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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

臺灣을 둘러싼 美中의 각축과 높아지는 臺灣독립 목소리

“‘臺灣’ 국호로 2020 도쿄올림픽 참가하자!”

글 : 박상후  전 MBC 시사제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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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臺北 주재 미국 대표부 건물 신축 후 美 해병대가 다시 경비 서면서 準공관급 대우… 美-타이완 수교설 대두
⊙ 美, 타이완 공군의 F-16 전투기 업그레이드 지원, 최신형 M1A2 전차 판매… 樂山에 탐지거리 3500~5000km인 PAVE PAWS 레이더 배치
⊙ 親中·親共 세력, 五星紅旗 내걸고 노골적으로 중국 선전…, 국민들은 중국 관광객들 추태 때문에 反中정서 심화
⊙ 민진당은 현상유지, 국민당은 親中聯共…, 喜樂島연맹은 국호·국가·국기 개정과 독립 국민투표 주장

朴商厚
1968년 출생. 한국외대 중국어과 졸업,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동아시아학과 석사 / MBC 베이징특파원, 전국부장, 문화부장, 국제부장, 시사제작국 부국장 역임
지난 6월 12일 열린 주타이완대표부(AIT) 신관 개관식에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왼쪽 2번째)과 마리 로이스 미 국무부 교육·문화담당 차관보(가운데) 등이 참석, 가까워진 두 나라 관계를 보여줬다. 사진=AP/뉴시스
  지난 10월 4일 있었던 펜스 미 부통령의 허드슨연구소 연설은 중국에 대한 냉전(冷戰) 선포나 다름없었다. 중국의 야심을 좌초시키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결심이 그대로 반영됐고 특히 중국이 가장 민감해하는 타이완(臺灣) 문제도 언급했다.
 
  펜스 부통령은 “미국은, 타이완의 민주주의 수용은 모든 중국인들(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를 포함)에게 바른 길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을 항상 믿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10월 10일 쌍십절(雙十節·신해혁명기념일) 연설에서 펜스 부통령의 연설에 다음과 같이 화답했다.
 
  “타이완은 등대입니다. 타이완의 민주발전은 우리가 걸어온 암흑을 밝힐 뿐 아니라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어둠속 빛줄기를 제공합니다. 홍콩이나 중국대륙 그리고 세계의 구석구석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친구들은 타이완이 가는 방향을 보고 오십시오.”
 
  펜스 부통령의 타이완 언급과 차이 총통의 화답은 최근 미-타이완 간 급속하게 진행되는 밀월의 일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중국과의 무역전쟁과 남중국해에서 자유항행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은 일본과 오키나와와 타이완, 나아가서는 인도까지 연결하는 대(對)중국 포위망에서 타이완이 가지고 있는 전략적 가치를 다시 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전략이 기존의 반(反)테러리즘에서 반중(反中)으로 전환되면서 타이완을 향한 구애는 트럼프 행정부 들어 현기증이 날 정도로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나의 중국’에서 ‘一中一臺’로
 
차이잉원 대만 총통(오른쪽)은 지난 10월 10일 쌍십절 기념식에서 타이완의 민주주의에 대한 자긍심을 강조했다. 사진=AP/뉴시스
  2016년 11월 8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선 직후 1980년대 타이완에서 선교사로 활동했던 인수위원회 외교참모 스티븐 예이츠(Stephen Yates)의 주선으로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과 전화통화를 가졌다. 당시 스티븐 예이츠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과 외교관계가 없는 전 세계 유일의 민주국가가 타이완이라는 점을 주지시켰다고 한다.
 
