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대 교역국인 캐나다·멕시코·중국에 보편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무역 전쟁을 유럽으로 확대하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성명에서 EU와 미국 간 무역 및 투자 관계는 세계 최대 수준이라며 "많은 것이 걸려 있다"고 했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보편 관세 조치는 사업 비용을 늘리고 근로자와 소비자에게 해를 끼친다"라며 "관세는 또 불필요한 경제적 혼란을 초래하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 모든 면에서 해롭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로선 EU 제품에 추가 관세가 부과될지 알지 못한다"면서도 "그라나 EU는 우리 제품에 불공정하거나 자의적인 방식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모든 무역 파트너에게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캐나다와 멕시코산 모든 수입품에 각각 25%,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3건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다만 캐나다산 에너지 자원에 대해선 25%가 아니라 10%의 추가 관세만 적용한다고 명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 의지를 명확히 하는 등 무역 전쟁 확대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이번 관세는 오는 4일 오전 0시 1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EU 관리들은 트럼프발 무역 전쟁에 대비해 비상 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EU는 미국의 대 EU 무역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량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럽 국가 다수가 회원국으로 속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위비를 늘리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 방위비를 GDP 대비 5%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클라스 노트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은 EU는 양측 모두에게 타격을 줄 미국과의 무역 전쟁을 피하고 싶다면서도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맞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관세가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유로화가 약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노트 정책위원은 "유럽은 밀려나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4억 명의 소비자를 보유한 강력한 무역 블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글= 백재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