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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년 4월호

08 충북 청주 상당산성 둘레길

우아한 곡선미가 돋보이는 조선 산성의 걸작

글 : 진우석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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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걷는 거리 : 5km
⊙ 걷는 시간 : 2시간
⊙ 코스 : 공남문~미호문~진동문~산성 마을
⊙ 난이도 : 쉬워요
⊙ 좋은 계절 : 사계절











상당산성의 정문 격인 공남문의 웅장한 모습.
  청주, 충주, 보은 등은 삼국시대 영토다툼이 빈번했던 격전지였다. 그 흔적을 잘 보여주는 것이 정교하게 쌓은 산성이다. 치열한 전투의 현장은 오늘날 시민의 휴식처이자 걷기 명소로 바뀌었다. 중부내륙의 옛 산성들(삼년·상당·충주·덕주·미륵·온달·장미산성)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되어 세계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다. 그중에서도 자연과의 조화가 아름답고, 우아한 곡선미가 돋보이는 곳이 청주의 상당산성(上黨山城)이다.
 
 
  매월당 김시습의 시 읊조리며 공남문으로
 
  상당산성을 한 바퀴 도는 길은 하늘을 걷는 것처럼 상쾌하고, 성곽에서 청주·증평·청원 등을 바라보면 구름 위에 올라탄 것 같다. 산행 코스로는 공남문(남문)을 들머리로 시계방향으로 돌아 산성마을에서 마침표를 찍고 뒤풀이하는 코스가 인기 있다. 거리가 비교적 짧고 힘들지 않아 아이들과 함께 걷기 좋다.
 
  상당산성 둘레길의 출발점은 공남문이다. 공남문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면 드넓은 잔디광장이 나오고, 그 뒤로 고기비늘처럼 첩첩 쌓인 산성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 광장은 청주 시민들의 단골 쉼터다. 잔디밭을 가로질러 도도하게 선 공남문으로 걸음을 옮기다 보면 매월당 김시습의 ‘유산성(遊山城)’시비가 길을 막는다.
 
  꽃다운 풀 향기 짚신에 스며들고
  활짝 갠 풍광 싱그럽기도 하여라
  들꽃마다 벌이 와 꽃술 따 물었고
  살진 고사리 비 갠 뒤라 더욱 향긋해라
  멀리 바라보니 산하는 웅장하고
  높이 오르니 의기는 드높아라
  사양을 말고 저녁 내내 바라보게,
  내일이면 남방으로 떠나갈 것이니
 
  우리 국토 순례자이자 걷기여행의 대선배 격인 김시습이 상당산성을 빼먹었을 리 없다. 꽃피는 5월에 상당산성을 찾은 김시습은 상당산성에 올라 시를 남기고 낙가산 아래 보살사에서 하룻밤을 머문 뒤 전라도로 향했다.
 
  상당산성의 정문 격인 공남문은 우아한 무지개 형태이고, 문짝에는 도깨비가 그려져 있다. 안으로 들어서니 특이하게도 옹벽이 앞을 막는다. 성문 바깥쪽에 옹성을 쌓은 다른 성곽과 달리 성 안쪽으로 내옹성을 만든 것이다. 적군이 성 안으로 바로 들어올 수 없도록 하기 위해 만든 성문방어벽인 셈이다.
 
  조상의 슬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문루에 오르니 청원군 낭성면 일대가 아스라이 펼쳐진다. 이제 길은 성곽길과 숲길 두 갈래로 나뉜다. 여름철에는 숲길이 시원하고, 그밖의 계절에는 조망 좋은 성곽길이 좋다. 두 길은 걷는 내내 이어지고 갈라지기를 반복한다. 성곽을 따라 휘파람 불며 느긋하게 걸으니 치성(雉城)이 나온다. 치성은 성벽으로부터 돌출시켜 전방과 좌우 방향에서 접근하는 적을 방어하기 위한 장치다.
 
  상당산성은 높이 419m의 상령산(상당산) 능선을 따라 성을 쌓았고, 둘레는 4.2km에 이른다. 그 이름은 백제시대 이곳의 지명이 ‘상당현’이었던 것에서 비롯됐다. 김유신의 셋째 아들 원정공이 쌓았다는 얘기도 전한다. 조선시대 임진왜란을 겪고 나서는 충남 서산 해미읍성에 있던 충청병마절도사영을 청주로 옮겨오면서 돌을 쌓아 석성으로 만들었다. 성 안에 5개의 연못과 3개의 사찰, 관청건물, 창고 등이 있었는데, 현재는 문과 치성만 남아 있다.
 