  2017년 4월에는 타이완에 사드(THAAD) 판매 의사를 타진했으나 당시 타이완 국방부장(장관)이 거절해 무산됐다. 2018년 3월 16일 트럼프 대통령은 타이완 여행법(Taiwan Travel Act)에 서명해 총통·부총통·행정원장(총리)·외교부장·국방부장 등 타이완 최고위직 5명의 워싱턴 방문을 사실상 금지시킨 1979년의 타이완관계법(Taiwan Act)을 무력화(無力化)시켰다. 5월 26일에는 타이완국제참여법이 미 의회에서 통과돼 타이완이 국제기구에 가입하는 길을 열어 줬다. 6월 20일에는 미국이 타이완의 연례(年例) 방어 군사훈련인 한광연습(漢光演習)에 참여하는 것과 군사교류를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긴 국방수권법 2019가 처리됐다. 미국이 타이완 방어에 대한 의지가 한층 강화된 것이다. 미군 장성이 한광연습을 참관하고 타이완군의 소요에 따라 무기도 더욱 적극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의지 표명이었다.
 
  이뿐만 아니라 6월 21일 미국의 친(親)타이완파 하원의원인 다나 로라바커(Dana Rohrabacher)는 시대에 맞지 않고 하자(瑕疵)가 있는 ‘하나의 중국(One China)’ 원칙을 폐기하고 타이완을 주권을 가진 독립국가로 인정하자는 ‘일중일대(一中一臺·One China, One Taiwan)’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 안보보좌관인 존 볼튼 역시 2016년에 “타이완은 주권국가로 독립해야 하며 미국은 타이완을 지키기 위해 궁극적으로는 군대를 주둔시켜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美 해병대가 대표부 건물 경비 맡아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극적인 정책 변화는 1979년의 타이완관계법을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 타이완관계법의 핵심인 제2조는 “타이완의 미래는 평화적으로 결정한다는 희망에 따라 중국과 수교(修交)한다. 타이완에는 방어적 무기만 제공하며 비(非)평화적 방식에 따라 타이완의 미래를 결정하려는 기도는 서태평양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간주해 미국이 주시할 것이다”라는 지극히 모호하고 선언적인 표현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최근 미-타이완 관계의 급진전에 따라, 1979년 타이완관계법에 의해 타이베이에 설치된 미국의 주타이완대표부(美國在臺協會·AIT)도 지난 6월 12일 대표부 신관이 준공된 것을 계기로 대사관으로 승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차이잉원 총통은 대표부 준공식에 참석해 “타이완과 미국은 공통으로 지켜야 할 가치와 이익이 있으며 양국이 단결하는 한 누구도 갈라 놓지 못할 것”이라면서 미국과의 유대를 한층 강조했다.
 
  이 자리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준공식에 앞서 타이완을 방문한 미 하원 외교담당 아태소위원회의 코리 가드너(Cory Gardner) 의원은 “자유 타이완의 발전을 방해하려는 베이징의 기도를 적극 막아야 할 시기이며, 미국이 인도-태평양에서 외교력을 증진시키고 있는 시점에 맞춰진 대표부 준공은 아태지역에서 영원한 파트너인 타이완과 미국 관계에 새 장을 연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상원의원도 “중국이 국제무대는 물론이고 세계의 여러 기업들을 상대로 타이완의 존재를 말살하려 기도하고 있다”면서 “이를 저지하기 위해 타이완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주타이완대표부는 2억1600만 달러를 들여 지은 최첨단 건물로 교통량이 많아 복잡한 타이베이 신이루(信義路)에 있던 것을 네이후(內湖)라는 곳으로 옮긴 것이다. 유사시 공격에 취약했던 구(舊)청사에 비해 네이후 신관은 방어하기는 쉬우나 공격하기는 어려운(易守難攻) 높은 지형에 위치한다. 화생방(化生放) 공격까지 방어가 가능하다는 대표부 건물은 중국 정보기관의 침투나 도청 위험까지 염두에 두고 철근과 콘크리트·시멘트·유리 등 모든 자재들을 미국에서 직접 공수해 지었다. 건물의 차단기와 장애물 같은 보안 시설은 미 국방부(펜타곤)와 동급(同級)이다.
 
