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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백종원의 골목식당> 시청자가 본 '덮죽' 논란

이렇게 간 큰 빌런이라니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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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인스타그램


네티즌 사이에서 '덮죽' 논란이 뜨겁다. 덮죽의 사연은 이렇다. SBS의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전국 각지 골목상권 활성화를 목표로 외식소상공인을 상대로 컨설팅을 해주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7월 방송에서 포항의 한 가게 사장은 '덮죽'이라는 메뉴를 개발했다. 죽 전문점은 많았지만 죽에 여러 재료로 만든 토핑을 얹어 제공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한 이 사장에게 백 대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프로그램에서 노력은 하지 않고 장사가 잘 되기만 바라는 이른바 '빌런((Villain:악당)'들이 다수 등장한 가운데 이 '덮죽 사장'은 백 대표와 제작진은 물론 시청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모았다. 

그런데 지난달 25일, 일부 언론에 새로운 프랜차이즈 소개 기사가 등장했다.  프랜차이즈 소개 기사는 대부분 업체가 보낸 보도자료를 소개하는 용도다. 강남 본점 등 5개의 체인점을 이미 열었고 앞으로 프랜차이즈점을 모집한다는 '덮죽덮죽'의 보도자료 문구는 다음과 같다. 

<지난 여름 백종원의 골목식당 포항 꿈틀로편에서 새로운 음식의 형태로 선보여진 메뉴 '덮죽'을 외식업 전문 연구진이 참여한 '덮죽덮죽'이 수개월의 연구를 통해 자체적인 메뉴로 개발하여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런칭했다.>

프랜차이즈 홈페이지에는 '골목식당 메가히트 메뉴', '방송에 소개돼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 덮죽'이라는 문구까지 있다. 메뉴에는 방송에 나왔던 '시소(시금치+소고기)덮죽', '소문(소라+문어)덮죽'도 있었다. 당연히 <백종원의 골목식당> 에 나온 업체로 생각할 만하다. 

하지만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즐겨보는 기자 입장에서는 '그럴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 대표에게 맛은 물론 혁신적인 아이디어까지 칭찬받았던 포항 덮죽집이 서울에 프랜차이즈를 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영화 <극한직업>의 왕갈비통닭처럼 이름만 빌려주는 프랜차이즈를 낼 리도 없다. 

<골목식당>은 솔루션을 제공했던 곳들을 여러 차례에 걸쳐 사후관리해 왔고, 초심을 잃은 사장들을 백 대표가 호되게 혼내는 일도 많았다. 포항 덮죽집 사장 등 이 프로그램에 등장해 성공한 가게 사장이 프랜차이즈를 만들었다면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며 프로그램에 참여한 백종원 대표가 가만히 있었을 리 없다. 

역시나 '덮죽덮죽'은 프로그램이나 포항 덮죽집과 아무 관련이 없었고 그저 방송을 보고 메뉴를 베껴 상표권을 내고 사업을 시작한 것이었다. 아이디어와 메뉴를 통째로 빼앗긴 포항 덮죽 사장은 '본인과 전혀 관계가 없는 업체'라며 '뺏아가지 말아달라'고 SNS를 통해 호소하고 있다. 

골목식당에는 그동안 수많은 빌런이 등장했고 이들은 백 대표에게 호되게 혼이 났다. '사람 고쳐 쓸 수 없다'가 이 프로그램의 교훈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백 대표에게 칭찬받는 사장은 드물게 있었다. 포방터 돈까스집과 청파동 냉면집 등은 백 대표의 높은 평가로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었지만 이들은 분점을 내지 않았다. 

'덮죽덮죽'이 <골목식당> 덮죽집과 전혀 관련이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네티즌들의 공격이 이어지자 덮죽덮죽은 슬그머니 메뉴를 바꾸고 홍보문구에서 골목식당이라는 단어를 뺐다. 그러나 같은 이름으로 사업을 계속하는 데 법적인 문제는 없을 것이다. 

사실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사람 입장에서 이런 문제를 예상하긴 했지만 실제로 이렇게 시청자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않고 간 크게 사업을 벌이는 업체가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프로그램 제작진이건 백 대표건 포항 덮죽 사장이건 이 업체를 법적으로 이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덮죽덮죽은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뿌리면서 대표로 추정되는 멀끔한 외모의 청년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프랜차이즈 모집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을까. 이렇게 간 큰 빌런은 <골목식당> 역사상 처음이다. 아니 <골목식당>과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이니 그저 양심없는 사업가인 것 같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0.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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