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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옛 친구가 생각날 때 짐 크로치의 ‘Operator’

[阿Q의 ‘비밥바’] 꼭 50년 전 1972년 발표…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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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옛 친구가 그리울 때 이 곡이 떠오른다.

화자(話者)인 ‘나’는 낯선 전화 교환원(혹은 교환수)에게 말을 건넨다. 그리고 옛 기억 너머에서 가물가물한 번호를 꺼낸다. 그런데 번호를 떠올리는 방법이 무척 시적(詩的)이다. “성냥갑 위에 적어놓은 번호가 오래되어 흐릿하다”는 것이다.


“교환원님, 전화 연결 좀 도와주시겠어요.

성냥갑 위에 적어놓은 번호가 오래되어 흐릿한데요,

그녀는 예전 저와 가장 친했던 레이와 함께 LA에서 살았죠.

그 친구는, 그녀가 말하길, 잘 알고는 있어도 이따금씩 맘에 안 든다던 친구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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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친구(혹은 헤어진 연인)를 설명하려다 갑자기 마음이 바뀌면서 이렇게 툭 던진다.


“그건 흔히들 이야기하는 방식이지요. 그래요, 그 얘긴 그만 하도록 하죠.”


말을 꺼냈다가 돌연 거둬들이는 속마음은…. 교환원이 전화번호를 알리가 없을 테지만 이렇게 부탁한다.


“번호를 주면 제가 연결이 되는지 알아볼게요. (And give me the number if you can find it)”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뭘까. 화자는 가슴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주섬주섬 꺼내기 시작한다. 그 이야기는 심리학적으로 표현해 이중 잠금 장치로 가슴 깊이 묻어둔 기억물이다. 엄청난 심리적 압력을 견뎌낸 ‘나만의’ 보석 상자일지 모른다.


“제가 잘 지내고 있고, 모진 세월도 잘 견뎠고

그 상황을 잘 받아들였다고 전할 수 있을 테니까요.

다만 그 말들이, 제게 지난 이 상황이 실제가 아니었다는 확신을 줄 수 있으면 좋으련만. (I only wish my words could just convince myself)

그게 그렇지 못한 것이겠죠.”

 

 

노랫말을 잘 들어보면, 친구 없이 모진 세월을 잘 이겨냈다고 말할 확신이 자신에게 없음을 알 수 있다. 어떻게든 살아왔는데, 어떻게든 이겨내려 했는데, 어떻게 삶의 고비 고비를 넘어왔는지 모르겠다는 독백으로 읽힌다. ‘이겨냈다’는 표현 속에 ‘그냥 살아왔다’는 느낌이 담겨 있다.


‘나’와 ‘전화 교환원’과의 대화가 실제로 일어났을 것 같지는 않다. 신호가 없는 공중전화 수화기를 들고 자신의 내면에게 건네는 독백이다.

이 곡 제목은 그저 ‘Operator’지만 원 제목은 좀 더 길다.

‘Operator (That's Not the Way it Feels)’

뒷부분을 번역하자면 ‘그런 느낌은 아니겠죠’ 혹은, ‘그게 그렇지 못한 것이겠죠’다.


마지막 3절에서 화자인 ‘나’의 고백은 조금 더 슬프다. “이번 전화 통화를 그만 잊어버리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거기엔 통화하고 싶은 사람이 없다”고 말한다. 가슴에 그냥 묻어두겠다는 것이다.


“교환원님, 이번 통화는 잊어버리기로 해요. (Operator, well let's forget about this call)

그곳엔 정말로 제가 통화하고 싶은 사람은 없으니까요

아, 그리고 당신은 제게 너무도 잘 대해주셨어요.

참, 잔돈은 그냥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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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크로치의 ‘Operator’는 1972년 10월 28일 빌보드 어덜트 컨템포러리(Adult Contemporary) 차트에 처음 등장, 10주간 차트에 머물렀다. 가장 높은 순위는 11위. 빌보드 핫 100(Hot 100) 차트에서는 17위까지 올랐다. 이 싱글은 그의 세번째 앨범 《You Don't Mess Around with Jim》(1972년 4월 발매)에 실린 두 번째 싱글이었다.


이 곡은 짐이 군 복무 시절 영감을 얻어 곡을 썼다고 한다. 부대에서 시외(혹은 국제) 전화를 걸기 위해 공중전화기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군인들을 보면서 말이다. 부모나 친구, 사랑하는 이에게 전하고픈 설렘을 담았다.


(노랫말 번역은 네이버 블로그 ‘관촌수필’ 참조)

입력 : 202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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