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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유죄 판결 이끈 허익범 “절반의 성공은 성공이 아니다!”

기자가 3년간 보고 경험한 허익범 특검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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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익범 특검.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 김경수 경남지사가 지난 21일 대법원에서 징역 2년 확정 판결을 받아 지사직을 박탈 당한 가운데, 김경수 지사의 유죄 판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허익범(62·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특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자는 허익범 특검과 약간의 인연이 있다. 2018년 6월 허익범 특검이 출범했을 당시, 기자는 《월간조선》 ‘뉴스의 인물’ 코너에 허 특검에 관한 짤막한 기사를 쓴 적이 있다. 그 전에 허 특검과 통성명을 한 터라 기사를 쓰는데 큰 부담은 없었다. 그 과정에서 한 가지 실수를 범했다. 허익범 특검의 사법시험 기수를 잘못 쓴 것이다. 

 

그는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사법시험 기수가 잘못됐다. 정정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기사는 정확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통상 민감한 사건을 맡고 있는 검사와 변호사들은 친밀한 관계가 아닌 기자들과는 가급적 접촉을 꺼리는 게 보통이다. 기자들과 아예 벽을 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허익범 특검은 그런 법조인과는 달랐다. 그는 차분하면서도 정중하게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며 자칫 민망할 수 있는 기자의 체면도 생각해줬다. 그때부터 허익범 특검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연초를 앞두고 매년 새해 인사를 하면 허익범 특검은 늘 답장을 보내왔다. 허 특검 입장에선 기자의 인사가 의례적으로 비쳤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는 정성을 다해 메시지를 작성해 보내왔다.


지난해 11월 6일, 김경수 지사가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의 유죄 선고를 받았을 때의 일화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김 지사에게 업무방해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했고, 법정구속은 하지 않기로 했다.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1심과 달리 항소심은 김 지사의 공직선거법 혐의에 대해선 무죄 선고를 한 것이다.


기자는 허 특검에게 항소심 판결의 의미를 물으며 ‘(특검 입장에서) 절반의 성공을 달성한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절반의 성공은 성공이 아니다”라며 “반발자국 밀렸다고 하는 것이 정확하다”고 정정해 주었다. 2년 전 기자의 오기(誤記)를 바로 잡아준 그 모습, 그대로였다.  


대법원이 김경수 지사에게 실형을 확정함에 따라 허익범 특검의 완승(完勝)으로 끝났다. 이런 성과는 그냥 얻어진 게 아니라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사실 허익범 특검팀이 발족했을 당시의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문재인 정권의 서슬이 퍼럴 때 출범했기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드루킹 수사 성공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허 특검은 이러한 비관적인 전망을 뒤로한 채 ‘증거 중심주의’ 수사로 승부를 걸었다. 그는 특검 출범 첫날 “증거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수사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주어진 시간은 겨우 60일에 불과했다. 2년간 벌어진 ‘드루킹 댓글 조작’의 실체를 밝혀내기에는 촉박한 기간이었다. 


허익범 특검은 특검팀 사무실 칠판에 ‘By Failing to prepare, thats preparing to fail (준비에 실패하는 것은 실패를 준비하는 것이다)’라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격언을 적었다고 한다. 불리한 조건에서 시작했지만 성공을 위해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다짐이었다.


허 특검은 대법원 선고 후 “증거가 인정받을 수 있게 된 건 외부적으로 험악하고 내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업무 수행한 특별수사팀 등의 헌신과 열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김경수 지사의 유죄 판결은 ‘증거 중심주의’ 수사라는 한 우물을 판 허익범 특검의 열정과 노력 덕분이었다. 그것을 허 특검 본인 스스로가 증명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1.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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