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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대의 ‘되짚기’】 장기집권 뻥쳤다가 50년→10년, 100년→5년···文 정부는?

서봉대  정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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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은 2004년 총선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에 힘입어 과반수인 152석을 차지하자 하늘을 뚫을 듯 기세등등했다. 사진=조선DB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00년 집권론을 주장했던 적이 있었다. 당 대표였던 2019년 초 당내 행사에 참석, “내년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고 그것을 기반으로 2022년 대선에서 재집권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를 가져오는 100년을 전개할 것”이라고 역설, 사실상 100년 집권론을 제시했던 것이다. 


그는 앞서 2017년 대선에서 20년 집권론을 주장했고 2018년 당대표 경선에 출마해선 50년으로 늘리기도 했다.


100년 집권론이 그냥 한번 질러봤던 얘기만은 아니었던 셈이다.


# 노무현 정부 때도 그랬다. 47석에 불과했던 집권 열린우리당은 2004년 총선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에 힘입어 과반수인 152석을 차지하자 하늘을 뚫을 듯 기세등등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고무됐던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당 행사에 참석, “100년 동안 집권가능한 정당을 만들자”고 역설했다. 몇 달 후 노무현 대통령 역시 “우리나라에서도 100년 정당을 만들어 보자”고 화답했다.


그러나 108명이나 됐던 초선들이 중진 의원들과 국가보안법 등 각종 현안들을 놓고 격론을 벌이는 등 양측간 갈등이 심화됐고 친노(친 노무현) 세력과 반노 세력간의 충돌까지 벌어졌다. 


당내 리더십은 흔들릴 수밖에 없었고, 대연정 제안 역풍 등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까지 난맥상황에 처했다. 여론이 등을 돌리면서 총선 2년후 지방선거에서 참패했고 노 대통령 지지율도 20%대로 급락했다. 당시 16개 시.도 광역단체장 선거 중 전북 한 곳에서만 이겼고 한나라당 12곳을 비롯해 나머지 15곳은 야권이 차지했을 정도였다.


지방선거 이듬해이자 대선이 치러졌던 2007년으로 접어들자 열린우리당 분당이 가시화됐다.  각 세력별로 잇따라 탈당했고 새천년민주당에서도 탈당이 가시화된 가운데 중도개혁통합신당, 중도통합민주당, 대통합민주신당 등으로 이합집산을 거듭하다가 정동영 후보를 내세웠으나 정권을 뺏겼다.


100년 집권 정당을 꿈꿨던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정부는 5년이란 단명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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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을 방문중인 김대중 대통령이 1999년 5월 31일 울란바토르 시내 칭기스칸 호텔에서 가진 수행기자 간담회에서 '고급옷로비의혹사건'의 수습방향과 남북관계 등 국내외 현안문제에 관해 입장을 밝혔다. 사진=조선DB

 

# 김대중 정부의 기세도 집권 초부터 한껏 올라 있었다. 정부수립 후 처음으로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뤄냈으니 그럴만도 했다. 김대중(DJ) 대통령의 여론 지지율도 임기초반 70%를 넘어섰다. 여권 인사들 사이에서는 “50년만의 정권교체였던 만큼 최소한 50년은 집권하게 될 것”이란 공언이 스스럼없이 들렸다.


처음으로 남북정상회담까지 성사시키는 등 순풍을 타기도 했지만, 권력형 비리인 옷로비 의혹 사건이 터지고 자민련과의 공동정부도 붕괴되면서 정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임기말로 치닫으면서 대통령 측근과 아들의 권력형 비리사건까지 잇따라 불거지면서 레임덕(권력 누수)으로 빠지게 됐고 김 대통령은 결국 탈당까지 했다.


하지만 정권 재창출에는 성공, 5년을 더 이어가게 됐다. 집권당의 노무현 후보가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와의 단일화를 계기로 이회창 후보의 대세론을 누르고 당선됐던 것이다.


50년 집권에는 한참 못미쳤지만 노무현 정부보다는 길었던 셈이다.


# 문재인 정부 5년차에 접어들면서 이해찬 전 대표의 ‘호언장담’도 흔들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180석을 차지했던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전국단위 선거에서 4연승해왔던 만큼, 100년까지는 아니더라도 몇 십 년 동안의 집권에 대한 자신감은 여권 내부적으로 폭넓게 깔려있었다.


그러나 조국 전 법무장관 사태에다 부동산 실정(失政)까지 겹치면서 지난 4.7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하자, 정권에 비상등이 켜지고 있다. 당 쇄신 요구가 잇따르고 부동산 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여론 지지율은 레임덕을 경고하는 20%대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별 문제 없을 것으로 자신했던 내년 대선 전망까지 불투명해지고 있다. 믿었던 조국 전 장관과 김경수 경남지사 등은 정치적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고 이낙연·정세균 전 총리 등의 여론 지지율은 여전히 저조하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유력주자로 떠오르고 있으나 여권 주류인 친문(친 문재인) 측에선 내키지 않는 카드라는 분위기가 적잖다. 김두관, 이광재 등 친문 의원들이 잇따라 출마를 선언하고 있는 데서도 엿볼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을까, 아니면 뺏길까. 대통령 직선제 도입후 진보나 보수 정권이 10년 간격으로 교체돼 왔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재집권 가능성이 높을 수 있으나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듯 정권이 교체될 가능성도 적지않은 상황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 정치사에는 ‘정권교체 5년 만에 다시 정권이 바뀌는’ 새로운 기록을 남기게 된다.


정치는 수시로 변하는 생물과 같다고 한다. 어제의 강자가 오늘의 약자가 될 수 있는 정치판에서 호언장담 할 일은 없어 보인다. 민주당 측이 떠받들고 있는 DJ가 평생 새겼던 말이기도 하다.

입력 : 2021.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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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대의 되짚기

jisang3@daum.net 경북 청송 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국민일보에 입사한 이후 2020년 뉴스 1 부국장을 마지막으로 30년 언론인생활을 마무리했다. 정치부장, 정치선임기자 등으로 여의도 정치권과 청와대, 총리실 등을 취재하고 후배 기사를 데스킹하는 데 20여년을 보냈다. 현재 민간연구원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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