  미국이 타이완과 대사급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할 것이라는 관측의 근거로 가장 중요한 것이 이 건물에 미 해병대가 경계근무를 설 것이란 점이다. 대표부 경내에는 이미 미 해병대용 시설인 머린 하우스(Marine House)가 들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은 외교기구법에 따라 1946년부터 해외 대사관 경비업무는 해병대 대사관 경비그룹(Marine Corps Embassy Security Group)이 전담한다. 미국은 1979년 타이완과 단교한 이후 해병대를 철수시켰고 이후 사복 보안요원이 대표부 경비를 맡아 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아직 ‘하나의 중국’ 원칙을 파기하지는 않았지만 물밑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타이완 간 외교적 밀월은 정식 외교관계를 확실히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량 F-16, 中 신예 전투기 상대 가능
 
타이완 공군의 F-16 전투기. 타이완은 미국의 지원으로 이 전투기를 F-16V로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다. 사진=타이완 공군 홈페이지
  방위공약도 마찬가지다. 국방수권법 2019를 통과시킨 미국은 9월 24일 F-16, C-130, F-5와 타이완의 국산전투기 IDF 징궈(經國) 전투기의 부품 등 3억3000만 달러 규모의 군사판매를 승인했다. 그러나 군사판매 승인 발표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타이완 군사지원에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미국은 이 발표에 훨씬 앞서 타이완에 대한 군사지원의 빗장을 풀어 버렸다. 그 대표적인 예 가운데 하나가 타이완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145기의 F-16A/B를 F-16V형으로 순차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사업이다. 타이완의 항공 관련 방산기업인 한샹항공공업(漢翔航空工業)은 이를 위해 2017년 타이중(臺中)에 정비창을 완공하고 올해 미국 록히드 마틴과 함께 4기의 F-16V를 출고했다. 업그레이드된 F-16V는 연례 군사훈련인 한광연습에도 이미 참여했다. F-16V는 중국의 초기형 F-16과 동급으로 평가되는 젠(殲)-10은 물론 스텔스기 젠-20에도 충분히 대항할 수 있을 것으로 군사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중국인민해방군의 스텔스기가 명목상 5세대라고는 하지만 실전(實戰)에서 검증된 적이 없고 F-16V의 전력이 최소한 4.5세대는 되기 때문이다.
 
  타이완이 록히드 마틴의 기술지원으로 업그레이드한 F-16V는 F-16시리즈 가운데는 세계 최강이다. 스텔스 도료를 칠한 F-16V는 이지스함에 설치된 위상배열레이더와 같은 AN/APG-83 AESA를 탑재해 탐지능력이 F-22 수준인 2.2배나 증강됐다. 이 레이더는 40만 달러짜리 헬멧 스크린에 연동돼 조종사는 버튼만 누르면 된다. 이뿐 아니라 기존의 공대공(空對空) 미사일보다 훨씬 개량된 AIM-9X 미사일로 무장했고 전천후 상황에서 목표물을 자동 추적하고 정밀 유도지시 기능을 하는 스나이퍼(Sniper) ATP(Advanced Targeting Pod)까지 갖췄다. 스나이퍼 ATP는 록히드 마틴의 랜턴(LANTERN) 후속 모델로 탐지거리가 5배나 증강된 것으로 F-35의 경우 기체에 내장하고 있다.
 
  F-16은 2015년 미 캘리포니아 에드워드 공군기지 상공에서 벌어진 모의 공중전에서 F-35를 누른 경험이 있다. 물론 근접전(Dog Fighting)에 한정된 시뮬레이션이었지만 날렵하고 운동성능이 뛰어난 F-16의 효용성을 보여준 결과였다.
 
  업그레이드된 F-16V는 기존 F-16보다 전력이 1.8배 증강된 것으로 평가된다. 타이완 공군이 유사시에 중국인민해방군의 수호이-35나 성능이 검증된 적이 없는 스텔스기 젠-20과 맞붙어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하는 이유다. 타이완 공군의 주력 전투기는 F-16과 IDF 징궈, 프랑스제 미라지 2000인데, F-16과 IDF는 미국의 협조로 업그레이드되고 있지만 미라지 2000은 중국의 눈치를 보는 프랑스 측의 거부로 성능개선이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상태다.
 
