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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년 4월호

03 광주 무등산 옛길

‘싸목싸목’ 걸어 어머니 품에 안기는 길

글 : 진우석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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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걷는 거리 : 10km
⊙ 걷는 시간 : 6시간
⊙ 코스 : 무등산관리사무소~서석대~
    입석대~증심사
⊙ 난이도 : 조금 힘들어요
⊙ 좋은 계절 : 봄·겨울









장불재에서 서석대 방향으로 이동하는 사람들. 옆으로 서석대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최근 들어 옛길이 널리 알려지면서 무등산은 광주 시민의 산에서 전 국민에게 사랑받는 산이 되었다. 무등산은 눈과 어울린 모습이 일품이다. 겨울이면 서해상에서 만들어진 눈구름이 수시로 무등산을 지난다. 덕분에 무등산은 흰 눈 뒤집어쓴 신비스러운 모습으로 멀리서 온 손님을 반갑게 맞는다.
 
 
  황소걸음으로 걷는 옛길 1코스
 
  무등산 옛길 1코스는 산수동오거리 골목길에서 시작한다. 옛길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대문짝만 하게 걸려 있다. 골목길을 지나면 ‘황소걸음길’이 나오는데, 전라도 사투리로 ‘싸목싸목’(천천히) 걷는 길이다. 300m마다 옛길 이정표들이 나타나는데, 좀 많다 싶다. ‘신수 봅니다’ 간판을 내건 점집을 지나니 무진고성이 있는 잣고개에 이른다. 잣고개 앞으로 무등로 신작로가 산수동에서 원효사까지 이어져 있다. 옛길은 중간중간 신작로를 만나고, 서너 번 도로를 건너게 된다. 무진고성 동문터를 지나 서너 번 모퉁이를 돌면 청풍쉼터에 닿는다. 이곳은 학생들이 소풍 가는 단골 장소로 김삿갓 시비가 세워져 있다. 과거 김삿갓은 무등산을 넘어 화순 적벽으로 갔고, 그곳 동복에서 생을 마감했다.
 
  옛 시인의 발자취를 따르다 보면 서어나무 연리지를 만나면서 화암촌에 닿는다. 조선시대 의병장인 김덕령 장군을 모신 충장사에서 원효사까지는 ‘숲 속의 길’로 1코스의 마지막 구간이다.
 
 
  ‘무아지경’에 빠지는 옛길 2코스
 
  무등산관리사무소 입구에서 2코스로 올라선다. 예전 군부대가 자리해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던 덕분에 숲이 건강하다. 오솔길로 접어들자 ‘무아지경길’이란 안내판이 서 있다. 원효계곡의 물소리, 숲을 지나는 바람소리, 새소리를 들으며 걸으라는 뜻이다. 편백나무 숲을 지나며 잠시 눈을 감자 바람소리가 들리면서 주위는 더욱 고요해진다. 숲길을 지나니 제철(製鐵)유적지가 나온다. 임진왜란 때 의병장이었던 김덕령 장군이 이곳에서 무기를 만들어 왜군을 물리쳤다고 한다.
 
  ‘물통거리’에 이르니 길이 제법 넓고 평탄하다. 예부터 나무꾼과 숯을 굽던 사람들이 나무를 날랐고, 1960년대에는 군부대가 보급품을 나르던 길이다. 옛 수송부대 자리를 지나 점점 하늘이 열리더니 드디어 군사작전도로에 올라붙는다. 이제는 무등산의 최고 절경인 서석대로 가는 길이다. 우와~ 앞에서 탄성이 터진다.
 
  “아름답지요. 광주가 빛고을이라 불리는 이유가 바로 이 수정병풍이라 부르는 서석대에서 나왔어요.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광주 시내에서 반짝이는 걸 볼 수 있어요.” 사진을 찍는 필자에게 광주 아저씨가 다가와 이것저것 알려준다. 그의 말과 눈빛에는 자긍심이 가득하다. 전망대에서 몇 발짝 더 오르니 ‘무등산 옛길 종점, 옛 선조들이 올랐던 옛길 정상입니다. 11.87km, 전 구간 완주를 축하합니다’ 이정표가 반긴다.
 
 
  입석대 지나 증심사로 내려오는 산길
 
깎아지른 주상절리의 진수를 보여주는 입석대.

  무등산은 옛길이 서석대에서 끝나기 때문에 하산하려면 산길을 밟아야 한다. 하산하기 좋은 코스가 입석대를 거쳐 증심사로 내려오는 길이다. 옛길 종점 이정표 위로 올라가면 천왕봉이 보이는 능선에 올라붙는다. 천왕봉에는 군부대가 들어서 더 이상 접근할 수 없다. 여기서 능선을 따라 내려서면 부드러운 백마능선을 바라보며 입석대에 이른다.
 
