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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펠로시 美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긴 것인가?

중국은 미중이 '합의'한 것으로, 미국은 중국의 주장을 '인지'한 것으로 간주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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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8월 2일 대만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에게 대만 최고 훈장인 '특종대수경운(特種大綬卿雲)' 훈장을 수여했다. 사진=대만 총통부

미국 국가의전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하원의장이 8월 2일 대만을 방문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만난 펠로시 의장은 “미국은 대만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명백히 밝힌다”고 선언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은 성명을 “미국은 중국의 통일에 개입하려고하고, 중국의 개발에 방해를 하며, 지정학적 상황을 조작하려 하고, 옳고 그름을 혼돈하는 4가지 환상을 멈춰야 한다”면서 “대만 이슈로 불장난을 하는 일부 미국 정치인들은 14억 중국 인민의 적이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이번 대만 방문을 이른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침해로 간주하고 있다. 중국의 입장을 난폭하게 대변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월 2일 “우리는 이미 미국을 향해 여러 차례 중국 측의 원칙적 입장을 밝혔고, 여러 차례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면서 “미국 측은 대만을 카드로 삼는 어떤 시도도 접고 말과 행동을 일치시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김없이 지키고 중미(中美) 3개 공동성명을 이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화 대변인은 그러면서 “만약 미국이 제멋대로 행동한다면 그로 인한 모든 엄중한 후과는 미국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에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8월 2일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과도 100% 일치한다”며 중국측의 주장을 반박한다.

 

한쪽은 ‘하나의 중국’ 원칙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고 다른 한쪽은 그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중국이 말하는 3개 공동성명은 닉슨 미국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 직후 나온 상하이 코뮈니케(공동성명;1972년 2월 28일), 미중 수교를 앞두고 나온 제2차 공동성명(1978년 12월 15일), 그리고 1982년 8월 17일 나온 제3차 공동성명이다. 이중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상하이 코뮈니케다.

이른바 ‘하나의 중국’ 원칙과 관련해서 중국측은 “중국 측은 다음 입장을 재확인했다 :  대만문제는 중미관계 정상화를 막는 핵심 문제다.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중국의 유일합법정부다. 대만은 모국에 오랫동안 귀속되어온 중국의 성(省)이다. 대만 해방은 그 어떤 나라도 간섭할 권리가 없는 중국의 내정이다. 그리고 모든 미군 병력과 군사시설은 대만에서 철수되어야 한다. 중국 정부는 ‘하나의 중국, 하나의 대만’, ‘하나의 중국 두 개의 정부’, ‘두 중국들’, ‘독립적 대만’의 탄생을 목표로 하거나 ‘대만의 지위는 여전히 결정되어야 함’을 옹호하는 어떠한 활동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측은 “미국 측은 선언했다 : 미합중국은 대만해협 양쪽의 모든 중국인들이 오직 하나의 중국만 있고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고 주장하는 것을 인정한다. 미합중국 정부는 이 입장에 도전하지 않는다.  미국은 중국인들 스스로에 의한 대만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미국의 관심사임을 재확인한다. 이 점을 염두로 미국은 대만에서의 모든 미군병력과 군사시설을 후퇴하는 궁극적 목표를 재확인한다. 그 동안 미국은 해당 지역의 긴장이 줄어드는 바에 따라 대만에서 병력과 군사 시설들을 점점 줄일 것이다. 양측은 양측 인민들 사이에 이해를 증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겉으로 보기에는 ‘하나의 중국’이라는 입장에 대해 양측이 이의가 없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양측 모두 자신들의 입장이 그렇다는 것을 밝힌 것이지, 상대방과 그러한 입장에 합의한 것이 아니라는 데 주의해야 한다. 미국은 “미합중국은 대만해협 양쪽의 모든 중국인들이 오직 하나의 중국만 있고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고 주장하는 것을 인정한다”고 했지만, 여기서 ‘인정한다(recognize)’라는 말은 중국의 그런 주장을 미국이 받아들인다는 의미가 아니다. ‘중국이 그런 주장을 했다는 사실을 인지(認知)했다’는 정도의 의미이다.