 
  타이완 미사일, 北京도 타격 가능
 
  미국은 또 타이완에 대해 최신예 M1A2 에이브럼스 전차 100여대를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타이완 육군은 3세대 이상 신형 전차를 팔겠다는 나라가 없어 구형(舊型)인 미제 M-60 차체에 M-48의 포탑을 조합한 기괴한 형태의 CM-11(勇虎) 전차를 사용하고 있었다. 육군의 30년 숙원을 해결한 것이다. 당초 타이완은 중고 M1A1 구입을 고려했는데 미국이 현재 미군이 쓰고 있는 것과 똑같은 3.5세대에 해당하는 M1A2를 팔겠다고 한 것이다.
 
  M1A1 초기형은 이라크 전쟁에서 위용을 떨친 바 있다. 이라크군의 T-72 전차를 일방적으로 궤멸하고 RPG-7 26발을 맞고도 끄떡없었다. 따라서 이보다 성능이 54% 향상됐다는 M1A2 에이브럼스 100대는 중국인민해방군 주력전차 1000대와 싸워도 전력이 우위일 정도다.
 
  중국인민해방군이 타이완에 상륙할 경우 경전차뿐 아니라 중형전차인 96식이나 이보다 더 무거운 99식을 투입해야 하는데 수송능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타이완은 미국으로서는 중국에 대항하는 불침항모(不侵航母)다. 타이완은 중국 대륙 전체를 탐지할 수 있는 정보자산이기도 하다. 타이완 북부 신주(新竹)의 해발 2500m의 러산(樂山)에는 세계 최강의 레이더가 설치돼 있다. 미국이 북극권 탄도미사일 탐지용으로 개발한 PAVE PAWS 레이더로 전 세계에 3대 정도 배치된 기종이다. 삼각형 모양의 거대한 건물에 내장된 이 레이더는 직경이 30m 이상으로 탐지거리가 3500km 내지 5000km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9년에 건설하기 시작해 2012년 말부터 운용되고 있는 이 레이더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향은 물론이고, 신장위구르 지역의 항공기 움직임까지 포착할 수 있으며 전파방해 기능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군사위성 정보 자산과 연동돼 타이완이 보유하고 있는 방공미사일 톈궁(天弓)과 패트리엇 2.3 미사일에 표적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미국과 함께 타이완과도 군사교류를 확대하고 있는 일본도 이 레이더에 주목한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전 일본 방위상도 10월 11일 BS 후지 프라임 뉴스 인터뷰에서 이를 언급한 바 있다.
 
  “타이완의 지정학적 존재라는 것은 상당히 크다. 타이완에는 ‘높은 산’도 있고, 미국도 타이완과 상당히 정보공유를 포함한 제휴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중국의 무력도발을 상정할 때 타이완이 보유한 비장의 무기는 미사일 전력이다. 타이완은 유사시 싼샤(三浹)댐은 물론이고 상하이(上海)・우한(武漢)・베이징(北京)까지 타격할 수 있는 초음속 윈펑(雲峯) 미사일부터 미제 패트리엇 2.3, 타이완판 패트리엇이라고 할 수 있는 톈궁・슝펑(雄蜂) 등 단·중·장거리 미사일 양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영국의 BBC는 타이완을 지칭해 전 세계에서 미사일이 가장 밀집돼 있는 작은 섬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청년 70%, “전쟁 나면 참전하겠다”
 
  차이잉원 총통의 타이완은 이처럼 중국에 대해 임전(臨戰)태세를 갖추고 있다. 차이 총통은 수시로 군부대를 방문해 사기를 높이면서 국민의 지지를 높이는 데도 성공했다. 2017년 10월에는 미라지2000 전력화 20주년에 즈음해 5년 전 프랑스에서 비행사고로 순직한 공군조종사의 추모식을 가져 국민들을 감동시켰다. 올해 9월에는 아시안게임 선수단을 태운 특별기를 공중에서 영접하기 위해 F-16으로 하여금 밤하늘에서 불꽃놀이를 하며 호위 비행하도록 배려했다.
 
