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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년 4월호

06 강원도 철원 쇠둘레평화누리길 ‘한탄강 얼음트레킹’

한겨울에만 열리는 스릴 넘치는 길

글 : 진우석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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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걷는 거리 : 5.8km
⊙ 걷는 시간 : 3시간
⊙ 코스 : 직탕폭포~송대소~승일교~고석정
⊙ 난이도 : 조금 위험해요
⊙ 좋은 계절 : 한겨울











트레킹의 출발점인 직탕폭포.
  강원도 철원(鐵原)은 화산암이 분출되어 이루어진 용암대지 철원평야와 그 사이를 깊이 파고든 한탄강(漢灘江)이 흐르는 아름다운 고을이다. 또한 과거 남북이 치열한 전투를 벌였고, 지금까지 그 상흔이 휴전선으로 남아 있는 분단의 땅이다. 우리의 아픈 역사와 아름다운 자연을 두루 만날 수 있는 걷기 코스가 철원의 쇠둘레평화누리길이다.
 
 
  쇠둘레평화누리길의 최고 절경 한탄강
 
  쇠둘레평화누리길은 철원의 순우리말 이름인 ‘쇠둘레’와 평화와 통일을 소망하는 뜻이 담긴 ‘평화누리’를 합성해 붙인 이름이다. 한탄강을 따라가는 1코스 ‘한여울길’과 1931년에 개통한 옛 금강산전철의 일부 구간을 통과하는 2코스 ‘금강산 가는 길’ 등이 있다. 그중 추천하고 싶은 길은 한탄강을 따르는 길인데, 특히 한겨울에 얼어붙은 강을 걷는 일명 ‘한탄강 얼음트레킹’이 일품이다.
 
  예부터 큰여울, 한여울 등으로도 불린 한탄강은 북한 땅인 평강군의 장암산(1052m)에서 발원해 철원~갈말~연천을 적시고 임진강으로 흘러든다. 한탄강은 화산활동에 의해 생성된 현무암 평원을 굽이도는 거대한 협곡이다. 길이 136km, 평균 강폭 60m의 물줄기가 용암대지 위를 흐르면서 직탕폭포, 고석정, 순담계곡 등의 경승지를 빚어놓았다.
 
  한탄강 얼음트레킹은 얼음 상태가 상대적으로 좋은 직탕폭포~승일교~고석정 구간을 걷는 것이 정석이다. 트레킹 출발점은 직탕폭포 앞이다. 겨울철 직탕폭포는 웅장한 얼음 기둥으로 변해 있다. 일직선으로 가로놓인 높이 3~5m, 길이 80m의 규모다. 철원8경 중 하나로, 한국의 나이아가라 폭포라 일컫는다. 폭포 앞에서 첫 발자국을 찍으며 출발이다. 재미있는 것은 수많은 발자국이 강 복판으로 나 있다는 점이다. 강물 가장자리에는 용출수 지대가 많아 얼음이 깨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직탕폭포를 출발하면 곧 태봉대교 앞이다. 번지점프장이 설치된 빨간색 다리는 눈 덮인 강물과 어울려 더욱 붉다. 태봉대교를 지나자 바닥에서 쩌엉~하는 소리가 들린다. 주뼛! 머리털이 곤두선다. 소리의 정체는 얼음 사이의 공간에서 울리는 공명이다. 돌무더기 지대를 통과하니, 앞쪽으로 거대한 벽이 보인다. 다가가니 맙소사! 온통 주상절리(柱狀節理)다. 이곳이 명주실꾸러미가 끝없이 풀릴 정도로 깊다는 한탄강의 절경인 송대소다. 높이 20m가 넘는 주상절리 절벽이 양쪽으로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그 모습이 영락없이 제주도 대포동주상절리와 닮았다. 주상절리 아래를 자세히 보면, 희끗희끗한 곳이 보인다. 그곳은 여름철이면 강물 안으로 잠기는 부분이다. 그 반대편에는 주상절리 폭포가 펼쳐져 있다. 물줄기가 꽁꽁 얼어 거대한 기둥을 만들었는데, 얼음과 절벽의 형상이 마치 태초의 시간처럼 아득하다.
 
  송대소를 지나면 강 가운데를 흐르는 강물이 보인다. 그동안 눈이 덮인 탓에 강인지, 산인지 구별이 안 됐다. 이어지는 화강암 너럭바위 지대. 용암이 땅 밖으로 나와 흐르다가 굳은 것이 현무암이고, 땅 밖으로 나오지 않고 속에서 그대로 굳은 것이 화강암이다. 넓적한 화강암들이 쌓인 마당바위를 지나면 바위들이 둥그렇게 둘러싼 곳이 나온다. 이곳이 점심 먹기 좋은 장소다. 서둘러 라면 끓일 준비를 한다. 차가운 얼음 바닥에서 후후~ 입김 불어가며 먹는 라면 맛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한탄강의 주상절리 절경을 보여주는 송대소. 그 모습이 영락없이 제주를 떠올리게 한다.

