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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기고] 文정부 코로나 백신 확보로 드러난 K방역의 한계

김현중   조지메이슨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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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사회학. 행정학과 졸업/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국가안보학 석사/ 조지메이슨대 생물방어학 박사

 

지난해 12월부터 미국은 긴급사용승인을 통해 국가필수인력 (현장 의료진, 군인 ,경찰, 소방 등) 을 대상으로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접종을 시작하였다. 물론 이 두 백신은 아직 美 FDA 승인을 마치지 못한 ‘비승인’ 상태이다. 허나 한국에서는 해당 국가(미국) 보건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한 두 백신을 대량으로선 구매하여 사용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는 매우 빈약하다. 따라서 정부는 제약회사들과 “협상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코로나 19 백신의 수입에 주저하는 상황이다. 


코로나 19가 전 세계적으로 기승을 떨치게 되면서 뉴스에서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새로운 단어는 ‘긴급사용승인’ 일 것이다. ‘긴급사용을 통한 코로나 19 진단은 압도적이었는데, 백신공급은 왜 이리 더딘가? 코로나 19 진단장비 및 백신의 도입과 사용에 법적, 정책적 기초가 되는 긴급사용승인에 대한 이해는 백신 수입에서 더딘 행보를 보이는 작금의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긴급사용승인 (Emergency Use Authorization)은 미국에서 2001년 탄저균편지테러 사건 이후 입안된 대표적인 생물방어(biodefense) 정책이다. 미국은 탄저균테러로 인한 전례 없는 공중보건위기라는 사태에 대응하기 위하여 국토안보 (homeland security) 관련 법안인 바이오쉴드 프로젝트 법을 제정했다. 해당 법을 토대로 美 보건당국(FDA)은 공중보건이 위기에 직면할 경우 개발 과정 중에 있는 비승인 의약품들을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긴급사용승인’ 권한을 발효하게 된다.


미국과 달리 한국의 긴급사용승인은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만들어진 질병확산억제를 목적으로 한 ‘공중보건’ 정책의 일환이다. 메르스라는 초유의 전염병에 대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은 질병의 확산억제 및 통제를 위한 진단장비 개발과 승인절차 간소화에 힘을 쏟아 왔다. 한국은 진단장비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통해 K 방역의 기본전략인 3T 전략 – 감염추적 (Trace) 광범위한 검사 (Test), 신속한 격리 및 진료(Treat) – 을 실행할 수 있었다. 3T 전략은 감염력이 매우 높은 질병이 퍼져 나가는 속도를 늦추고, 연쇄감염의 사슬을 끊어내는 데에 매우 특화되어 있는 방식이다. 덕분에 발 빠른 코로나 19 진단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한국에 코로나 19 방역선진국이라는 위상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3T전략의 기본인 긴급사용승인은 ‘의료기기법 제46조의 2’를 근거로 발효되는데, 의료기기법에 포함되지 않는 백신이나 치료제 같은 의약품들은 긴급사용승인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것이 바로 한국이 백신 수입에서 왜 그렇게 미진한 행보를 보이는가를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이다.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제도적 근거가 되는 의료기기법이 백신이나 치료제를 법 적용 대상으로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비승인 상태의 개발 중인 백신이나 치료제에 대해서는 긴급사용승인을 할 법적, 제도적 근거가 빈약하다.


정부는 K방역이라는 신조어로 방역선진국 위상을 홍보하는 데에만 열중하며, 앞으로 다가올 백신공급전쟁을 위한 법적 제도적 근거 마련을 위한 노력에 등한시해왔다. 몇몇 선진국들은 이미 백신개발에 성공하였으며 개발능력이 없는 다른 국가들은 이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물량확보전쟁에 이미 돌입한 상황이다. 작년 3분기 이후,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임상단계에서 안정성과 효과성을 검증 중이었을 때부터 여러 국가는 앞으로 나올 백신의 선 구매를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일부 국가들은 개발 중인 백신의 선 구매를 위해 과감한 정치적 결단을 내리거나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승인 제도를 신속히 도입하였다. 코로나 19와의 전쟁에서 사실상 실패했다고 보는 일본도 작년 11월 기준 인구의 두 배가 넘는 3억개 이상의 백신을 확보해 놓은 상태였다. 


정부가 진단장비의 긴급사용만을 가지고 K 방역의 우수성을 자화자찬하는 동안 현재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백신물량확보 전쟁에서 점점 뒤처지고 있다. “늦었다고 느낄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말이 있다. 지금이라도 단기적으로는 협상을 통해 긴급하게 소요되는 백신물량을 우선확보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생물방어(biodefense) 개념에 기반을 둔 관련법안을 만들어 긴급사용승인이 백신, 치료제, 그리고 의료기기를 포함한 모든 의약품에 적용될 수 있도록 개정해야 할 것이다. 이는 앞으로 혹여나 발생할지도 모르는 제2, 3의 코로나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며, 곧 개발이 완료될 국내 코로나 19 치료제 포함 국내 모든 제약산업 전반에 걸친 훌륭한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입력 : 2021.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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