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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사건의 핵심은 '돈세탁'과 '기업사냥'

[옵티머스 사건 심층분석] ① 돈세탁 통해 투자자들의 투자 판단 흐리게 하는 수법 ② 자기자본 없이 사채시장 등에서 자금 조달해 회사 인수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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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인 옵티머스 사기 사건이 정치권을 요동치게 만들고 있다. 복수의 정치권 인사가 이 사건과 연관돼 있다는 설(說)이 나돌고 있다. 

사모펀드란?

사건이 복잡하기 때문에 먼저 간단한 배경 설명을 한 뒤,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사모펀드란 ‘소수의 투자자들로부터 비공개 방식으로 자금을 모아 주식, 채권 등을 운용하는 펀드’를 말한다. 공모펀드와 달리 사모펀드는 공모펀드와 달리 진입장벽도 낮고 규제도 낮다. 가입 조건은 펀드 상품 한 개 당 50인 미만이어야 하고, 1인당 최소 투자 금액이 1억 원이어야 한다. 

이런 펀드 상품은 자산운용사가 만들어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받아 운용한다. 주로 회사 채권이나 부동산, 기업합병, 주식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운용해 수익률을 낸다. 수익률이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위험부담도 높다. 

‘공공기관 매출 채권에 투자한다’는 ‘허구’

옵티머스 자산운용(이하 옵티머스)은 사모펀드 상품을 만들어 최대 판매처인 NH 투자증권 등 9개사를 통해 위탁 판매했다. 당초 옵티머스는 안전한 ‘공공기관 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를 모집했다. 연 3%대 수익을 주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낸다고 홍보한 것이다. 옵티머스는 LH, 한국도로공사 등에서 발생하는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부실기업과 부실기업 대표에게 돈을 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뒤늦게 사실은 안 투자자들은 자신의 돈을 돌려달라고 NH 투자증권 등에 요구했지만, 투자금은 이미 날아가고 없었다. 이후 환매 중단 사태가 터지고 말았다. 

옵티머스의 공공기관 매출 채권 투자는 애초에 실현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옵티머스가 초기 판매한 펀드는 자신들이 인수한 성지건설이 LH, 한국도로공사 등을 상대로 올린 공사매출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 해당 채권에는 사실상의 '양도금지' 조항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명백한 기망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식으로 투자자들이 날린 투자금만 약 515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 가운데 4000억원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한국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옵티머스 펀드 자금 5151억원 중 2500억원 가량은 '펀드 돌려막기'에 쓰였다고 한다. 추적이 가능한 자금은 1000억원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옵티머스에 관한 ‘뉴스플로우’의 분석

그런 가운데 옵티머스 사건을 새로운 시각에서, 이해하기 쉽게 분석한 매체가 있다. 인터넷 탐사보도 전문 매체 ‘뉴스플로우’는 이 사건을 크게 내부자가 연관된 관계사 간 거래를 통한 '돈세탁'과 무자본 M&A, 일명 '기업사냥' 등 두 갈래로 나눠진다고 보고, 이를 심층적으로 분석·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옵티머스로 흘러들어간 자금 상당액은 2~3단계의 회사를 거쳐 옵티머스 관계자들이 실소유하거나 깊이 관여된 회사로 흘러들어간 후 사라졌다. 일부 자금의 경우 4~5단계까지 거쳐 사라지거나, 되돌아오는 경우도 있었다. 즉, 내부자 사이의 거래를 통해 제대로 투자되는 것처럼 외형을 꾸며 돈세탁을 한 후, 자금을 빼돌려 사적 이득을 챙겼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 매체의 분석이다.

매체는 “돈세탁은 자금흐름을 복잡하게 만들어 추적이 어렵게 만드는 것으로 수사기관과 금융당국의 감시를 피하고 투자자들의 투자 판단을 흐리게 하려는 의도로 볼 여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1차 송금처 거쳐 투자, 대여 등의 형태로 2차 경유지로

보도에 따르면, 옵티머스는 씨피엔에스, 아트리파라다이스, 대부디케이에이엠씨, 라피크, 하이컨설팅, 골든코어, 엔비캐피탈대부, 내추럴코어, 티알시티, 내추럴에코그룹 등으로 사모펀드 판매를 통해 모집된 돈 대부분을 1차 송금했다.

특히 옵티머스에 들어온 돈 상당액이 씨피엔에스, 아트리파라다이스, 대부디케이에이엠씨, 라피크에 집중됐다. 확인된 것만 씨피엔에스에 2052억원, 아트리파라다이스에 2031억원, 대부디케이에이엠씨에 499억5000만원, 라피크에 402억원 등이다.

옵티머스로 들어온 돈은 1차 송금처를 거쳐 투자, 대여 등의 형태로 2차 경유지로 이동한다. 대표적인 2차 경유지가 옵티머스의 비자금 저수지로 의심 받는 트러스트올이다. 

