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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레 미제라블’과 불법 체류자 이야기

[阿Q의 ‘비밥바 룰라’] 마누 차오의 ‘Clandestino’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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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 비참한 사람들. 장발장이 주인공인 프랑스 문호 빅토리 위고의 소설이다. 동명(同名)의 영화가 최근 개봉됐다.

 

영화 첫 장면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당시 응원전. 파리 개선문 앞에서 프랑스 삼색기를 흔들며 “라 마르세예즈”를 부른다. 삼색기는 자유 평등 박애를 상징한다. 결국 프랑스가 우승했다.

하지만 환호는 거기서 그친다. 그들을 둘러싼 일상은 불신과 증오뿐이다. 경찰 단속반의 눈에 비친 빈민가 청소년들은 불법 체류자이거나 잠재적 범죄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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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 미제라블>(2019) 포스터

 

“세상에는 나쁜 풀도, 나쁜 사람도 없소. 다만 나쁜 농부가 있을 뿐이오.”


이 말은 빅토르 위고의 소설에 나오는 마지막 문장이다.

부패한 경찰들과 아랍계 이민자조직, 그리고 나쁜 어른들이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경감 스테판은 크리스, 그와다와 같은 순찰팀에 배정받는다. 증오와 불신이 난무하는 몽페르메유(위고가 ‘레 미제라블’을 쓰기 위해 머물렀다는 파리 근교)에서 스테판은 경찰들의 폭력에 충격을 받고 서커스단 아기 사자 도난사건을 해결하려다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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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검색되는 마누 차오의 이미지들.

 

문득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마누 차오(Manu Chao·61)의 ‘Clandestino’. 클란데스티노는 ‘불법 이민자’라는 뜻이다. 1998년 앨범으로 출시돼 언더그라운드의 히트작이 된 이 곡은 전 세게적으로 500만 장 이상이 판매되었다. 스페인어로 된 노랫말은 비극적이다. 뭉뚱그려 소개하면 이렇다.


“내 슬픔이 나와 함께 합니다. 유죄판결을 받았죠. 법 망을 피해 뛰는 것은 내 운명. 마음 갈 곳을 잃은 위대한 바빌론 출신. 신분증을 가지지 못한 이유로 불법 체류자로 불리죠. 북쪽의 도시로 난 일하러 갔지만 내 삶은 끝장 났어요. 바다에서 가오리 같았지만 도시에선 유령 같았죠. 당국은 ‘니 삶은 허락되지 않는다’고 말했어요.”

 

 

불법 체류자 문제는 프랑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도 오래전부터 중남미 불법 체류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2월 18일 미국에 머물고 있는 1100만 명의 불법 체류자들에게 시민권을 열어주는 ‘조 바이든표 이민법안’이 공개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체류자들에게 8년의 기간을 거쳐 시민권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게 골자이다.

 

그러자 미·멕시코 국경 지대엔 불법 이민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2월 한 달간 중남미에서 온 10만여 명이 불법 월경을 시도했는데 이는 1월보다 30% 증가한 수치다. 홀로 입국해 추방하지 못하고 일시 구금한 중남미 미성년자도 1만4000명에 달한다. (조선일보 3월 26일자 기사 ‘중남미서 한달 10만명 밀입국 시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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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을 부른 마누 차오는 스페인계 프랑스 가수이다.

차오의 어머니 펠리사 오르테가(Felisa Ortega)는 바스크 주 빌바오 출신이다. 작가이자 언론인인 그의 아버지 라몬 차오(Ramón Chao)는 갈리시아 주 빌랄바 출신이다.


두 사람은 독재자 프랑코를 피해 파리로 이민을 갔다. 마누의 할아버지는 사형 선고를 받았다. 마누가 태어난 직후 차오 가족은 파리 외곽으로 이주했다. 그는 자라면서 많은 예술가들과 지식인들에게 둘러싸여 있었고, 그들 대부분은 아버지의 지인이었다.

차오는 곡절 많은 어린 시절의 경험을 노래로 많이 표현했다. 어렸을 때, 쿠바의 가수이자 피아니스트인 볼라 드 니브(Bola de Nieve)의 열렬한 팬이었다.


마누 차오는 프랑스어, 스페인어, 영어, 이탈리아어, 아랍어, 카탈루냐어, 갈리시아어, 포르투갈어, 그리스어로 노래한다. 차오는 파리에서 버스킹을 하고 다양한 언어와 음악 스타일을 결합한 Hot Pants, Los Carayos와 같은 그룹과 동행하며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친구들과 그의 동생인 앙투안 차오(Antoine Chao)와 함께 1987년 밴드 마노 네그라(Mano Negra)를 결성해 유럽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1995년 해체 후 솔로 가수가 되었다.


《클란데스티노》는 1998년에 발매된 마누 차오의 첫 번째 정규 솔로 음반. 이 음반은 전체적으로 많은 사운드 비트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 중 두 곡은 멕시코 원주민 해방운동의 기수로 알려진 마르코스(Subcomandante Marcos) 연설의 일부이다.

차오의 후속 음반과 마찬가지로, 그는 노래 대부분을 작은 랩탑(laptop)을 이용, 전 세계 여러 곳에서 녹음했다.


음악잡지 《롤링 스톤》의 프랑스판은 이 앨범을 67번째로 위대한 프랑스 록 앨범 100장 중 하나로 선정했다. 이 음반은 또한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1001집에도 수록되었다. 이 앨범은 2020년 《롤링 스톤》 역사상 최고의 앨범 500장에서 469위에 올랐다.

입력 : 2021.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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