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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축알못’의 눈으로 본 한국-포르투갈 경기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kimch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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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번호 7번 손흥민의 기막힌 패스를 전달받은 11번 황희찬이 골을 넣는 장면이다. FOX TV 캡처

야구는 좋아하지만 따로 축구를 챙겨보지 않는다.

 

축알못이지만 123일 하루 동안 2022년 카타르 월드컵 한국-포르투갈 경기를 몇 번이나 보았다. 물론 라이브로 새벽 경기까지 보았다. 냉탕 온탕을 오가다 후반전이 끝나고 추가 시간 직후 기적 같은 골이 터져 나왔다.

 

사실, 등번호 7번 손흥민은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부상 때문이겠지만 생각이 많아졌다고 할까. 또 공 마저 그에게 잘 전달이 안 되었다.

지난 경기(우루과이, 가나 전) 보다 포르투갈 전에서 7번에게 공이 훨씬 많이 전달됐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슈팅이 강력하지 않았다. 그러나 추가 연장시간 직후, 70~80m를 달려오고도 침착하고 영리하게 11번 황희찬에게 공을 전달했다.


11번을 제외하고 우리 선수 누구도 7번 옆과 뒤를 받쳐주지 않은 사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햄 스트링 부상을 당한 11번이 열심히 달려온 덕에 멋진 골을 넣었다. 그 골이 쉬워 보이지만 골문 구석에 제대로 꽂힌 멋진 골이었다.

 

등번호 7월클호날두의 침투는 정말 위협적이었다. 다만 몸이 무거워 보였는데 결정적 찬스를 여러 번 날려버려 한국 승리에 일조했다. 그것보다 다른 선수들과 손발이 잘 안 맞는 느낌이 들었다. 포르투갈 주전 멤버들이 대거 교체됐다고 하니, 누가 빠지고 들어왔는지 관심은 없지만, 아무래도 그 영향이 컸다고 본다.

월클이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골을 넣을 줄 알아야 한다. 4일 새벽에 열린 아르헨티나와 호주 경기에서 리오넬 메시가 찬 첫 골은 정말 순식간에 터진 감각적인 골이었다. 물론 그도 인간인지라 다른 찬스에선 실수를 했다.

 

확실히 후반 교체 카드가 적중했다고 본다. 한국이 1-1로 동점을 만든 뒤 경기가 느슨해졌다. 강한 압박이 없었고 공 돌리기가 많았는데 하프라인에서 뒤쪽으로 연결하는 백패스도 많았다. 5번 정우영-6번 황인범-20번 권경원 사이에서 공이 멤돌았다? 심지어 골키퍼에게 왜 패스를 하는지....

현대 축구의 대세라는 점유율 축구때문인지 몰라도 지루하고 답답하게 느껴졌다. 절실함이 안 느껴졌다. ‘닥공’ ‘스피디한 돌파를 하다 되레 역습을 당할까봐 그랬을까. 아니면 지쳐서일까. 하여튼 그랬다.

 

어쨌든 후반 2017초쯤 11번 황희찬이 들어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정말 분위기가 바뀌었음을 느꼈다.

 

11번이 들어오자마자 공을 몰고 전방으로 쏜살같이 달려 7번에게 패스했고, 모처럼 손흥민이 강력한 중거리 슛을 날렸다. 정면이어서 골로 연결되진 못했다. 안타까웠다. 앞서 2차례 예선전을 합쳐 가장 인상적인 슛이었다. 전반 3955초에 나온 손흥민의 슛도 기억난다. 수비수가 4명이나 앞에 있어서인지 힘을 제대로 싣지 못했었다. 후반 1051초 때 찬 슛 역시 강력했지만 수비수 발에 맞고 골라인 밖으로 나가고 말았다. 그 수비수만 제쳤어도 골키퍼와 11 찬스였다.

 

후반 2130초쯤 터져 나왔던 6번 황인범의 슛도 정말 인상적이었다. 만약 이 경기에서 우리가 졌다면 6번의 이 슛이 가장 안타깝고 아쉬웠으리라. 더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슛을 지닌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골키퍼 손에 맞고 공이 흘러나왔지만 포르투갈 수비수 5명이 서 있었고 우리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세컨드 찬스에 대한 준비가 안 돼 있었다.

 

공격수 황의조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몸이 무거워 보였다. 집중 마크 때문인지 그에게 건네는 패스가 카메라에 잡히지 않았고 슛도 볼 수 없었다. 우루과이 전에서의 실수이후 만회할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

 

후반 333초쯤 19번 김영권이 쓰러져 그라운드에 드러누웠다. 정말 탈진한 듯 보였다. 곁에 있던 골키퍼 김승규가 두 손으로 가위표 사인을 더그아웃, 아니 코치박스 쪽에 보냈다.

그는 수비수(정확한 포지션은 모른다.)지만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때도, 이번 카타르 월드컵 때도, 상대 선수의 몸에 맞고 나온 공으로 골을 넣었다. 정말 행운의 사나이, 길을 가다 땅에 떨어진 금덩어리를 주웠다고 해야 할까. 운이라면 억세게 운이 좋은 것이다. 수비수지만 종횡무진 경기장을 뛰어서인지 에너지를 모두 소진한 듯 보였다. 그의 골이 없었다면, 손흥민의 월클어시스트도, 황희찬의 기막힌 역전골도 무의미했을 테니까.

 

18번 이강인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확실히 그가 있고 없고는 한국 팀에 엄청난 차이가 난다. 좌우를 오가며 대각선 크로스로 멋진 공을 날려주기를 모든 공격수들은 바랄 것이다. 그로 인해 베테랑 22번 권창훈의 입지가 애매해졌으나 그도 훌륭한 선수이니 적절히 기용하면 윈-윈이 되리라.

 

얼마 후 브라질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손흥민이 부상이어도, 김민재가 부상으로 포르투갈 전에 못 나왔어도 우리가 이겼다. 야구의 경구(警句)를 빌려 말하자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계속된 선전을 기대한다.

입력 : 2022.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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