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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노조 조합원에겐 ‘솜방망이 처벌’ 他 노조 조합원에겐 ‘불방망이 처벌’(?)

‘KBS 양승동 사장 취임 후 주요 징계 발령’ 살펴보니…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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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직원들의 소속 노조에 따라 ‘징계 기준을 달리 적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 KBS로부터 입수한 ‘KBS 양승동 사장 취임 후 주요 징계 발령’에 관한 자료에 따르면, KBS 사측이 비위 사실이 있는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본부’ 소속 직원들에게 사실상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 정황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성(性) 비위에 얽힌 A씨와 C씨다(아래 표 참조). A씨는 KBS 모 지역국에서 근무할 당시 직장 내 성희롱, 성추행 사건 가해자로 지목됐던 이다. 14년차 기자인 A씨는 후배 기자들과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성희롱, 성추행을 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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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보도(2019년 7월 18일 자)에 따르면, A씨는 여성 후배 기자를 룸살롱에 불러내며 다른 언론사 남성 기자와 ‘100만원 내기’를 내기를 했다고 한다. 2014년 11월, A씨는 피해자 모 씨에게 전화를 걸어 “총경(경찰 간부)들이랑 모여 있으니 와야겠다”고 요구했다. 모 씨는 늦은 시간이었지만 팀장의 지시여서 택시를 타고 A씨가 말한 장소로 갔다.
 
모 씨는 “방 안에 들어가자 붉은색 조명 아래서 야한 옷을 입은 여성 접대부 3명이 총경 6~7명과 타 언론사 남성 기자 등에게 술을 따르고 있었다”고 기억했다. A씨는 모 씨에게 “네가 빨리 와서 술값 100만원을 벌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여성 후배를 동시에 불러놓고 누가 더 빨리 오는지 다른 언론사 남성 기자와 술값 내기를 했다는 것이다.
  
A씨는 지난해 12월 12일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고, KBS 인재개발원 인재개발부 인력관리실로 좌천됐다. 그러나 징계가 끝난 뒤, KBS 서울 본사로 발령 받았다. KBS 지방 주재 기자인 A씨의 아내도 A씨를 따라 서울 본사에 배치됐다.
 
KBS 내부 관계자는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한다는 명분으로 A씨를 본사(서울)로 올려 보냈다는 게 사측의 주장인데, 이는 사실상 영전(榮轉)이자 선처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인사의 최고 책임자는 양승동 사장이다. 양 사장의 인사가 어떠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例)이기도 하다”고 비판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는 지난해 5월, A씨에 대한 KBS의 징계(정직 6월)가 ‘부당정직’이라고 판정했다. 지노위는 “문자 메시지는 가해자 의도와 상관없이 성희롱에 해당하므로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나머지 사건들은 징계시효가 지났고 피해자들의 진술과 전문 증거만이 존재하며 날짜와 장소가 특정되지 않는다”며 “징계사유에 비해 징계가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여성단체들은 지노위의 이 같은 결정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어지는 《한겨레》 보도다.
 
< 가해자 A씨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회사 조사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피해자 쪽 진술만 인정하는 등 부당한 점이 있었다”며 “지노위에서도 이 점을 인정한 것 같다”고 밝혔다. A씨는 회사의 징계 자체는 받아들이지만, 여전히 정직 6월은 과하다는 입장이다.>
 
모스크바 특파원이었던 C씨는 성 비위뿐 아니라 공금횡령 혐의를 받았다. KBS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C씨는 특파원 부임 후 후배들에게 ‘갑질’을 하고, 법인카드를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한다. 또한 동료들뿐 아니라 러시아 현지인을 상대로 성추행을 했다는 혐의도 받았다. C씨는 본국에 소환된 뒤 정직 6개월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양승동 사장 선에서 징계 수위가 감경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1월 3일 자 ‘미디어오늘’ 보도 내용 중 일부다.
 
< KBS 인사위원회 1~2심이 갑질과 음주사고, 성희롱 행위 등을 징계 사유로 모스크바 특파원을 해고 결정했지만 양승동 사장이 요청해 열린 3심에서 정직 6개월 감경 결정이 나오자 피해자가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KBS는 감사실 조사 결과와 성평등위원회 심의 결과를 바탕으로 인사위원회를 열어 1~2심에서 이 기자에게 모두 해고를 결정했다. 그런데 2심 결정이 나오고 두달 뒤 이례적으로 3심이 열렸고, 이 자리에서 정직 6개월로 감경됐다. 3심이 열린 건 양승동 사장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KBS 사규 상 인사위원회 1심 책임자는 본부장, 2심은 부사장, 3심이 사장이다. 즉 양 사장이 징계 수위를 낮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피해자는 “3차 인사위에서 뒤집을만한 내용이 없었는데도 정직 6개월의 결과가 왜 나왔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결국 제 식구 감싸기라고 본다. 변호사와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 중”이라고 ‘미디어오늘’은 전했다. 징계가 마무리 된 C씨는 현재 국제부 기자로 근무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A씨와 C씨 모두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 본부 노조 조합원이다. 그중 A씨는 노조 간부를 지냈다. 반면 민노총 언론노조 KBS 본부와 대척점에 서 있는 ‘KBS 노조’ 소속인 B씨는 위의 두 사람과는 달랐다. B씨는 ‘당직 이탈’을 했다는 이유로 ‘감봉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은 것이다. KBS 내부 사정에 밝은 이의 말이다.
 