 
  청주 시내 너머 미호천과 증평평야가 아스라이
 
상당산성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문으로 꼽히는 미호문.

  치성을 지나 언덕에 올라서면 문루도 없고 마치 개구멍처럼 뚫린 문이 나온다. 이곳이 남암문이다. 암문은 적의 눈을 피해 몰래 사람이 드나들거나 식량을 운반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비밀문이다. 남암문을 지나 서문인 미호문을 향해 걷는 길은 시야가 시원하다. 가까이는 청주 시내가, 멀게는 미호천과 증평평야까지 펼쳐진다.
 
  흐드러지게 피고 지는 철쭉길을 지나면 아름다운 미호문에 닿는다. 서문인 미호문은 거대한 2개의 무사석을 쌓고 그 위에 장대석을 올려놓았다. 바깥쪽으로 돌출된 성벽이 옹성의 형태를 띤 것이 이 문의 특징이다. 미호문을 지나면 구불구불 이어진 성벽의 곡선미가 가장 아름다운 구간이다. 산성은 마치 뱀처럼 구불거리며 모퉁이를 돌아 사라진다. 산성의 꼬리를 잡으려 서둘러 모퉁이를 돌자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 작은 봉우리에 오르자 시원하게 조망이 뚫린다. 풍성한 숲 속에서 산성 일부가 툭 튀어나온 모습은 참으로 정겹다.
 
  북벽에서 정점을 이룬 산등성이는 완만하게 내리막으로 이어지면서 아담한 진동문에 이른다. 진동문은 산성의 동문이다. 여기서 언덕 모퉁이를 돌면 1992년에 복원한 동장대가 나타난다. 장대는 우두머리 장수가 군사를 지휘하는 곳으로 보통 사방 조망하기 좋은 곳에 세운다. 동장대를 내려오면 도로와 저수지를 만나고 산성마을이 코앞이다. 산성마을은 ‘닭백숙과 대추술’로 유명하다. 1990년대 전후로 이 마을의 집 중 70% 이상이 닭백숙과 대추술을 팔았다고 한다. 특히 대추술은 청주의 대표 전통주로 유명했다. 저수지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산성마을의 구수한 두부냄새가 어서 오라고 유혹한다.
 
● 상당산성 둘레길 가이드
 
  상당산성 성곽을 따라 한 바퀴 도는 둘레길의 거리는 약 5km, 2시간쯤 걸린다. 일반적으로 공남문을 들머리로 시계방향으로 미호문, 진동문을 찍고 산성마을에서 마침표를 찍는 코스가 정석이다. 거리가 짧은 편이라 좀 더 걷고 싶은 사람들은 청주의 진산인 우암산에서 시작해 상당산성까지 호쾌하게 걷는 길이 좋다. 우암산~상당산성 종주 걷기는 10km, 5시간쯤 걸린다.
 
 
  ● 교통
 
  자가용은 중부고속도로 오창 나들목으로 나와 율량교차로에서 충주·보은 방향, 이어 상당산성 이정표를 보고 찾아간다. 청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상당산성으로 직접 가는 버스는 없다. 도청에서 내려 861번 버스로 환승한다. 산성으로 가는 유일한 버스인 861번은 상당산성~박물관~도청~지하상가~체육관을 왕복한다. 종점 바로 전인 남문 잔디광장 앞에서 내린다.
 
 
  ● 숙식
 
  청주 시내나 명암유원지 부근의 호텔이나 모텔을 이용한다. 리호관광호텔(043-233-8800), 명암파크관광호텔(043-257-7451~5), 청주관광호텔(043-264-2181~7), 청주 뉴베라관광호텔(043-235-8181) 등이 시설이 좋다. 산성마을에는 많은 향토음식점이 있지만, 상당집(043-252-3291)이 가장 인기 있다. 어머니의 손맛 그대로 대를 이어 직접 두부를 빚고, 시끌벅적 장터 분위기도 흥겹다. 순두부와 비지백반 5천원. 상당산성은 대추술이 유명했으나 지금은 그 명성이 빛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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