2차 경유지 거친 옵티머스 자금이 흘러간 회사는 60여 개

이처럼 2차 경유지를 거친 자금은 다시 비상장주식, 부동산개발업체들에 투자되거나, 대여 형태로 빠져 나갔다. 경유지 혹은 투자처 등으로 옵티머스 자금이 흘러간 회사는 60여 개에 달한다는 게 이 매체의 분석이다.

‘뉴스플로우’는 “문제는 옵티머스를 통해 움직인 자금이 거쳐간 곳 대부분이 옵티머스 관계자들과 연관이 있는 회사라는 점”이라고 했다. 취재 결과, 옵티머스의 자금이 흐른 회사 가운데 최소 45개 이상의 회사에 옵티머스 관계자들의 이름이 대표이사, 사내이사, 사외이사, 감사, 고문 등으로 등재돼 있다고 했다.

주로 이름을 올린 인물은 사기·횡령 등 혐의로 구속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윤석호 변호사, 조직폭력배 출신 이모씨, 김 대표의 부인 윤모씨, 김 대표와 동업관계인 유모씨, 유씨의 부인 이모씨, 유씨의 장모 또다른 이모씨 등이었다. 지난해 10월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윤 변호사의 부인 이모 변호사도 3차 경유지 셉틸리언의 지분 50%를 보유했었다.

특히 언급된 회사 대부분은 재무자료를 공시할 의무가 없거나, 제대로 공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공시를 했더라도 매출이 거의 없는 등 투자가치가 없는 회사들이 대다수다. 옵티머스가 돈세탁을 한 후 자금을 빼돌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무자본 M&A(기업사냥)에도 개입

옵티머스 사건의 또 다른 축은 무자본 M&A, 이른바 '기업사냥'이다. 무자본M&A는 자기자본 없이 사채시장 등에서 자금을 조달해 회사를 인수하는 것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인수 주체가 자본이 없기 때문에 회사 인수 후 채무를 갚기 위해 주가조작·횡령 등의 범죄가 일어나는 것이 다반사다. 옵티머스 관련사 일부가 이러한 기업사냥에 깊이 연관돼 있다.

매체에 따르면, MGB파트너스는 2017년 9월 말 25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성지건설 주식 3164만5569주를 취득했다. MGB파트너스는 옵티머스의 2차 경유지인 트러스트올이 지배하는 회사로, 조폭 출신 이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MGB파트너스가 납입한 유상증자 대금 250억은 자기자본이 아닌 빌린 돈이었다.

MGB파트너스는 유상증자 대금으로 투입한 250억원을 다시 성지건설로부터 받아 자금 대여자들에게 갚았다. 유상증자 후 10월 초 성지건설은 ‘계약이행보증금’ 명목으로 엠지비파트너스에 35억원을 빌려주고, 10월 중순 150억원을 MGB파트너스에 추가 대여했다. 또, 성지건설은 사업을 진행한다며 하이컨설팅에 65억원을 추가로 대여했다. 하이컨설팅은 옵티머스 김 대표의 동업자 유씨 부부가 사내이사로 등재돼있는 회사다. 이를 합하면 250억원으로 MGB파트너스의 유상증자 대금과 일치한다는 게 ‘뉴스플로우’의 분석이다.

매체는 “결국, 대여자 → MGB파트너스 → 성지건설→ MGB파트너스 → 대여자로 자금이 이동해 MGB파트너스는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성지건설을 인수한 셈”이라고 했다.  2018년 한영회계법인은 이 같은 정황을 포착해 성지건설 회계감사에서 의견거절을 냈다. 성지건설은 MGB파트너스에 인수된 후 옵티머스와 관련된 펀드에 276억원을 입금하기도 했다. 성지건설은 옵티머스 관련 펀드 가운데 3개, 110억원 가량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靑 민정수석실 근무한 이모 변호사가 지분 보유한 ‘셉틸리언’의 실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던 이 변호사가 5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셉틸리언은 해덕파워웨이 기업사냥 사건의 '돈세탁 창구'로 활용되기도 했다.

해덕파워웨이는 지난 2018년 4월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 원장 이모씨에게 인수된 후 옵티머스자산운용에 회삿돈 370억원을 넣었다. 이후 지난해 2월 화성산업이 이씨가 갖고 있던 해덕파워웨이 지분 15.89%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는데, 당시 화성산업의 최대주주가 셉틸리언이었다.

취재 결과, 해덕파워웨이에서 나온 돈이 옵티머스자산운용 → 대부디케이에이엠씨 → 트러스트올 → 셉틸리언 → 화성산업을 거쳐 다시 해덕파워웨이로 순환하는 돈세탁 과정을 거쳐 화성산업이 해덕파워웨이 경영권을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 윤 변호사가 100% 지분을 가진 이피플러스가 스킨앤스킨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가 철회하는 과정에서, 유상증자 대상자 철회 전날 스킨앤스킨으로부터 마스크 사업 명목으로 150억원의 선급금만 받아 챙긴 사실이 확인됐다고 ‘뉴스플로우’는 전했다.

글·정리=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0.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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