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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대의 ‘되짚기’】 대선 주자와 국회의원은 同床異夢? 대권과 배지

서봉대  정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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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친이 친박 의원들의 부산회동 모습이다.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등 친이계 의원들과 김무성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이 부산의 한 호텔에서 조찬모임을 갖고 정치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 “야당 의원은 정부 편들 일도 없어 의정활동은 물론 지역구 챙기기에도 유리할 수 있습니다. 대선에서 졌을 때 오히려 현역 의원은 다음 총선에서 공천받을 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어요. 영남 쪽이라면 당선 가능성도 더욱 커질 거고···.”

 

2002년 대선 직전 만났던 한나라당의 중진 의원은 이같이 말하며 “1997년 대선 때 정권을 빼앗긴 뒤 준비도 안 된 채 야당을 했지만, 이번에도 야당이 된다면 제대로 해볼 것”이라고 별렀다.


접전양상으로 치닫고 있던 대선의 향배를 어떻게 보는지가 궁금했는데, 총선 등 자신의 정치적 거취 쪽으로 얘기를 풀어갔다. 물론 그의 말 속에는 판세가 불리하다는 인식이 깔려있었지만, 굳이 동문서답처럼 들릴 수 있는 방식으로 말했던 이유가 뭘까.

 

# 국회의원들 입장에선 가장 중요한 게 다음 선거에서도 배지를 달 수 있느냐이고, 그러기 위해 뭘 어떻게 해야 할 지에 이들은 늘 촉각을 세워놓고 있다. 선당후사(先黨後私)라고들 하지만 자신들이 공천받거나 당선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한다면 코웃음 쳤다. 대선 등 다른 문제들은 총선 공천문제를 의식하면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게 이들이 처해있는 정치현실이다.

 

그렇기에 계파라는 것도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어느 계파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한다는 건 의원 입장에선 정치 생명을 건 도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계파 리더가 당을 주도하게 되면 당내 요직을 차지하거나 공천받을 가능성이 커지지만 반대쪽 계파에 속해 있다면 다음 총선을 앞두고 공천 탈락 등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정한다고 하지만 현역의원 평가나 전략 공천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계파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당내 계파간 갈등이 커질수록 정치적 명암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친이(親李, 친 이명박)계와 친박(親朴, 친 박근혜)계 갈등은 첨예했고 그 후폭풍은 이명박 정부 출범직후인 이듬해 총선정국에서 거세게 불었다. 친박계에서 적극적으로 뛰었던 의원들은 ‘공천 학살’ 당했고,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됐다.

 

이명박 대통령 임기말인 2012년 총선을 앞두고는 당을 장악한 친박계에 의해 친이계가 보복당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후신인 대통합민주당신당이 합쳐졌던 통합민주당에서도 2008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계가 대거 공천에서 떨어져 무소속으로 출마해야 했다.

 

상황이 이러니 어느 한쪽에 속해있던 의원이 총선을 앞두고 다른 계파 쪽으로 변신해 가거나 탈(脫)계파를 선언하기도 했다. 아무리 비난받는다 한들 정치생명과 맞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계파란 자신이 공천받는데 불리할 것으로 판단되면 언제든 뛰쳐나올 수 있는 울타리에 불과했던 것이다.


# 내년 대선도 10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 여야를 망라, 당내 대선주자들이 부상하고 있지만 특정 주자 쪽으로 확실하게 줄 선 의원들은 많지 않다.


의원들 대부분이 아직 물밑행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가 당내 경선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지, 그리고 본선에서도 당선될 수 있을지가 중요하겠지만 이들 입장에선 다음 총선 공천 때 자신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 지 등을 우선적으로 가늠해 봐야 한다. 현역 의원과 지역구 공천문제를 놓고 경쟁하게 될 원외인사들의 머릿속도 복잡하기는 마찬가지다.


설사 차기 총선 출마를 고려하지 않는 중진이라도 지원했던 후보가 낙선하면 입지는 급격히 좁아지고 정치적 컴백보다는 그냥 잊히는 존재로 끝날 공산이 커진다.

국회의원처럼 공천과정을 거쳐야 하는 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원들이나 이들과 맞설 출마예정자들의 셈법은 더 복잡하다. 당 지도부나 대선후보는 물론, 해당 지역 시도당위원장과 지역위원장(당협위원장) 등의 정치 행보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차기 지방선거는 대선 3개월 후인 내년 6월 치러지는 만큼 대선 결과에도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된다.


대선을 앞둔 정치인들의 줄서기가 대외적인 명분에서는 서로 다를지라도, 속내에선 공천문제로 귀결되기 마련인 것이다. 이번에는 지방선거까지 얽혀 있어 대선정국 판짜기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어떤 정치인들이 어느 대선주자 쪽으로, 얼마나 쏠리는 지를 지켜보는 것도 대권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잣대가 된다.

입력 : 2021.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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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대의 되짚기

jisang3@daum.net 경북 청송 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국민일보에 입사한 이후 2020년 뉴스 1 부국장을 마지막으로 30년 언론인생활을 마무리했다. 정치부장, 정치선임기자 등으로 여의도 정치권과 청와대, 총리실 등을 취재하고 후배 기사를 데스킹하는 데 20여년을 보냈다. 현재 민간연구원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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