“B씨가 당직을 서던 날, B씨의 출입처 중 한 곳의 경찰서장이 모친상을 당했다. B씨는 취재원 관리 차원에서 조문을 하러 갔다. 사실 당직이라고 해도 전화 연락망만 제대로 갖추고 있으면 외부 취재를 할 수 있다. 그건 당직 이탈에 해당이 안 된다. 사측은 이걸 당직 이탈이라고 판단해 B씨에게 징계를 내린 것이다.”
 
KBS 내부 관계자는 “더욱 이해가 안 가는 건 CCTV까지 확인한 뒤 징계 처분을 내렸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국가보안시설인 KBS의 CCTV를 근태(勤怠) 확인용으로 무단 열람해선 안 된다. 나중에 유죄 취지의 판단을 받은 사측은 검찰로부터 기소 유예 처분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KBS 관계자는 “정당한 취재활동을 한 B씨에게는 징계 처분을 내렸으면서 친(親)민노총 노조원인 A씨와 C씨에겐 상대적으로 가벼운 징계를 내린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 배경에 소속 노조가 작용한 건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도 했다.
 
양승동 사장 체제가 인사에 있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언론노조 KBS 본부에서도 제기됐던 것이다. 지난 2월 20일자 본부 노조는 "조합원들은 특히 ‘인사 기준’에 대한 불신이 컸다"며 "본부장급 인사 잣대로서 가장 많은 이들(37.9%)이 '인사권자(사장 등)와의 친분'을 꼽았다. '소속 노동조합'이라는 응답이 23.7%로 그 뒤를 이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엔 KBS 아나운서들이 휴가를 사용하고도 근무한 것으로 기록, 연차 보상 수당을 부당 수령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징계를 받은 아나운서 모두 언론노조 KBS 본부 노조 조합원이었다. (아래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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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2018년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각각 25~33.5일 휴가를 사용했다. 이들이 해당 기간 전자결재 시스템에 입력한 휴가 일수는 '0'이었다. 결국 근무한 것으로 처리돼 휴가 일수에 해당하는 연차 수당이 지급됐다. 이들은 ‘근태 불량’으로 각각 감봉 1개월~3월, 견책 처분을 받았다. 징계를 받은 9명의 아나운서 중, 6명은 현재까지 아나운서실에 근무 중이다. 나머지 한 명은 휴직 중, 2명은 퇴사한 상태다.
 
KBS는 이 같은 사실에 대해 “2019년 3월 일부 아나운서들의 근태 착오를 아나운서실에서 자체 적발했다”며 “관련 휴가 등은 100% 정정했고, 1인당 평균 94만 원, 최대 213만 원으로 전액 환수 조치했다”고 밝혔다. KBS는 아나운서실의 부실 운영에 대한 책임을 물어 올(2019년) 3월 아나운서 실장에게 사장 명의 주의서 발부, 관련 부장과 팀장은 보직 해임했다”고도 했다.
 
이러한 징계 및 인사 조치에 대해 KBS 관계자들 상당수는 “대통령과 정부가 공정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가장 공정하지 않은 곳이 KBS”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정 노조 조합원에게는 잘못이 있어도 ‘솜방망이 처벌’을, 타(他) 노조 조합원에게는 ‘불방망이 처벌’을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사내(社內)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한편 조명희 의원은 "양승동 사장체제의 KBS는 '국민의 방송'이 아닌 '정권의 방송'으로서 권언유착, 불공정보도, 방만경영이라는 오명을 한국 공영방송의 역사에 새기고 있다"며 "권력과 다른 목소리를 균형 있게 포용하지 못하고, 방송안팎으로 권력을 휘두른다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역 방송’ 홍역을 치르는 공영방송의 정치적 편향 시비는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 의원은 "양승동 사장을 포함한 KBS경영진은 국회의 모든 지적을 시스템의 문제라고 둘러대는데, 이것은 시스템의 문제가 아닌, 시스템을 잘못 운영하는 경영진의 문제"라며 "KBS 내부적으로도 전혀 신뢰받지 못하는 곪을대로 곪은 인사시스템으로는 같은 결과가 반복될 수 밖에 없다. 이같은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KBS의 인사시스템이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도록, 인사위원회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견제할 제도적 보완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0.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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