  차이 총통의 이런 노력에 힘입어 전쟁이 발발하면 참전하겠다는 청년층이 70%나 된다는 국립정치대학교 여론조사도 나왔다.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무력을 동원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의 굳건한 군사동맹과 임전태세를 확립한 차이잉원 총통의 타이완은 외교와 국방 측면에서는 상당히 안정적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반중(反中)과 친중(親中)의 치열한 사상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뉴욕타임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등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벽운선사 (碧云禪寺) 사건이다. 오성홍기(五星紅旗)를 내걸고 대놓고 공산기지(共産基地), 모주석묘(毛主席廟)라 자칭한 사찰을 9월 26일 지방정부가 600명의 경찰병력으로 에워싸고 중장비를 동원해 철거한 사건이다.
 
 
  中 선전기지 노릇 해 온 사찰 철거
 
타이완 장화현 당국은 친중분자의 선전기지 역할을 하던 벽운선사를 철거해 버렸다. 사진=유튜브캡처
  벽운선사는 타이완 남부 장화(彰化)현 얼수이(二水)향 팔괘산에 위치한 100년 된 고찰이다. 사건은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느날 웨이밍렌(魏明仁)이란 친중파(親中派) 건설업자가 확장공사를 한다면서 사찰을 인수한 뒤 비구니들을 내쫓고 불상을 모두 치워 버렸다. 그러고는 마오쩌둥(毛澤東) 저우언라이(周恩來) 장쩌민(江澤民)의 초상화와 함께 공산당 구호를 내걸었다. 인민해방군복을 입은 웨이밍렌은 추종자 20여 명과 함께 매일 아침 8시만 되면 어김없이 오성홍기를 게양하면서 중국국가를 제창했다.
 
  이 같은 일이 계속되자 현지 주민들은 공비(共匪)를 토벌해야 한다면서 들고일어났다. 장화현 당국은 국가를 모욕하는 행위를 중지하라는 경고와 함께 단전(斷電) 단수(斷水)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웨이밍렌은 요지부동이었다. 공권력을 집행하려는 현 관리들과 취재기자까지 폭행했다. 결국 장화현은 웨이밍렌이 ‘공산당의 애국기지’라고 일컬어 온 벽운선사의 벽돌 하나 기와 하나 남기지 않겠다는 강경 방침을 세우고 사찰을 철거했다.
 
  웨이밍렌은 철거 당일까지도 오성홍기 게양식과 함께 중국국가를 부르면서 “대륙이 타이완을 통일하는 날 절을 철거한 이들은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장화현 관리들을 협박했다.
 
  벽운선사의 경우 아예 공산애국기지라고 자처한 것이 충격적이었지만 타이완에서 최근 오성홍기를 공공연하게 게양하는 일은 다반사다. 중국의 경제성장과 타이완의 상대적인 왜소했던 모습, 그리고 타이완에는 대륙에 고향을 둔 이가 상당수인 상황에서 수십 년 동안 중국의 통일전선전술이 일정 부분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10월 15일에는 중국과의 통일을 주장하는 친중파 그룹인 통파(统派) 단체가 타이완에서 가장 높은 산인 동부의 위산(玉山)의 해발 3952m 주봉에 올라 오성홍기를 들고 사진촬영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 여기에는 타이베이 시의원 후보인 정젠신(建炘)이 두 아들과 함께 오성홍기를 치켜든 자세로 촬영한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이 같은 사태를 예견했던 민진당은 10월 1일 위산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를 폐쇄했지만 통파 단원들은 오성홍기철위대(五星统旗铁)라 새겨진 티셔츠를 맞춰 입고 정상에 올라 오성홍기를 흔든 것이다.
 
