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NewsRoom Exclusive

로린 힐의 ‘Doo Wop (That Thing)’ 넌 진짜 보석 같은 존재야

[阿Q의 ‘비밥바 룰라’] 필라델피아의 백만 여성 행진을 기억해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하기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노랫말은 씩씩거리듯 이렇게 내뱉는다.

니가 그 자식을 찾아 다닌지 3주나 됐어.
널 한번 건드리고 다신 전화도 없는 그 놈을 말이지.
기억나? 자기를 돈 다발이라 떠벌리던 놈을.
넌 못들은 척 하더니 몸을 허락하더라.
자, 먼저! 어떻게 그런 척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거야?
관심 없는 척 하더니 또 전화를 해?

(중략)

넌 진짜 보석 같은 존재야. 그러니까 제발 돌덩이처럼 굴지 마.
친구야, 존중은 최소한이야.
저 새끼들이 다 망쳐 놨는데 아직도 걔네를 감쌀거니?
나 로린 힐도 그저 인간일 뿐야.
내가 똑같이 궁지에 몰렸던 적이 없을 거라 생각하지 마.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서 벌어졌던 백만 여성 행진을 기억하도록 해.
우리 여자들이 영혼을 파는 건 바보짓이야.(it’s silly when girls sell their soul)

미국 힙합그룹 푸지스(The Fugees) 출신의 로린 힐(Lauryn Hill)의 노래다. 1998년에 발표됐으니 22년이 된 곡이다. 발표할 당시 로린은 임신 6개월. 얼룩말 무늬 원피스로 배를 가리었다. 떠들썩한 혼 섹션과 달콤한 백 보컬이 담겨 있다. 곡의 노랫말에 대해 로린 힐은 이렇게 말했다.

“제가 이곳저곳을 다녀보면 자아존중을 할 줄 모르는 많은 젊은 흑인 여성들을 만나게 돼요. 전 그들에게 그들 자체로 아름답다는 걸 일깨워주려 하죠.”

이 곡으로 팝 정상을 차지했고 솔로 데뷔 앨범 《The Miseducation Of Lauryn Hill》은 800만장이나 팔렸으며 5개의 그래미상을 받았다. 번역하자면 착오교육? 아니면 어설픈 교육? 어쨌든 뭘 가르치려 하지만 그 가르침이 꼰대의 손가락질이 아니다. 그저 일상에서 체득한 삶의 지혜다. 그저 잔소리처럼 무게는 없지만 왠지 귀 기울이고 싶어지는 노래다. 메시지도 가만히 들어보면 ‘니가 얼마나 소중한지 아니?’다. 학교교육이 필요 없다는 말도 아니다.

뉴욕 할렘 거리의 흑인들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우리 이야기일지 모른다. 술, 마약, 옷, 튜닝한 멋진 자동차를 갖고 싶다. 좋은 학교? 명문 대학? 일찌감치 경쟁에서 밀렸지만 도대체 나를 패배자로 규정한 이는 누굴까. 난 상품이 아니고 일어나 흙먼지 툴툴 털고 다시 걸으면 그만이야. 꼰대 같은 어른을 만나면 침이라도 뱉을 테야! 나는 나일뿐. 잠시라도 내버려 둬,
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뮤직 비디오는 흥미롭다. 왼쪽은 1960년대 복고 패션을 한 로린 힐이다. 오른쪽은 드레스락(레게머리)을 한 1990년대의 비걸(B-girl) 로린 힐이다. 서로 다른 두 장면이 마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입력 : 2020.10.15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사진

김태완 ‘Stand Up Daddy’

kimchi@chosun.com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