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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간통죄 없는 스캔들의 나라, 봉변을 당해도 외면하는 푸뿌푸(扶不扶)? 정서

슈퍼차이나 연구소의 新중국 탐방기 ②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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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계왕이라 불린 저우융캉 전 서기

[편집자 주] 슈퍼차이나연구소 서명수(徐明秀) 대표가 코로나 시대의 중국을 설명해주는 《지금, 차이나 - 신중국사용설명서》(서고 刊)를 펴냈다. 서 대표는 지금까지 31개 중국의 성, 시, 자치구를 어우르는 저술작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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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수 대표의 《지금, 차이나 - 신중국사용설명서》(서고 刊)
코로나 없는 세상이 아직은 요원하지만 이미 중국은 ‘만만디의 나라’ ‘꽌시(관계)의 나라’가 아니다. 베이징과 상하이 외의 변방도시를 가봐도 빛의 속도로 변하는 중국의 속도전에 깜짝 놀란다. 샤오미와 화웨이, 알리바바와 징둥, 웨이신과 위챗페이, 띠디추싱이 이끄는 중국은 짝퉁제품의 제조창 같은 ‘메이드인 차이나’의 나라가 아니다.

서 대표는 “이미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는 모든 화폐를 흡수했다. ‘공유경제’는 중국에서 활짝 꽃을 피웠다. 우리가 알고 있던 중국은 더는 없다”고 단언한다.
 
《월간조선》은 출판사의 양해를 얻어 3회에 걸쳐 코로나 이후 중국을 알 수 있는 서 대표의 글을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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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계왕(百鸡王)이라 불린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정법위원회 서기.
 
‘공공정부(公共情夫)’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20여명의 고관대작 부인들과 파격적인 불륜행각을 벌인 루이청강의 전 CCTV 앵커. 저우 전 서기와의 관계는 물론이고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 저우 전 서기와 함께 반부패혐의로 기소된 쉬차이호우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신중국의 최고위급 인사들과 불륜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탕찬 전 전우문공단 가수는 ‘공용정부(共用情婦)’로 불린다.
 
이들 중에서 최고수준은 아무래도 백계왕일 것 같다. 고위 인사와 연예스타들의 부패스캔들과 동시에 더불어 회자되는 신중국의 불륜스캔들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다. 이제 웬만한 스캔들이 터지더라도 중국에선 크게 놀라지는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도 폐지가 된 ‘간통죄’는 중국에선 아예 없었다.
 
저우 전 서기가 400여명의 여성과 엽색행각을 가졌다는 중화권 매체의 스캔들 보도에도 불구하고 부패혐의로 기소된 후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그는 불륜스캔들에 대한 처벌은 받지 않았다. 그의 엽색행각에 대해서는 중국공산당 기율검사위원회가 직접 조사했다.
 
그가 법적처벌과 부정축재한 재산에 대한 몰수처분에 이어 ‘공산당적 박탈’이라는 두가지 처벌인 ‘쌍개(双幵)’를 받게 된 것은 중국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으로서 모범을 보이지 못하고 사회주의 도덕을 위반했기 때문이었다.
 
‘불륜문화’라고 부를 정도로 부패스캔들에 늘 따라다니는 신중국의 고위공직자와 공산당 고위간부 및 벼락부자 기업인들의 불륜스캔들은 오랜 역사적 전통을 자랑하는(?) 중국의 ‘축첩’문화의 전통이 개혁개방이후 형성된 신흥부자그룹인, 폭발호(벼락부자), 국가권력을 독점하게 된 중국공산당 고위간부들과 결합하게 된 결과다.
 
장이머우 감독의 ‘붉은 수수밭’ 같은 영화에서 보듯이 중화문화권에서는 역사가 오랜 축첩의 전통은 중국사회에는 신중국이 들어서기 전까지 오랫동안 정착된 문화였다. 중국식 사회주의 체제의 신중국 ‘건국의 아버지’ 마오쩌둥 주석이나 문화대혁명 초기 그에 의해 숙청된 류샤오치 주석 등은 결혼과 이혼을 여러 차례 반복했지만 그 당시에도 지금도 그것이 허물이 되지 않았다.
마오의 마지막 부인이자 네 번째 부인인 장칭 역시 마오와의 결혼이 세 번째였다. 마오의 여인들에 대한 기록은 그가 사망한 후에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개혁개방과 더불어 물밀 듯이 들어온 화교자본의 유입으로 갑자기 부자가 된 신흥부자들은 신중국 출범 초기 사회주의 도덕을 강조하는 분위기 탓에 자제할 수밖에 없었던 축첩문화를 서서히 발산하기 시작한다. 봉건시대의 ‘전족’ 문화는 중국의 비뚤어진 성적 취향을 상징하기도 한다.
 
개혁개방의 전진기지였던 선전 등에 투자했던 화교들이 수시로 드나들면서 그들의 현지처를 뜻하는 ‘얼나이(二奶)촌’을 형성하기도 했고 그들의 뒤를 이어 곧이어 부자가 될 기회를 잡은 벼락부자들과 인허가권을 쥐고 돈을 벌게 된 공산당 간부들 그리고 고위 공직자들이 축첩행렬에 동참했다. 급기야 ‘디산저(第三者)’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축첩과 불륜은 사회현상으로 받아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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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길에 쓰러져 있는 사람을 도와주다가 가해자로 몰려 소송을 당하거나 보상을 해주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사고를 당해 쓰러진 사람을 봐도 외면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新중국의 공중도덕, 푸뿌푸(扶不扶)?
 