  오성홍기는 타이완 전역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1980년대만 해도 인기 가수 덩리쥔(鄧麗君)이 ‘군재전초(君在前哨)’란 이름으로 군부대 위문활동을 하던 최전방의 진먼다오(金門島) 쇼핑가에는 중국 관광객을 환영하는 오성홍기가 휘날리고 있으며 타이베이 시내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루커(陸客)와 인민폐는 받지 않는다”
 
  이에 맞서 중국 공산당에 반대하는 타이완인들도 대륙을 여행하면서 청천백일기를 꺼내 촬영한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는 등 사상전이 아주 치열하다.
 
  친중 쪽으로 기울어진 타이완인들이 주장하는 구호는 ‘92공식(九二共識)’과 ‘양안일가친(兩岸一家親)’이다. 타이완과 중국이 구두로 하나의 중국이란 원칙을 인식한다는 1992년의 합의에 따라 양안(兩岸)관계는 국가간의 관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벽운선사의 웨이밍렌이나 위산 정상에 오른 통파 모두 ‘92공식’과 ‘양안일가친’을 내세우며 오성홍기를 치켜든 것이다.
 
  이를 둘러싸고 타이완 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집권 민진당 내에서는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대편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오성홍기 게양을 반대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륙에서 온 관광객 루커(陸客)의 무질서와 추태에 격분하는 타이완인들의 불만도 극에 달했다. 해외 여러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인들의 추한 모습이 타이완에서도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타이완 현지 언론에 보도되는 루커들의 추태는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다. 길거리에서 어린아이들에게 대소변을 보게 하는 것은 예사다. 심지어는 타이완 101 빌딩의 유먕 샤오롱바오 체인점인 딩타이펑에 식사를 하러 들어간 루커가 식탁 옆에서 동반한 어린아이에게 소변을 보게 하다 여러 TV와 신문에 보도돼 망신을 당한 적도 있다.
 
  뷔페식당에서는 먹지도 않을 음식을 가져다 그대로 쓰레기로 남기는가 하면, 관광지에서의 낙서, 줄 안 서기 등으로 원성이 높다. 돈을 벌지 않을지언정 루커와 인민폐는 받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업소가 늘고 있다.
 
 
  국민당의 변질
 
  금전만 풍부할 뿐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중국 관광객에 대한 불만이 팽배하고 공격적으로 내걸리는 오성홍기에 대한 거부감이 만만치 않지만, 청천백일기에 대한 애착은 그리 크지 않다. 국기전쟁에서 청천백일기는 밀리는 모양새다. 타이완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하는 각성과 함께 정치적 지형도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륙에서 공산군에 패퇴해 타이완으로 후퇴 후 정권을 수립한 국민당은 오랫동안 대륙수복(反攻大陸)과 삼국연의에 나오는 제갈량의 출사표 가운데 유명한 구절인 ‘한적불양립(漢賊不兩立·‘촉한은 역적 조조의 위나라 도적과는 양립할 수 없다’는 의미로 ‘중국공산당을 불공대천의 원수로 여긴다’는 국민당의 구호)’을 외치며 공산주의에 반대해 왔지만, 현재는 오히려 친중연공(親中聯共)에 가깝다. 중국의 국력이 커지면서 대륙에 뿌리를 둔 국민당 측은 고향에 대한 향수와 함께 중국공산당의 통일전술에 의해 세뇌됐다고 보는 분석가들이 많다.
 
  타이완의 《자유시보》 등은 현 국민당 주석인 우둔이(吳敦義)가 중국공산당과의 대화포럼인 국공논단(國共論壇)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진핑과의 회담도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미국에 망명해 중국공산당을 비판하고 있는 궈원구이(郭文貴)도 중국 국가부주석 왕치산의 가족회사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하이난항공그룹의 고위층이 2018년 4월 14일 타이완을 슬그머니 방문한 목적이 재정난을 겪고 있는 국민당에 정치자금을 대기 위한 것이었다고 폭로했다.
 