  입석대는 주상절리의 모습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다. 마치 신이 다듬어 놓은 듯한 원형기둥의 모습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서석대보다 규모는 작지만 돌을 다듬어 놓은 정교한 솜씨는 한 수 위다. 입석대를 내려오면 장불재. 무등산을 통틀어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이다. 부드러운 억새밭 너머로 입석대와 서석대의 모습이 한눈에 잡힌다. 입석대에서 떨어져나온 듯한 바위들이 장불재에 자유롭게 널려 있는 모습도 보기 좋다.
 
  장불재에서 직접 중머리재로 내려가도 되지만, 중봉을 거쳐 가는 것이 좋다. 군사작전도로를 따라 200m쯤 가면 중봉 안내판이 나온다. 예전에 군부대가 있던 자리는 지금은 억새가 하늘거리는 운치 있는 길로 변했다. 중봉에 서면 무등산 정상부인 천왕봉과 인왕봉의 웅장한 모습이 드러난다. 중봉에서 용추삼거리로 내려서면 길이 넓어진다. 이어지는 중머리재 약수터에서 달고 시원한 약수를 들이켜고, 완만한 내리막을 따르면 증심사에 닿는다.
 
● 입석대와 서석대
 
  무등산의 상징은 천연기념물 제465호인 서석대와 입석대다. 어머니의 산처럼 후덕한 육산(肉山)이지만, 곳곳에 바위들이 주상절리를 이뤄 그 신비감은 더욱 남다르다. 중생대 백악기 후기(약 1억만 년~6천만 년 전) 화산 폭발 후 용암이 식으며 수축현상에 의해 수직으로 갈라져 기둥 모양인 주상절리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서석대는 겨울철 눈꽃과 어울려 수정병풍처럼 빛나는 모습이 일품이고, 돌을 정교하게 다듬은 솜씨는 입석대가 서석대보다 한 수 높다.
 
 
  ● 무등산 옛길 가이드
 
  무등산 옛길 1코스는 산수동오거리에서 시작해 충장사를 거쳐 원효사 입구까지 7.75km, 3시간쯤 걸린다. 전체적으로 길이 평탄해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걷기 좋다. 2코스는 원효사 입구에서 서석대까지 4.12km, 2시간30분쯤 걸린다. 길은 등산 코스에 가깝지만, 전체적으로 완만한 편이다. 옛길 1, 2코스를 모두 밟으려면 점심과 쉬는 시간까지 합해 6~7시간 잡아야 한다. 서석대에서 옛길이 끝나면 하산 시간까지 넣어야 하기 때문에 하루에 주파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취향에 따라 1코스 혹은 2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추천하고 싶은 길은 2코스로 올라 서석대를 구경하고, 입석대와 장불재를 거쳐 증심사로 내려오는 길이다. 이 길은 약 10km, 넉넉잡아 6시간쯤 걸린다.
 
 
  ● 교통
 
  자가용은 호남고속도로 동광주 나들목으로 나와 사거리에서 직진하면 제2순환도로를 탈 수 있다. 이 도로를 타고 두암교차로에서 빠져나와 우회전한 후 무등로를 따라 계속 직진하면 장원초등학교를 만난다. 초등학교 위 소공원 앞이 산수동오거리 무등산 옛길 1코스 시작점이다. 무등로를 계속 타면 옛길 2코스가 시작되는 원효사 입구에 닿는다. 버스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광주행 버스가 05:30~02:00까지 수시로 있다. 기차는 용산역에서 광주행 KTX가 06:40~20:30까지 하루 9회 운행한다. 광주버스터미널과 광주역에서는 1187번 시내버스가 산수동을 거쳐 원효사 입구까지 약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 숙식
 
  산수동오거리 근처에 깨끗한 모텔이 많다. 리젠시모텔(062-226-8090), 몰디브모텔(062-223-0058). 지산유원지에는 시설 좋은 무등파크호텔(062-226-0011)이 있다. 하산 지점인 운림동 증심사 입구는 등산객뿐만 아니라 광주 시민도 즐겨 찾는 장소다. 이곳에는 반찬 가짓수 많고 저렴한 보리밥집이 많다. 그중 ‘행복식당’(062-225-1672)은 뷔페식으로 꾸며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해산물이 들어간 된장국에 제철 나물 20여 가지, 탕수육, 튀김, 묵 무침, 과일 등 다양한 메뉴가 있어 식사는 물론 산행 후 뒤풀이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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