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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 전 서울시장이 말하는 ‘박원순표 도시농업 사업’… 전형적인 전시행정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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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마련한 도심 속 옥상 텃밭 (사진 서울시)

전 서울시장 박원순표 ‘도시재생’ 사업의 운명이 기로에 서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의 취임 후 첫 조직 개편을 추진하면서 부서 이름에 ‘도시 재생’을 모두 지웠다. 따라서 ‘도시 농업’도 지워질 공산이 크다.


《주간조선》 보도에 따르면, 박원순 전 서울 시장은 2012년을 ‘도시농업 원년’으로 선포하고 한강 하중도인 노들섬에서 모내기를 했다. 광화문 광장 한복판에 상자벼를 심었고, 시청 서소문청사 옥상에 양봉장을 설치한 일도 했다.


또 옛 용산미군기지 골프장을 개조한 공원 동남쪽 귀퉁이에 도심 텃밭을 조성했다. 무료로 개방하는 공원과 달리 텃밭은 서울시가 소정의 사용료를 받고 토지를 개별분양하면서 사실상 사유화된 상태다.


박원순 전 시장 재임 9년 동안 용산가족공원처럼 서울 구석구석에 똬리를 튼 도심 텃밭은 이제 상당한 면적이다.

서울시 도시농업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시가 관내외에 확보한 도시농업 면적은 56만㎡(56㏊)에 달한다. 오는 2024년까지 목표한 도시농업 확보면적은 70만㎡다. 지난해 1만 가구 규모 공공주택 건립을 공언한 서울 노원구 태릉 군(軍)골프장(74만㎡)에 버금가는 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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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시절의 이상배. 1992년 9월 3일 방한한 니시오 마사야 일 오사카시 시장(왼쪽)이 이상배 시장과 만났다.

 

이상배 전 서울시장(경북도지사,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 역임)은 ‘박원순표 도심 텃밭’을 전형적인 전시 행정이라 생각한다. 그 역시 시장 재임시절, 농촌과 메마른 도시문화를 접목시키는데 관심이 많았다.


서울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세종로의 녹지 공간과 세종문화회관의 앞뒤에 보리와 밀을 심었다. 그 보리가 자라고, 우리 재래식 밀이 파랗게 일렁이며, 원두막이 서고 박 넝쿨이 뻗어나가기 시작하자, 서울 시민들은 탄성을 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 참, 좋다! 프랑스식 마로니에나 일본식 벚꽃나무를 심을 게 아니라, 우리의 농촌에서도 사라지는 밀과 보리를 도심에서 볼 수 있는 일은 멋진 아이디어다!”


이처럼 다소 파격적인 농촌문화 보급, 우리 정서 되살리기 운동은 그가 서울시장 재임 중에 시도해 본 과감한 행정조치였다. 


그러나 분명한 선을 그었다.


당시 한강변 녹지를 관리하는 한강관리사업소장이 “하천 부지에서 키운 배추와 무를 수확해서 서울 시내 복지시설에 기증했다”고 보고하였다. 한강관리사업소장의 입장에서는 노는 땅을 일궈 무와 배추를 기르고 불우 시설을 도울 수 있었으니 얼마나 보람된 일인가….


아마 이상배 시장에게 격려나 칭찬을 받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시장은 소장의 과잉 의욕에 쐐기를 박았다. “우리 농민들은 어쩌라고 그러시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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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4일 경북도를 찾아 후배 공직자를 격려한 이상배 전 공직자윤리위원장.

 

이 전 시장의 말이다.


“사실 그분의 의도는 순수한 것이었겠지만, 도시에서 소비되는 무, 배추, 양념 하나라도 농촌에서 공급되어야 할 일이다. 서울시의 복지시설에 김장감을 대야 한다면 마땅히 서울시 예산에서 지원해야 할 것이고, 서울시 보사 행정당국이 농촌에서 나는 무나 배추를 사들여 농민도 살리고 복지시설도 도와야 될 것이다.

 

메마른 도심을 푸르게 가꾸는 일은 백번 옳은 일이지만, 도시인들이 어설픈 농사 흉내를 내서 단돈 100원이라도 농촌의 수입을 줄이고, 농민들의 판로를 잠식하는 일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판매망을 잠식하는 것과 같은 일이 될 것이다.

 

도시의 행정가들은 행정을 집행할 때마다 ‘농사짓는 분들은 어쩌라고’ 하는 기본 관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게 당시 나의 지론이었다.”

입력 : 2021.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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