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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조국, 가덕도 신공항 이름을 '가덕도 노무현 국제공항'으로 하자고 주장

정권 교체 후 이름 바뀐 대만 중정국제공항 사례 교훈으로 삼아야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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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신공항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름을 붙이자고 주장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페이스북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문재인 정부가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밀어붙이고 있는 ‘가덕도 신공항’을 ‘가덕도 노무현 국제공항’으로 부르자고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장관은  11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가덕도 신공항을 기정사실로 하고 ‘노무현 공항’이라는 명칭까지 흘리고 있다'며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때문'”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이렇게 주장했다.

사실 외국에서는 위인들의 이름을 국제공항에 붙이는 것이 흔한 일이다. 미국 뉴욕에는 존 F.케네디국제공항, 라과르디아국제공항이 있다. 라과르디아공항은 1934~1945년 뉴욕시장을 지낸 피오렐로 라 과르디아를 기려 붙인 이름인데, 과 과르디아 시장은 마피아와의 전쟁으로 유명한 인물이기도 하다.

프랑스에는 제5공화국 초대 대통령을 지낸 샤를 드골의 이름을 붙인 샤를 드골 국제공항이 있다. 이탈리아 로마 피우미치노국제공항의 별칭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 공항이다. 터키 이스탄불의 국제공항은 국부 아타튀르크 케말 파샤의 이름을 따서 아타튀르크국제공항이라고 불린다. 폴란드 바르샤바의 관문은 프레데릭 쇼팽 국제공항이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공항에만 역사적 인물의 이름이 붙는 것은 아니다. 지방에 있는 국제공항에 그 고장 출신 인물의 이름을 붙이는 경우도 흔하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국제공항은 그 고장 출신 상인으로 《동방견문록》을 남긴 마르코폴로의 이름을 땄다. 피렌체에 있는 국제공항의 이름은 그 곳 출신으로 콜롬부스가 발견한 대륙이 ‘인도’가 아니라 ‘신대륙’이라는 것을 밝혀낸 아메리고 베스푸치의 이름을 붙여 아메리고베스푸치국제공항이라고 한다. 

동양에서는 상대적으로 사람의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드물다. 일본 고치현에 있는 국제공항의 이름은 사카모토 료마 국제공항이다. 메이지 유신 당시의 영웅으로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역사적 인물 1위에 꼽히는 사람이다.

국제공항에 이름이 붙었다가 퇴출당한 경우도 있다. 1979년 문을 연 대만의 타이베이 타오위안 국제공항은 원래 장제스 전 총통의 본명을 따서 중정(中正)국제공항으로 명명됐다. 영어로는 장제스의 광둥어 발음인 치앙카이섹을 따서 ‘치앙카이섹국제공항’, 혹은 그 약칭인 딴 'C.K.S. Airport'라고 불렀다. 여기에는 1979년 당시 대만 총통이 장제스의 아들인 장징궈였다는 사실이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민주화 이후 장제스-장징궈를 배출했던 국민당이 정권을 잃고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천수이볜 총통이 집권하자, 탈(脫)중국 정책의 일환으로 공항이 있는 지명을 따서 2006년에 타오위안 공항으로 개칭했다.

지금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계자임을 자처하는 민주당이 집권하고 있다고 해서 그의 이름을 신공항에 붙이겠다는 것은 우습고도 위험한 발상이다. 후일 민주당과 대척점에 있는 세력이 집권했을 때 “노무현은 권력형 비리로 수사를 받다가 자살한 치욕적인 인물”이라며 그의 이름을 퇴출시키려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치 대만에서 장제스의 이름이 퇴출당한 것처럼 말이다. 

입력 : 2020.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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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어제 오늘 내일’

ironheel@chosun.com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했습니다. 2000년부터 〈월간조선〉기자로 일하면서 주로 한국현대사나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써 왔습니다. 지난 7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이 이룩한 성취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내용을 어떻게 채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2012년 조국과 자유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45권의 책을 소개하는 〈책으로 세상읽기〉를 펴냈습니다. 공저한 책으로 〈억지와 위선〉 〈이승만깨기; 이승만에 씌워진 7가지 누명〉 〈시간을 달리는 남자〉lt;박정희 바로보기gt;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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