‘길을 가다가 쓰러진 노인이나 환자를 발견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당연히 119나 경찰에 신고를 하고 119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쓰러진 노인을 부축하거나 도와주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의 행동일 것이다. 중국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길에 쓰러져있는 사람을 도와주다가 가해자로 몰려 소송을 당하거나 보상을 해주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주니까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의 ‘봉변’을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모양이다.
 
사고를 당해 쓰러진 사람이 자신을 도와준 사람을 가해자로 오인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고, ‘교통사고 자해공갈단’처럼 ‘상습적으로’ 길에 사고를 당해 쓰러진 척하고 있다가 자신을 도와준 사람을 상대로 돈을 요구하는 협박사기꾼들이 종종 적발되기도 한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길을 가다가 쓰러진 사람을 보고도 못 본척하고 지나가는 ‘푸뿌푸(扶不扶)?’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심지어 강도를 당하거나 교통사고를 당해 생명이 위태로운 급박한 상황인데도 사람들은 멀찌감치 빙 둘러 서서 구경만할 뿐 누구 하나 나서서 도와주기를 꺼린다. 갑작스런 사고를 당한 약자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인간의 기본적인 행동이자 양심이다. 중국에서는 교통사고나 쓰러진 노약자를 도우려고 손을 내밀었다가 낭패를 당하는 일이 자주 벌어지면서 ‘푸뿌푸?’라는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다.
 
‘푸뿌푸?’는 중국어로 ‘부축해서 도와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인들이 춘절(설날)을 맞이하여 가장 많이 시청하는 CCTV의 ‘춘제완후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도 2014년 이 ‘푸뿌푸’를 소재로 한 콩트가 소개된 적이 있다.
 
필자도 중국에 거주할 때 ‘노상강도’ 현장을 목격한 적이 있다. 사람이 붐비는 시장 안이었는데 피해자가 ‘강도야’라고 비명을 질렀지만 가까이 있는 누구 하나 지갑을 빼앗는 강도를 제압하려고 달려들지 않았다. 강도는 사람들이 둘러서서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지갑을 강탈하고는 여유를 부리면서 웃으며 도망쳤다. 길 건너편에서 어렴풋이 상황을 이해한 필자도 당시 무슨 일인가 싶어서 멍하니 바라보다가 뛰어가는 강도의 뒷모습을 쳐다보기만 했다. ‘남의 일에는 절대로 관여하지 말라’는 중국 친구의 당부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그는 “누구도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 나에게는 나와 가족밖에 없다. 길에서 강도를 당해도 ‘중국 공산당’이나 ‘공안’이 달려와서 절대로 구해주지 않는다. 내 몸과 내 돈 그리고 내 가족은 나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곤 했다.
 
14억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던 샤오웨웨 사건
 
중국인들이 애초부터 ‘인류애’니 ‘휴머니티’가 부족하거나 다른 나라 국민에 비해 도덕성이 없는 그런 민족은 절대 아니다. 마오쩌둥 시대의 상처로 트라우마가 된 ‘문화 대혁명’시대 10년을 겪으면서 마음속에 뿌리내린 ‘나쁜 기억’이 중국인들을 남의 일에 선뜻 뛰어들지 못하게 하는 요소 중의 하나라는 분석도 있다. 어린 대학생 제자가 교수들을 고발해서 인민재판에 세워서 두들겨 패고, 아들이 아버지를 고발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던 ‘무도’한 시대였다. 느닷없이 인민재판에 회부된 무고한 지식인들을 변호하기 위해 나선 학생들과 이웃들은 ‘반동’으로 몰려 엄청난 곤욕을 치렀어야 했다.
 
괜히 남의 일에 발 벗고 나섰다가 목숨을 잃거나 고통을 당해야 했던 중국인들은 그 때 일을 떠올리며 ‘다시는 남의 일의 관여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슴속 깊이 새길 수밖에 없었다. 세상이 바뀌었다지만 괜히 약자를 돕겠다고 의협심을 발휘하다가 가해자로 몰려 벌금을 내거나 공갈협박을 받는 등의 피해를 당하는 일이 잦자 중국인들은 아예 남을 도와줄 엄두조차 못 내거나 마음의 빗장을 걸어 잠그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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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13일이었다. 광둥성 포산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CCTV는 ‘푸뿌푸’ 현상의 폐해를 극단으로 드러냈다. 부모가 장사하는 시장에서 놀던 세 살짜리 어린아이가 시장 통로를 지나는 차에 치이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사고차량은 교통사고를 당한 아이를 다시 한 번 더 치고 도망가는 충격적인 뺑소니사고를 냈다. 사고현장을 목격하거나 다친 아이를 목격한 18명의 사람과 차량들이 못본 척하고 지나가는 바람에 아이는 2차, 3차 사고를 당하는 안타까운 장면이 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교통사고를 당한 아이(샤오웨웨)는 지나가던 한 청소원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결국 일주일 만에 숨졌다. 이 사건으로 중국사회의 치부같은 ‘뿌푸뿌’ 문화가 세상 사람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특히 “교통사고를 내서 사망했을 때는 1,500위안의 벌금을 내지만 살아있다면 10배를 더 내야 해서 한 번 더 치었다”고 털어놓아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다. 이 사건은 ‘샤오웨웨’ 사건으로 불리면서 중국사회에 경종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그때 뿐이었다. (계속)

입력 : 2020.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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