 
  김일성 시절에 시작해 이승만 시절에 완공한 승일교
 
  배를 채웠으면 다시 출발이다. 마당바위 지대를 지나면 한동안 벌판 같은 길을 지난다. 두어 번 강물이 흐르는 곳을 통과하면 승일교를 만난다. 승일교 뒤로는 빨간색 한탄대교가 놓여 있다. 승일교는 1948년 북한 땅이었을 때 북한에서 공사를 시작해, 그 후 한국 땅이 되자 한국 정부에서 완성했다.
 
  잠시 승일교에 올라 한탄강을 내려다보자 웅장한 모습이 드러난다. 한탄강은 평야 지대에서 20~30m 아래로 깊게 패어 들어갔고, 그 양쪽으로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웅장하게 둘러섰다.
 
  한탄대교가 점점 멀어지면 시나브로 고석정이 가까워진다. 고석정은 한탄강변의 작은 정자지만, 오늘날에는 그 일대의 빼어난 풍광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고석정 일대의 절경을 두고 고려 때 무외(無畏)라는 스님은 이런 글을 남겼다.
 
  “철원군 남쪽 만 보쯤 되는 거리에 큰 바위(고석바위)가 우뚝 솟은 고석정이 있는데, 높이는 거의 3백 척이나 되고 둘레는 십여 길이나 된다… 또 큰 여울이 굽이쳐 흐르며 벼랑에 부딪치고 돌 굴리는 소리가 여러 악기를 한꺼번에 연주하는 것과 같다. 고석바위 아래에는 깊이 팬 못(淵)이 있어 내려다보면 다리가 절로 떨리고 그 속에는 신물(神物)이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고석정은 신라 진평왕이 세운 것으로 석굴암벽에 시문으로 풍경을 예찬한 흔적이 남아 있다. 조선 명종 때는 임꺽정이 험한 지형을 이용해 이 정자의 건너편에 석성을 쌓고 은거하면서 의적활동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석정의 풍광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 한탄강 중앙에 자리한 12m 높이의 고석암이다. 이를 강바닥에서 바라보니 고석정에서 본 것보다 열 배는 웅장하다. 한겨울에만 누릴 수 있는 한탄강 얼음트레킹은 고석암에서 마무리한다.
 
● 한탄강 얼음트레킹 가이드
 
  철원의 쇠둘레평화누리길은 문광부에서 만든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 중의 하나다. 한탄강을 따르는 1코스 ‘한여울길’은 승일공원~승일교~고석정~송대소~직탕폭포~무당소~칠만암까지 11km 이어진다. 1931년에 개통된 옛 금강산전철의 일부 구간을 통과하는 2코스 ‘금강산 가는 길’은 율이리 용담~새우젓 고개~수도국지~노동당사~도피안사~학저수지~오덕7리 금월동까지 16km 구간이다. 얼음트레킹은 직탕폭포~고석정 구간이 좋다. 거리는 5.8km, 3시간쯤 걸린다. 고석정 이후의 순담계곡을 이어갈 경우는 위험 구간이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한탄강 가장자리는 용출수 지대가 있어 얼음길은 대개 강 복판으로 나 있다. 스틱과 아이젠이 필수이고, 발이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여벌의 의류와 양말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 교통
 
  자가용은 동부간선도로나 43번 국도를 이용해 의정부·포천~운천~신철원, 또는 올림픽대로~구리 톨게이트~퇴계원·일동 방면(47번 국도)~포천·운천 방면(43번 국도)~신철원. 철원 읍내를 지나 463번 지방도를 타고 서쪽으로 이동하면 고석정, 직탕폭포가 차례로 나온다. 버스는 동서울터미널과 수유리터미널에서 신철원행 버스를 탄다. 신철원터미널에서 직탕폭포 가는 버스나 택시를 이용한다.
 
 
  ● 맛집
  직탕폭포 들어가는 입구인 장흥리의 서울식당(033-455-7404)은 20년 넘게 오징어무침을 내온 집이다. 얼린 오징어, 배와 야채 등을 고춧가루에 무쳐 나온다. 직탕폭포 앞의 폭포가든(033-455-3546)은 한탄강에서 잡은 민물고기 매운탕으로 유명한 집이다. 필자는 포천 고모리의 욕쟁이할머니집(031-542-3667)에 들러 시래기정식(6천원)과 막걸리로 뒤풀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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