  타이완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중국공산당의 통일전선전술은 소속당을 가리지 않는다. 현재 무소속의 타이베이 시장인 커원저(柯文哲)는 2013년 마오쩌둥이 머물렀던 옌안(延安)을 방문해 “공산군이 어떻게 국민당을 무찔렀는지를 학습해 공산당보다 공산당을 더 잘 이해하고 있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그는 마오쩌둥의 대장정을 흠모해 옌안을 묘사한 판화그림을 사무실에 걸어 놓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때 민진당 소속으로 부총통을 지냈던 여성 정치인 뤼슈롄(呂秀)도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의 안내로 본적인 푸젠성을 방문했다. 당시 중선부의 부주임 린밍정(林明正)은 그녀가 이미 중국 대륙에 투항했다고 밝힌 바 있다.
 
 
  藍營·綠營·喜樂島연맹
 
타이완 독립을 주장하는 희락도연맹의 홈페이지. 국민투표와 국호 개정을 주장하는 표어가 보인다. 사진=희락도연맹 홈페이지
  타이완에서는 국민당 진영을 청천백일만지홍(靑天白日滿地紅)기의 블루에서 착안해 ‘란잉(藍營)’이라 한다. 반면 민진당 진영은 녹색의 아름다운 섬을 보도(寶島·Formosa)를 대표한다고 해서 ‘뤼잉(綠營)’이라고 한다.
 
  민진당은 정서적으로는 타이완 독립에 비교적 가깝지만 공식적으로는 현상(Status Quo)유지 정책을 버리지 않고 있으며 국민당의 상징인 청천백일기를 국기로 존중하고 있다.
 
  국민당과 차별되는 민진당의 색채는 타이완 토착민들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차이잉원 총통은 국민당이 대륙에서 패퇴해 타이완으로 온 뒤 저지른 2·28학살 사건 진상을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도 비록 국민당 출신이지만 타이완섬 출신으로 2·28에 대해서는 차이잉원 총통과 같은 입장이다.
 
  이 같은 타이완의 정치지형에 ‘제3의 길’을 추구하는 정치세력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10월 12일 타이베이 시내 민진당 당사 앞에서는 급진적인 독립을 추구하는 희락도연맹(喜樂島連盟) 소속 12만명(주최측 추산)이 대규모 집회를 벌였다. 여기에는 반중 노선이 확고한 민진당 당원도 여럿 참가했다. 민진당은 이들에게 참가 자제령을 내렸다. 시위대는 ‘타이완 독립’과 ‘중국에 의한 병탄 반대’의 구호를 외쳤다. 희락도연맹은 아직까지는 “정당 조직은 아니며 타이완 국민들의 진실된 소리를 전하는 대중운동 차원의 단체”라고 밝히고 있다.
 
  희락도연맹은 타이완 민간방송 Formosa TV의 궈페이홍(郭培宏) 회장이 발기인이다. 여기에는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 리덩후이 전 총통, 국립타이완대학 교수 출신으로 국제법의 권위자인 펑밍민(彭明敏), 기업가 출신으로 민진당의 자금원이었던 구콴민(辜寬敏) 등 150명의 유력인사들이 참여했다. 해외 네트워크도 급속히 확대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호주 동남아 유럽 등 세계 각지에 설립된 희락도 해외지부는 앞으로는 중국 대륙이 아닌 중국, 화교(華僑)가 아닌 대교(臺僑)로 용어통일 운동을 벌여 타이완의 독립을 널리 홍보하자고 외치고 있다.
 
 
  “쑨원은 國父가 아니다”
 
작년 5월 쑨원의 초상화와 국기 앞에서 취임선서를 하는 차이잉원 총통. 희락도연맹은 쑨원이 國父임을 부정하고 국기를 바꾸자고 주장한다. 사진=AP/뉴시스
  월드 차이니즈 프리비컨(華人自由燈塔) 운영자 겸 타이완 민간방송의 정치 평론가로 활동하며 희락도연맹에 타이완 독립의 이론을 제시하고 있는 재미 화교 언론인 차오창칭(曹長靑)의 논리는 파격적이다.
 
