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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대의 ‘되짚기’】 권력형 비리 악순환··· 文 대통령 측근들은 무사할까

서봉대  정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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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대통령이 1997년 2월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한보사건과 관련, 대국민사과 입장을 밝히는 담화를 발표하기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조선일보DB

# 1997년 대선을 한 달 앞둔 11월. 김대중(DJ)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의 핵심 측근은 기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DJ는 꼭 성공한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도록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의 모습에서 진정성은 물론 절박감까지 느껴졌다. 당시 DJ는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2007년 대선을 한 달 앞둔 때.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핵심 측근도 기자들과 오찬을 했다.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면 이튿날 저는 처와 함께 대한민국을 떠나 한동안 귀국하지 않을 겁니다. 이 후보 당선으로 저의 역할은 다한 것이고 더 이상 바랄 게 없습니다.”

 

그의 말은 식사 자리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 이들은 그러나 주군(主君)이 대권을 잡자마자 ‘급변’해버렸다. 정권의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언제 그런 말 했느냐는 듯 권력에 취해갔던 것이다.


두 사람은 엇비슷한 길을 걷다가 추락해 버렸다. ‘권력’을 한껏 누리다가 ‘권력형’ 비리에 연루돼 법정에 서게 됐던 것이다.

 

김영삼(YS), 노무현 정부도 마찬가지였다. 정권말로 가면서 측근 혹은 친인척 비리가 하나, 둘씩 불거졌다.

 

YS 정부 말기엔 한보그룹 비리의혹이 터져 대통령 아들 김현철씨까지 휩쓸렸다. 당시 비리의혹에 연루된 인사들의 명단, 이른바 ‘한보 리스트’에는 대통령 아들을 포함해 정권의 핵심인사들은 물론 야당 인사들까지 포함돼 있었다. 이들중 대부분은 국회 한보비리청문회에 불려나갔고 몇몇은 법적 처벌을 받았다.

 

노무현 정부 때도 친형과 핵심 측근들이 잇따라 권력형 비리로 구속수감됐고, 박근혜 정부 때는 국정농단 의혹으로 대통령까지 탄핵됐다.

 

1997년 대선에서는 권력형비리 차단을 위해 DJ 측근들이 정부 요직을 맡지않겠다는 선언까지 했으나 도루묵이 돼 버렸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갖고 “청와대와 정부의 임명직 요직에는 결코 나서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집권하자 청와대 참모나 장관 자리를 꿰찼던 것이다.

 

그러지 못했던 측근들은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했고 이때문에 집권당 내부에서는 ‘동교동계(DJ 정치계보) 해체론’까지 제기됐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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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6월 김대중 대통령이 2남 홍업씨의 구속으로 대국민 사과문 발표에 앞서 국민들에게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조선일보DB


# 권력은 부패하는 경향이 있고,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고 했다. 권력형 비리는 정권마다 반복될 수밖에 없는 걸까.

 

역대 정부는 출범과 함께 부정부패 척결의지를 역설하며 사정의 칼을 휘둘렀으나, 대통령 주변 인사들의 비리를 차단하는 데는 속수무책이었다. 대통령 측근이나 친인척 정도의 권력을 갖고 있으면 칼날을 피해갈 수 있다고 자신했을 법하다.

 

이런 지경이었으니 대통령의 부패척결 선언은 정권을 옥죄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권력형 비리가 잇따라 터지면서 정권의 몰락을 가속화시켰던 것이다. 임기 초반 부패척결로 한껏 치솟았던 정권 지지율은 이같은 비리 때문에 임기말 곤두박질 쳤고, 레임덕 (권력 누수) 위기에 몰린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했다. 권력형 비리로 빚어졌던 악순환이다.

 

적폐청산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던 문재인 대통령도 임기를 1년여 남겨두고 있다. 역대 정권에서 권력형 비리사건이 본격적으로 터졌던 때이다. 측근, 친인척들은 과연 무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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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2013년 7월 2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친인척 비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입력 : 2021.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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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대의 되짚기

jisang3@daum.net 경북 청송 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국민일보에 입사한 이후 2020년 뉴스 1 부국장을 마지막으로 30년 언론인생활을 마무리했다. 정치부장, 정치선임기자 등으로 여의도 정치권과 청와대, 총리실 등을 취재하고 후배 기사를 데스킹하는 데 20여년을 보냈다. 현재 민간연구원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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