미중수교를 앞두고 나온 1978년 12월 15일의 제2차 공동성명에서 “미국은 중화인민공화국을 중국의 유일한 합법정부이며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중국의 입장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레이건 정부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로 미중 양국이 갈등을 빚은 후 알렉산더 헤이그 미 국무장관과 황허 중국 외교부장이 발표한 1982년 8월 17일의 제3차 미중공동성명에서는 제2차 공동성명의 내용을 다시 확인했다. 여기서도 ‘인정(recognize)’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면서 양국은 “△상호 주권과 영토에 대한 존중과 내정 불간섭은 미중관계의 기본 원칙이다. 중국은 대만 문제가 중국의 내정문제임을 재차 강조한다. △미국은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침해나 내정에 간섭하거나 ‘두 개 중국’ 또는 ‘하나의 중국, 하나의 대만’ 정책을 추구할 의도가 없음을 재차 확인했다”고 성명했다. 

 

그런데 미국에게는 이 3차례의 미중공동성명 외에도 대만 문제에 대한 또 다른 준거(準據)가 있다. 바로 1979년 4월 제정된 대만관계법이다.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의 상호방위조약도 파기한 미국은 그 대신 대만관계법을 제정, 향후 미국과 대만 관계를 규정했다. 이 법에서는 미국과 대만간의 경제‧문화 교류를 계속한다는 규정 외에도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다.

△ 타이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이 미국의 정치, 안보, 경제 이익과 관련되며 국제적 관심사라는 점을 천명한다.

△ 미국의 중화인민공화국과의 외교관계 수립 결정은 타이완의 미래가 평화적 수단들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기대에 기초하고 있음을 명확화한다.

△ 보이콧(boycott), 금수조치를 포함하여 평화적 수단 이외의 방법을 통해 타이완의 미래를 결정하려는 여하한 노력은 서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며, 이는 미국의 중대한 관심사임을 천명한다.

△ 타이완에 방어적 성격의 무기를 제공한다.

△ 타이완 주민의 안보 혹은 사회적, 경제적 시스템을 위협하는 어떠한 힘의 사용이나 기타 형태의 강압에 대해 저항할 수 있는 미국의 전투능력을 유지한다.

△ 모든 타이완 주민의 인권 보존과 증진을 미국의 목표로서 재보장한다. 

△ 미국은 타이완이 충분한 자위 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만큼의 방위물자와 기술 서비스를 제공한다. 방위물자와 서비스의 종류 및 수량의 결정은 오로지 타이완의 수요에 대한 판단을 근거로만 가능하다. 타이완 주민의 안보 혹은 사회적‧경제적 시스템에 발생한 위협과 관련하여, 미국 대통령과 의회는 그러한 위협에 대응하는 적절한 조치를 헌법 절차에 따라 결정할 의무가 있다.

미국 국내법이지만, 미국의 대만 방어 임무를 규정한 사실상의 ‘미-대만 상호방위조약’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미국은 이 법에 근거해서 대만에 군사장비들을 수출해 왔다. 미국이 비밀리에 대만에서 중국을 겨냥한 레이더 기지를 운용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 이러한 행동들은 대만관계법에 따르는 합법적 행위이다. 물론 중국의 입장에서는 이 법이 눈엣가시이다. 중국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만관계법의 폐기를 요구해 왔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5월 5일 홈페이지를 업데이트하면서 기존에 있던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삭제했다가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하자 20여일만에 이를 복원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월 23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군사적으로 개입하겠느냐”는 질문는 질문을 받자 “예스. 그것이 우리의 약속이다”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하나의 중국’이란 원칙에 합의했다”면서도 “대만을 무력으로 점령될 수 있다는 생각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중국의 언행은 미중 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합의'했다는 전제 하에 행해지고 있는 것이만, 미국은 중국의 그러한 주장을 '인지'했다는 것일 뿐이라는 전제 아래 미국은 대만과의 관계, ‘하나의 중국’ 입장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견지하면서, 이를 중국에 대한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입력 : 2022.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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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어제 오늘 내일’

ironheel@chosun.com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했습니다. 2000년부터 〈월간조선〉기자로 일하면서 주로 한국현대사나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써 왔습니다. 지난 7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이 이룩한 성취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내용을 어떻게 채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2012년 조국과 자유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45권의 책을 소개하는 〈책으로 세상읽기〉를 펴냈습니다. 공저한 책으로 〈억지와 위선〉 〈이승만깨기; 이승만에 씌워진 7가지 누명〉 〈시간을 달리는 남자〉lt;박정희 바로보기gt;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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