  우선 쑨원(孫文)은 타이완의 국부(國父)가 아니라는 것이다. 쑨원은 국민당을 만들면서 마르크스-레닌주의 정당을 표방한 만큼 국민당은 본질적으로 공산당과 같은 혁명정당일 뿐이라는 것이다. 차오에 따르면 쑨원은 1920년대에 사망해 타이완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인물이며 대륙에서 패퇴해 타이완에 건너온 국민당을 상징하는 인물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중화민국은 이미 중화인민공화국과의 체제 경쟁에서 패배한 구체제의 상징이라는 주장이다.
 
  희락도연맹은 ▲공산당에 저항해 타이완을 지키는 것 ▲국민당의 권토중래 방지 ▲타이완 본성인(本省人)의 정당인 뤼잉(민진당) 지원을 통한 체제의 연속성 보장 등 세 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 세 가지 요구의 궁극적인 목표로 독립공투 정명입연(獨立公投 正名入聯·2019년 4월에 타이완 독립을 국민투표에 부치고 통과되면 타이완을 국명으로 UN에 가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면서 강하게 민진당을 압박하고 있다.
 
  민진당은 2007년 여우시쿤(游錫坤)이 당 주석이던 시절 ‘타이완의 주권은 전체 국민의 의사로 결정하며 타이완과 중국은 상호 예속관계가 아니다’라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상국가 결의문’을 당강(黨綱)으로 통과시켰지만 유야무야됐는데, 당초 했던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다
 
  희락도연맹은 국민투표를 통해 ‘타이완’을 국명으로 정하고 국기와 국가(國歌)도 새로 제정하자는 입장이다. 현행 국기인 청천백일기는 국민당기에서 유래됐고, 국가에는 ‘삼민주의는 우리당의 종지(宗旨)’라는 쑨원의 삼민주의와 국민당을 찬양하는 가사가 있다는 것이다. 국가 대용으로 국제무대에서 사용하는 ‘국기가(國旗歌)’ 역시 가사에 ‘염제황제의 자손이 동아시아에서 위세를 떨친다(炎黄世胄 東亞稱雄)’는 대목이 대륙에 연고를 뒀다는 노골적 표현인 데다 마무리 부분에서 국민당의 상징인 청천백일만지홍(靑天白日地紅)을 언급하고 있다는 이유에서 반대한다.
 
  희락도연맹은 국호의 정명(正名) 다음 단계로 타이완의 정체성에 걸맞은 헌법을 새로 제정하고 2020년 도쿄(東京)올림픽에 타이완의 명의로 당당하게 참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직까지 중국을 지나치게 자극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현상 유지 입장을 지키고 있는 민진당에 대해서는 “미국과 그 동맹국 대열에 타이완이 당당히 가세했으니 중국의 무력통일은 어림도 없다”면서 “절대적으로 우세한 국제정세라는 천우신조의 기회를 잃지 말고 독립투표 결정을 내리라”고 요구하고 있다.
 
 
  “‘100년의 마라톤’을 종식시킬 때”
 
  허드슨연구소의 미국 최고의 중국전문가 마이클 필스베리(Michael Pillsbury)의 저서 《백년의 마라톤(The Hundred-Year Marathon)》에서 보듯, 미국은 “1949년에 시작돼 패권(覇權)국가로 떠오르겠다는 중국의 이른바 ‘100년의 마라톤’을 이제 종식시킬 때가 됐다”면서 중국에 대해 전방위(全方位)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군사적 전초지역은 남중국해와 인접한 타이완해협이다. ‘중국의 100년 마라톤’은 타이완인들이 대외적으로 사용할 수 없었던 ‘허위의 옷’일지도 모를 ‘중화민국’과 국명이라고도 볼 수 없는 ‘차이니즈 타이페이(Chinese Taipei)’를 강요해 왔다. 세계는 세계패권을 위해 달려온 중국의 100년 마라톤을 미국이 주저앉히는 과정에서 타이완이 정체성의 혼돈을 거쳐 정상국가가 될지의 여부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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