서 4·27 판문점 선언에서 상하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말하는데 이는 정부에 적용되는 것이지 민간에까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통일부는 칼 거쉬만 회장의 발언 인용에 대해선 우리는 거쉬만 회장이 VOA와의 인터뷰에서 말한 내용을 인용하기만 했다. VOA측에서 오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해당 문제와 관련해 앞으로 미국과 국제사회 등과 소통을 지속해서 이해의 폭을 넓혀 나가겠다고 했다.

 

또한 1919년 미국 대법원 판례를 인용한데 대해선 국내 비슷한 판례를 인용하면서 과거 미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어 써 넣은 것이라고 답했다. 탈북민들이 코로나 19바이러스를 묻은 물품을 북한으로 보내자고 선동한다는데 대해 당시 언론에서 나온 내용을 인용한 것 뿐이라며 실제 이들이 관련해서 활동을 하거나 그런 시도가 있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통일부가 대북전단금지법설명자료 전문이다

 https://monthly.chosun.com/client/Mdaily/daily_view.asp?Idx=11539&Newsnumb=20210111539

 

글=정광성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1.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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