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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의 '아파트 임대'가 '편법 증여' 아닌 이유

'증여'라고 해도 '면세구간'인 2800만원...과세대상 아닌데 '편법증여'?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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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일부 언론 매체가 제기한 차녀에 대한 ‘아파트 편법 증여’ 의혹과 관련해서 “월세 수입 내역을 공개하지 못할 이유 없다”고 밝혔다. 최 전 원장은 이날 국민의힘 사무처를 찾아 신임 당 대변인과 당직자들을 만난 후 “아파트에 들어 와서 살기로 한 둘째 아이의 전에 살던 집 전세보증금을 그대로 다 받았고, 나머지 적절한 월세를 매월 받는 형식, 반전세 형식으로 했다. 제 생각에는 큰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향신문》은 19일, “[단독] 최재형, 자녀에 아파트 헐값 임대 논란”이란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감사원장 공관에 입주하면서 서울시 양천구 목동 소재 자택을 차녀에게 시세보다 싼 가격에 임대했다고 하면서,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편법 증여 가능성을 제기했다”는 식으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최 전 감사원장은 “보증금 1억2000만원에 월세 100만원인 ‘반(半)전세’”라고 해명했다. 해당 보도 이후 다수의 각종 매체는 이를 따라서 보도했지만, 사실 이는 논란이 될 사안이 아니다.

각종 보도와 최재형 전 감사원장 해명을 간추리면, 최 전 원장은 2018년 1월, 감사원장에 취임하고 공관에 입주했다. 그에 따라 서울시 양천구 목동 소재 이편한세상(전용 134.77㎡) 아파트를 비워두게 됐다. 해당 주택에 차녀가 들어와 살았다. 공짜로 산 게 아니라 ‘반전세 계약’을 맺었다. 임대차 조건은 ‘보증금 1억2000만원·월세 100만원’이다.

계약 당시 해당 아파트 전세 시세는 ‘최저 6억5750만원~최고 7억6000만원’이다. 중간값은 7억원가량이다. 즉, 앞서 언급한 각종 보도는 전세 시세는 7억원인데 1억2000만원에 임대차 계약을 맺었으니 ‘편법 증여’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인 셈이지만, 최 전 원장 해명을 고려하면 이 같은 의혹 제기는 법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당시 해당 아파트 시세대로 월세 222만원을 받아야 했는데, 100만원만 받았기 때문에 ‘편법 증여’라고 하는 주장은 우리 ‘주택임대차 보호법’ 상 ‘전·월세 전환율’을 감안했을 때 성립하기 어렵다. ‘전·월세 전환율’이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보증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월 단위 임차료로 환산하는 비율을 말한다. 당시 법정 전·월세전환율은 4%였다. 

이를 고려하면, ‘보증금 7억원’짜리 전세 물건을 ‘보증금 1억2000만원’으로 전환할 경우 세입자가 부담해야 할 월세의 법정 상한액은 193만원이다. 물론 최 전 원장의 임대차 물건의 경우 기존 전세 계약을 월세로 전환한 게 아니라 ‘신규 계약’이기 때문에 엄밀히 얘기하면 ‘전·월세 전환율’ 적용 대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전·월세 전환율’은 법으로 정한 ‘월세 상한’이란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전·월세 전환율’은 최소한 이만큼을 더 받아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최대한 이만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한 마디로 이를 지키지 않고 그보다 낮은 조건으로 ‘반전세’ 계약을 맺었다고 하더라도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녀에게 법으로 정한 상한액인 193만원을 받지 않고 100만원을 월세로 받았기 때문에 ‘편법’이라고 주장한다면, 이는 어폐가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자녀라고 해서 법정 상한액을 받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따져 묻는 행태도 우리 사회 상규와 어울리지 않는다.

‘편법 증여’ 주장도 그렇다. 해당 주장을 처음 제기한 《경향신문》은 관련 기사에서 이렇게 기술했다.
 
“최 전 원장은 2018년부터 지난 6월까지 감사원장을 지냈다. 최 전 원장 본인이 2018년 관사에 입주하면서 자녀에게 집을 시세보다 5억~6억원 낮은 가격에 내준 것으로 보인다. (중략) 전문가들은 편법 증여 가능성을 제기했다. 세법상 증여는 직접 또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타인에게 무상으로 유·무형의 재산 또는 이익을 넘겨주거나 타인의 재산가치를 늘려주는 행위를 말한다. 현저히 낮은 대가를 받고 재산을 넘겨주는 경우에도 문제가 된다.
한 변호사는 “돈을 주고받는 것도 증여이지만 받아야 할 돈을 안 주고 안 받는 것도 증여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한 공인중개사는 “시세보다 1억원 정도 차이가 난다면 모를까 이 정도 큰 차이라면 증여라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사례를 가끔 본 적이 있는데 상담을 해 오면 시세와 비슷한 수준으로 계약하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이런 주장을 일부 수용해 ‘증여’라고 하더라도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월세 100만원을 받았다면 전혀 문제 될 게 없는 수준이다. 법적으로 부모가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하는 경우 비과세 한도는 "10년 동안 5000만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최 전 원장 부부가 차녀에게 이 한도를 넘어서는 '증여'를 했고, 그에 대한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면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계산을 해 보면 논란이 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최재형 전 감사원장 부부가 차녀에게 ‘법정상한액’인 월세 193만원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늘려 준 재산 가치는 ‘월 93만원’ 수준이다. 이를 고려해 최 전 원장의 기회비용 또는 차녀의 기대수익을 추산하면, 총 2883만원(2018년 1월부터 2021년 7월까지)이다. 5000만원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셈이다. 

일각에서 의심하는 것처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월세 100만원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면, 차녀에게 간접적으로 ‘증여’한 금액은 3100만원이 된다. 이 역시 증여세 납부 구간인 ‘5000만원 초과’와는 거리가 먼 금액이다. 

이런 사정을 종합하면,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월세를 지금껏 단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해도 ‘편법 증여’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때는 최소한 2022년 2월 이후다. 최 전 원장이 그때까지 자택에 살지 않고, 차녀가 계속 거주하는데도 월세를 한 번도 받지 않았을 경우 2022년 3월부터 증여세 납부 구간인 ‘5000만원 초과’가 되기 때문이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1.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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